창의적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는 마치 동아리 같은, 덕후형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고 그 곳만의 관리 방법이 있다.
누구나 선호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가진 회사도 있지만 그런 곳에서는 긍정의 원천을 알아내는 것이 핵심!
조직 문화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방향과 힘을 준다
조직 문화는 구성원들의 가치관, 신념, 원칙의 총합이며 조직의 역사, 생산 제품, 속해있는 시장, 소속 국가의 문화 등에 영향을 받는다.
문화란 어떤 규정이나 절차가 아니라 규범이고 분위기

2일, 가인지컨설팅그룹에서 주최하는 ‘2023 제 8회 경영전략 컨퍼런스’가 열렸다. 경영컨퍼런스는 다양한 산업·규모의 최고경영자(CEO)와 구성원들이 함께해 실제 성공 사례, 지식을 보유한 연사들의 인사이트 강연과 실행·적용 중심의 방법을 제안하는 가인지컨설팅그룹의 연례 행사로, 매년 두 차례 열린다.

‘2023 제 8회 경영전략 컨퍼런스’는 총 다섯 세션으로 구성되며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변화, 유니콘들의 핵심 브랜딩 전략, 조직문화, 2023 트렌드, OKR의 사례를 갖고 있는 5명 연사들 강연으로 진행된다.

컨퍼런스 ‘세션3-조직문화는 돈이 되나? 되지!’에 우아한 형제들 한명수 CCO는 유연한 소통과 조직 문화 그리고 경쟁력을 함께 겸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눴다. 아래는 초청강연 내용이다.

2023 경영전략 컨퍼런스가 12월 2일 진행되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조직문화는 돈이 되나? 되지!'의 한명수 CCO가 연사로 나섰다.
2023 경영전략 컨퍼런스가 12월 2일 진행되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조직문화는 돈이 되나? 되지!'의 한명수 CCO가 연사로 나섰다.

우아한 형제들은 어플 ‘배달의 민족’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을 수행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한다는 ICT 5대 기업 일명 네카라쿠배, 네카라쿠배당토에서 기업 서열 5위에 해당하며, 이들 기업은 연봉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조직 문화가 자유로우며 복지가 탄탄하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우아한 형제들의 역량은 배달의 민족에만 그치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2일 오늘 기준 전사 2005명이 재직 중인 중견기업이다. 사람들은 ‘네카라쿠배’라고 칭할 때 빠르고 효율적인 일처리와 수평적 문화의 선두주자, 완전한 모범 사례처럼 생각하지만 한명수 CCO는 여전히 배워가는 중에 있는 회사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진행된 2023 경영전략 컨퍼런스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진행된 2023 경영전략 컨퍼런스

회사마다 고유한 분위기와 그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

누구나 특정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느끼는 회사마다의 분위기가 있다. 그러한 분위기는 가정마다에도 있다.

분위기가 엄해보이는 곳, 까불까불한 곳, 대화가 없어도 화목해보이는 곳. 어느 가정이 더 행복한지는 몰라도 가정에서는 부모 두 사람 중 누군가가 그 분위기를 만든다.

자녀들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럼 회사에서는 누가 분위기를 주도하는가?

한명수 CCO는 큰 것보단 작은 것, 미시적인 것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소개했다. 회사의 분위기는 공간에서 먼저 느껴진다. 회사에 파티션이 있고 없고, 회사의 높으신 분들이 멀리 있고 가까이 있고 하는 것이 분위기를 좌우한다. 혹은 ‘페인트 냄새가 여전히 나네’하는 것에서도 분위기가 결정된다.

배민은 12년된 회사지만 그간의 공통된 분위기가 있다. 공간은 겉으로 드러나는 하드웨어일뿐,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이 분위기를 결정한다.

영어나 전문 용어를 많이 쓰는, 학벌도 괜찮고 스펙도 괜찮고 데이터와 숫자에 강한 조직은 흔히 전문가 분위기를 가졌다고 한다. 말소리보다 키보드소리가 많고 속도가 빠르고 그러면서도 불편해보이지 않으면 조용한 분위기를 가졌다고 한다.

창의적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는 마치 동아리 같은, 덕후형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고 그 곳만의 관리 방법이 있다. 
창의적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는 마치 동아리 같은, 덕후형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고 그 곳만의 관리 방법이 있다. 

구성원끼리 식성, 취향, 가치관까지 비슷해 근무 외적으로도 잘 어울리는 조직은 잘 노는 분위기를 가졌다고 한다. 회사라면 그러한 조직 분위기에 대해서는 객관적 평가까지 확인해야 한다.

자리에 있기 보다 외부에 나가서 영업하기를 잘하고 수치보다 실질적 성과를 우선한다면 실행하는 분위기라고 본다. 안전을 중요시해서 결정이 잘 내려지지 않는 고민하는 분위기에서는 대표가 결정과 조율을 잘 해주어야 한다.

창의적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는 마치 동아리 같은, 덕후형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고 그 곳만의 관리 방법이 있다. 또 누구나 선호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가진 회사도 있지만 그런 곳에서는 긍정의 원천을 알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님이 말하면 무조건 옳다고 말하는 조직일 수도 있다. 이 곳이 정말로 좋은 곳인지는 개인이 판단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선호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가진 회사도 있지만 그런 곳에서는 긍정의 원천을 알아내는 것이 핵심!
누구나 선호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가진 회사도 있지만 그런 곳에서는 긍정의 원천을 알아내는 것이 핵심!

배민의 경우 대체적으로 말이 많은 분위기에서 시작했지만, 규모가 커진 만큼 팀별로 다른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다. 팀마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팀 리더이다. 조직에는 그런 분위기가 섞여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편안한 분위기냐는 것이다. 긴장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불편하다.

배민은 회사에 방문하는 누구나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직원들끼리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까지 마련해 두었다, 면접자를 편안하게 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도움이 된다.

상대가 솔직한 마음을 말하게끔 하는 것은 좋은 인재를 구별하게끔 하기 때문이다. 배민에서는 업무와 상관 없이, 제도적으로 구축하지 않았는데도 새로운 사람을 환영한다.

조직 문화란 무엇인가?

그는 조직문화를 연구한 여러 학자들의 말을 인용하여 조직 내부적으로 전수되고 있는 비공식적 분위기라고 표현했다. 조직 문화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방향과 힘을 준다. 조직 문화는 구성원들의 가치관, 신념, 원칙의 총합이며 조직의 역사, 생산 제품, 속해있는 시장, 소속 국가의 문화 등에 영향을 받는다.

조직 문화는 조직의 비전, 가치관, 규범, 체계, 상징, 언어, 전제, 환경, 위치, 신념을 비롯해 습관까지 포함된다. 기업문화를 연구한 학자 에드가 샤인에 따르면 조직 문화란 특정집단이 고안, 발견, 개발하는 기본 믿음으로서, 조직 구성원이 타당한 것으로 여겨와 그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의심 없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참가자분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한명수 CCO
참가자분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한명수 CCO

에드가 샤인은 조직 문화는 빙산과 같아서 눈에 드러나는 인공물이나 행동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표출된 가치와 가장 깊숙한 곳의 집단 가정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집단 가정이란 조직 구성원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치관 등을 말한다. 그 밖에도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뒷받침한 학자로는 피터 드러커가 있었다. 그는 ‘문화는 전략을 아침 식사로 먹는다’라고 말했다.

또 IBM의 CEO였던 루이 거스너는 ‘내가 IBM에서 배운 것은 문화가 전부라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명수 CCO는 자신 역시 끊임없이 조직문화에 관해 배우는 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인재가 퇴사하는 진짜 이유는 조직문화에 있다!

조직이 여러 형태의 ‘팀’을 만들고 다른 기업의 두드러지는 형식을 차용해서 따라하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한다. 회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집단 가정, 기반, 가치관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아무리 혁신을 시도해도 일을 잘하던 인재가 퇴사하는 경우가 있다. 그는 퇴직 전 회사에서 2년 10개월을 재직하고도 바로 윗 상사를 거치지 않으면 보고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나,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한다는 부당함, 회의실에서는 직급 순서대로만 앉아야 한다는 것, 고객을 위해 일하자고 말하면서도 실상은 임원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상명하복식 구조, 어렵거나 힘든 내색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강압적 분위기 등의 부정적인 문화만을 학습했을 수도 있다. 

조직 문화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방향과 힘을 준다!
조직 문화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방향과 힘을 준다!

그가 회사에서 배우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그는 ‘보고’하지 않고도 의사결정할 수 있는 유연한 분위기, 회의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창의적 성과 향상법, 블라인드를 통해 CEO의 직접적인 대답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자기 일이 아닌 다른 사람의 업무를 도와주고도 기뻐할 수 있다는 것, 어렵거나 힘든 얘기를 하면 위로받을 수 있는 친밀한 분위기를 배우지 못한 것이다.

기업이 신입사원에게 올바른 기업 문화를 전수해주지 못하면 그가 학습한 잘못된 기업 문화가 계속해서 전수될 뿐이다.

한명수 CCO “문화란 어떤 규정이나 절차가 아니라 규범이고 분위기”
한명수 CCO “문화란 어떤 규정이나 절차가 아니라 규범이고 분위기”

문화란 어떤 규정이나 절차가 아니라 규범이고 분위기이다. 먼저 본 사람이 먼저 인사하는 것, 윗사람을 공경하는 것, 잘 모르겠으면 일단 해보거나 혹은 물어보는 것, 모든 문서는 내부 구성원이 다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 휴가나 퇴근시 눈치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 것, 창조, 혁신, 변화...무엇이 중요한가? 무엇이 진짜 좋은 것인가? 어떤 규범은 성문화 되어 벽에 붙어있을 수도 있고 드러나지 않고 암묵적으로만 전달되고 있을 수도 있다. 때로는 잘못된 것을 드러내지 않아서 신입사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진짜 조직문화가 드러나는 요소는 누가 회사에서 공로를 인정받느냐 하는 것이다. 그저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상을 받는지. 누가 승진하는지, 누가 잘리는지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직문화가 돈이 될까?
돈이 있어야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팩트는 기업 문화가 먼저 잘 잡혀야 돈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이것과 관련한 연구 결과도 충분히 많이 있다. 심지어 배달의 민족은 ‘평생 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되어 떠나라!’하는 말로 사원들을 격려한다. 또 한명수 CCO는 활명수조직문화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배달의 민족 한명수 CCO, 돈이 있어야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든다? “팩트는 기업 문화가 먼저 잘 잡혀야 돈이 따라온다”
배달의 민족 한명수 CCO, 돈이 있어야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든다? “팩트는 기업 문화가 먼저 잘 잡혀야 돈이 따라온다”

그가 들은 어떤 기업은 전사원이 이메일로 소통하는데 한 번 이메일을 보내면 하루이틀이 지나서야 회신이 온다고 했다.

또 업무 마감은 임원에게 보고하는 회의에 맞추어 정해진다고 했다.

그 기업의 조직문화는 임원 중심, 이메일 중심, 첨부파일 중심으로 흘러간다. 사원들이 한 번 이메일을 보내고 나면 각자 주어진 일이 없어 놀고 있어도 회사는 알지 못하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시간이 돈이다. 임원이 눈치를 주는 사원들은 일하는 것 외에도 눈치보기 위해 에너지를 써야 한다. 그러면 임원 중심, 이메일 중심 조직 문화는 회사 입장에서 옳은 것인가? 올바른 조직 문화는 회사에도 이익이 된다.

한명수 CCO “
한명수 CCO “인수인계도 중요한 업무다”

작은 변화
인수인계도 중요한 업무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리 녹록지 못하다. 인수인계 업무의 특성상 조직을 퇴사하는 사람이 입사한 사람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도록 되어 있다. 윗사람은 인수인계가 있었는지에 대한 사실 여부만을 확인할 뿐이다.

하지만 일을 하는 과정마다 사실을 기록하고 감정적인 것까지 공유한 문서가 있다면 어떨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까? 이전에 업무를 수행한 사람의 감정까지 전수받게 되면 배우는 것이 즐겁게 느껴지고 발전할 여지가 생긴다.

새로 일을 시작하는 사람의 부지런함, 습관, 감정 표현, 누군가를 돕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 인수인계인 것이다. 인수인계는 단순히 선임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다. 나다운 게 무엇인지, 너다운 것은 무엇인지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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