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구범준 대표PD "기존의 관점을 깨고 새롭게 보아라"
"사업을 시작한 의미를 항상 되새겨야 한다"
"우리를 찾아주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가 하는 일은 의미가 될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사업과 경영 사례들이 있다. 하지만 인문학이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럼에도 '이게 될까?' 라는 마음에서 시작해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구범준 대표 PD 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세바시' 는 짧은 강연 콘텐츠부터 시작해서 스스로 돈을 벌어오는 회사가 되었다. '세바시' 는 구범준 대표 PD가 일궈 낸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어엿한 하나의 사업체이자 법인이 된 '세바시' 의 대표이사이자 PD인 구범준 대표 PD를 양천구 목동에 있는 ‘세바시’ 사무실에서 만났다. 구범준 대표 PD와 인터뷰를 통해 '세바시' 의 탄생과 성공, 운영 방식, 비즈니스 모델과 앞으로의 비전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세바시' 구범준 대표 PD 인터뷰 내용이다.

Q. '세바시'는 2011년 CBS TV국에서 시작해 6년 만인 지난 2017년 4월 CBS 자회사로 나와 주식회사로 성장했습니다. 구체적인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CBS가 올해로 벌써 70주년입니다. 이 방송사가 2000년대 초반에 TV 채널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라디오 PD에서 TV PD로 발령 받게 되어 일을 하다가 2011년에 '세바시'를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세바시'의 첫 목표는 모바일 시대 뉴미디어 콘텐츠로서 사람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콘텐츠를 만들어 확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익화도 이루면서 CBS에 독립회사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2013년에 프로그램 기획 팀에서 매출이 목표인 팀이 되고 3년 동안 경영 실험을 하고 흑자가 나서 이듬해에 회사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남들보다 2배~3배 많은 제 욕구와 열정이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좋은 콘텐츠로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일에 목적과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사진출처: 구범준 대표 PD 인스타그램)
(사진출처: 구범준 대표 PD 인스타그램)

Q. ‘세바시’를 독립하고 난 이후 소감이 굉장히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어떠셨습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어려운 길을 스스로 걸었습니다. 그래도 '세바시'가 하나의 브랜드로써 좋아해 주는 사람도 생기고 강연자들도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칭찬도 해줬습니다. 이런 작은 성과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얻는 재미와 행복감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물론 회사가 된다는 것은 프로그램과 다른 또 다른 압박감이지 않습니까? 그런 건 여전히 저도 고통스럽습니다. 직원을 뽑고 책임을 져야하고 돈을 벌어야 하고 이런 과정들이 아직도 어렵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시청자 주주들이 대략 3억원을 모아주셨습니다. 255명이나 되는 시청자 분들이 우리 회사의 주주가 되었습니다. 이것도 되게 새로운 사례인데, 그 분들은  '세바시'가 좋은 회사가 될 거야’라는 믿음 하나로 투자를 해주신 겁니다. '세바시'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축복 받으면서 태어난 회사다. 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경영적인 측면에서 ‘세바시’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입니까?

가장 주력 모델은 콘텐츠 기반의 광고 협찬입니다. '세바시'가 보유한 확산 채널에 기반 하여 '세바시' 강연 콘텐츠를 통해 기업이나 기관, 즉 협찬 광고주의 가치와 메세지를 대중에게 전하는 사업입니다.

현재 키우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세바시 랜드라는 학습 모임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종의 온라인에서 공부방을 만드는 거죠.  그곳에서 콘텐츠를 사고팝니다. 주로 학습 컨텐츠겠죠? 사고 파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수료가 저희가 얻는 수익입니다. 

학습 모임들을 기반으로 '세바시'의 좋은 콘텐츠와 세상의 수많은 학습 콘텐츠들을 많은 이들에게 연결하는 것이 이 비즈니스의 목적입니다.

목동 '세바시' 사무실

Q. 현재 ‘세바시’는 유튜브 구독자 수 185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바시 대학, 세바시 랜드, 북클럽 운영, 다큐 시리즈 ‘베러 투게더’등 많은 부분에서 큰 성과들을 이뤄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을 이뤄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열심히 일하는 거죠. (웃음)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니까. 그래도 두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로는 세상을 바꾸는 일. 좋은 일을 한다. '세바시' 이름에서도 느껴지지만 이게 고객들이 저희를 인지하는 아이덴티티잖아요. 그런 이미지에 맞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세바시'는 기존의 관점을 깨고 새롭게 보려고 노력합니다. 하던 대로 관행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나 시대가 바뀐 혹은 시대가 요구하는 니즈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세바시' 도 이런 원칙에서 탄생한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제작 비하인드가 있습니까?

맞습니다. 저는 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개념들과 지식에 대해 하던 일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당시 강연 프로그램 방식들은 지식이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고 방송가에서는 그것들을 굉장히 오래 진행해 왔지만 당시 CBS 방송가에서 피디로 일하면서 모바일 시대로 넘어가던 시대였습니다. TV보는 시간보다 스마트폰 보는 시간이 더 늘어나는 세대였던 거죠.

그렇다면 모바일에서 강연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합니다. 그곳에는 예능, 오락 드라마뿐이었습니다. 교양은 왜 없지라는 의문을 가지고 모바일에 맞는 강연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시간을 15분으로 줄이고 이걸 공개 녹화인 콘서트 강연으로 만들고 유명한 강연자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사람들 세우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유튜브가 유명하진 않고 태동하던 때였습니다. ‘세바시’는 그때부터 컨텐츠를 생산해 업로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1만 구독자 인 채널이 드물었습니다.

그렇게 먼저 시작해서 185만 명이라는 구독자를 모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혁신이라는 것이 늘 무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새로운 가치를 끄집어내는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세바시’는 혁신적인 강의 프로그램입니다.

(사진출처: 구범준 대표 PD 인스타그램)
(사진출처: 구범준 대표 PD 인스타그램)

Q. 가치를 충족하며 비즈니스를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바시' 의 대표로 계시면서 힘든 상황들은 어떻게 이겨내셨습니까?

'세바시' 가 아니더라도 모든 회사들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회사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은 여러 니즈들과 욕구들이 섞이고 사라집니다.

'세바시'도 정체성을 지키고 가치를 조금씩 성장시키는 일이 어렵고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구성원이 생기고 나를 따르는 사람들이 생기고 타인이 함께 일하고 이런 과정에서 소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혼자 생각하고 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이 다가오면 저는 이 일을 시작한 의미를 떠올렸습니다. 저희가 엄청난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에 주는 의미가 있고 고맙다고 하는 고객들이 있기에 우리가 일을 하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그것이 다시 또 우리에게 힘이 됩니다. 사례뉴스를 보고 계시는 대표님들도 이 일을 시작한 의미를 떠올려봤으면 좋겠습니다.

Q. 그렇다면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세바시' 라는 이름에서도 보이듯 세상을 좋게 바꾸는 것이 저의 의미입니다. 읽기, 말하기, 쓰기. 이 3단계가 성장의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 단계를 자주 접하게 만드는 것이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고요. 더 많이 읽고 쓰고 말하며 배움을 실천하는 것이 회사를 성장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세바시' 는 사람들이 성장하는 것을 돕는 회사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것을 회사의 목표로 정해놨습니다.

'세바시' 덕분에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세바시' 덕분에 많이 배웠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저는 뿌듯합니다. 그 뿌듯함이 또 앞으로 운영해 나갈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어서 구범준 대표 PD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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