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에이엠 신효준 대표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산 자동화 ‘두 번째 월급’ 시스템 구현
2만 명 크리에이터 활동, 결제 기반 추천 시스템으로 수익 구조 고도화
SaaS와 마켓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글로벌 확장 가속

팬데믹 이후 매출 0원을 기록했던 플랫폼이 있다. 오프라인 이벤트 중심이던 이 플랫폼은 위기 속에서 ‘콘텐츠를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도구’로 과감히 전환했고, 그 결과 지금의 ‘크티(CTEE)’가 탄생했다. 크티는 현재 약 2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활동 중이며, 연관 상품 추천 시스템을 통해 개인 트래픽 이상의 수익 구조도 만들어내고 있다.

나인에이엠 신효준 대표는 크리에이터의 자립 수익 구조를 설계하는 전략부터 툴 중심의 생태계 구축, 글로벌 확장 전략에 이르기까지 크리에이터 산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나인에이엠 신효준 대표[나인에이엠 제공]
나인에이엠 신효준 대표[나인에이엠 제공]

Q. 크리에이터 수익화 플랫폼 ‘크티’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크티 솔루션을 시작하기 전에 공연 티켓 플랫폼 ‘크라우드 티켓’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초기 비용 부담 때문에 프로젝트를 접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선예매’ 개념의 펀딩 시스템을 만들었죠. 2019년에 한 유튜버로부터 펀딩으로 공연을 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고, 티켓 오픈 당일에 서버가 터질 만큼 엄청난 반응을 얻으면서 크리에이터의 트래픽 파워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을 겪으면서 오프라인 기반 서비스는 한계에 부딪혔고, 월 매출 0원을 기록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 위기를 겪으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단순히 콘텐츠를 팔 수 있게 하는 게 아니라, 크리에이터들이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크티’입니다.

[크티 제공]
[크티 제공]

저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본질을 ‘탈중앙화’로 봅니다. 더 이상 대형 마켓플레이스와 같은 플랫폼이 크리에이터를 통제하거나 알고리즘에 의존해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아니라 크리에이터 스스로가 자신의 수익 구조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툴 중심의 솔루션이 핵심 전략입니다.

Q. 현재 크티에는 어떤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고 있고, 수익 구조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합니다.

크티에는 약 2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활동 중이며, 일러스트, 전자책, 노션·엑셀 템플릿 제작자 등이 주를 이룹니다. 템플릿으로 1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린 사례나 유아용 활동지로 월 100~200만 원을 버는 경우도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는 실물상품과는 달리 원가에 대한 부담이 없고, 재고가 없기 때문에, 한번 업로드만 해두면 24시간 동안 자동으로 전세계에 판매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크티 서비스 대시보드 이미지[나인에이엠 제공]
크티 서비스 대시보드 이미지[나인에이엠 제공]

판매가 완료되면 크리에이터가가 인출 신청을 하지 않아도 월 2회 자동 입금되며, 복잡한 조건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초기부터 이 시스템을 고수해온 이유는 창작자에게 월급처럼 정기적인 수익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모든 크리에이터에게 제공되는 크티 관리페이지에서 매월 정산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고객 유입 데이터도 상세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Q. 크티는 어떤 전략으로 크리에이터의 수익 구조를 효율화하고 있습니까?

저희는 크리에이터가 더 쉽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두 가지 전략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같은 수익을 더 적은 노력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SaaS 전략입니다. 크리에이터는 콘텐츠를 제작한 후, 상품 등록과 판매, 공유까지 전 과정을 클릭 몇 번으로 손쉽게 진행할 수 있는 자동화된 도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별도 기술이나 복잡한 설정 없이도 자신의 콘텐츠를 빠르게 상품화하고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 크티의 강점입니다.

두 번째는 마켓 기반 추천 시스템 전략입니다. 크티에는 현재 약 2만 명의 크리에이터가 활동 중인데, 어떤 크리에이터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연관 있는 다른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 실제 이 구조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의 평균 수익이 약 4% 상승했습니다. 

Q. 글로벌 크리에이터 플랫폼과 비교해 크티만의 경쟁력은 무엇입니까? 

크티는 글로벌 콘텐츠 마켓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크리에이터 플랫폼인 검로드(Gumroad)나 페이트리온(Patreon)은 글로벌 기업이다보니 환전 수수료, CS 처리, 세금 등으로 국내 창작자들에게 장벽이 컸습니다. 크티가 ‘현지화’에 집중한 덕분에 실제로 외국 플랫폼을 이용하던 국내 창작자들이 크티로 옮겨오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일본 '크티' 솔루션 부스[나인에이엠 제공]
일본 '크티' 솔루션 부스[나인에이엠 제공]

크티는 글로벌 확장에서도 크티 서비스의 기본 구조를 거의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2024년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 현지 언어, 세금, 정산 시스템을 최적화했고, 일본 크리에이터들이 엔화로 직접 일본 은행 계좌로 정산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Q.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어떤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십니까?

지속가능한 창작은 ‘다양성’에서 나옵니다. 요즘 콘텐츠 트렌드를 보면, 비슷한 콘텐츠가 반복되는 걸 자주 보게 됩니다. 알고리즘이 작동하는 방식이 대부분 조회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는 자꾸만 비슷한 콘텐츠를 찍어낼 수밖에 없어요. 콘텐츠의 단일화와 동시에 콘텐츠 품질이 떨어지게 만들죠.

저희는 조회수가 아닌 ‘콘텐츠 자체’가 수익을 만드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상품은 특정한 뷰 수 없이도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판매됩니다. 창작자가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이 바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Q. 향후 어떻게 사업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십니까?

크티는 앞으로 ‘올인원 크리에이터 수익화 솔루션’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단순한 디지털 콘텐츠 판매를 넘어, 정기 구독, 굿즈 제작, 크라우드 펀딩, 라이브 커머스 연동까지 크티 플레이스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별도의 플랫폼을 전전하지 않고, 크티 하나로 자신의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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