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윤광식 대표 “웹툰 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팀빌딩 자동화 솔루션 ‘스피노프’로 포브스 아시아 ‘30 Under 30’ 선정
자체 IP 개발과 웹툰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확장 본격화

웹툰 한 편을 제작하는 데 평균 6~10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팀을 구성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린다.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제작 방식은 여전히 수작업 중심의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

테크 기반 웹툰 콘텐츠 기업, 동주 윤광식 대표는 이러한 비효율을 포착해 웹툰 작가 팀빌딩 자동화 솔루션 ‘스피노프’를 개발했다. 기획 의도에 맞는 작가를 자동 매칭하고, 포트폴리오 생성과 분석을 기술로 구현해 팀빌딩 시간을 수개월에서 단 2주 이내로 줄였다.

윤광식 대표는 “우리가 바꾸고자 한 것은 단순한 제작 도구가 아니라 웹툰 산업의 구조 자체였다”라며 기술을 통해 창작 생태계의 본질을 전환하는 새로운 제작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동주 윤광식 대표[동주 제공]
동주 윤광식 대표[동주 제공]

자동화 솔루션으로 효율을 높이다

윤 대표는 <나 혼자만 레벨업> 같은 글로벌 웹툰과 <스위트홈>, <지옥> 등 웹툰 기반 드라마의 성공 사례를 보며 산업의 가능성을 체감했다. 그는 콘텐츠보다 ‘제작 구성의 비효율’에 주목했고, 70% 이상 협업 중심으로 재편된 산업에서 팀빌딩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웹툰 제작 PD는 수만 건의 포트폴리오를 검토해 팀을 꾸리는 데만 6개월에서 1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자동화하면 산업 전반의 효율이 크게 올라간다고 판단했죠.”

스피노프 서비스 메인페이지[동주 제공]
스피노프 서비스 메인페이지[동주 제공]

스피노프의 첫 번째 핵심 기술은 ‘작가 프로파일링 자동화’다. 작가의 연재 이력, 선호 장르, 작업 분야 같은 텍스트 데이터와 캐릭터 시트, 원고, 일러스트 등의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작가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5분 만에 자동 생성해 낸다. 두 번째는 ‘팀빌딩 알고리즘’으로, 프로파일링이 완료된 작가 프로필을 기반으로 기획 의도에 맞는 작가를 자동 추천해 최적의 협업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윤 대표는 스피노프 기술을 통해 기존에 3~6개월 걸리던 팀빌딩 기간을 2주 이내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작가 탐색 및 매칭 과정을 객관적인 데이터 기반으로 바꾸면서 정확도와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었습니다.”

10개월 만에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다

스피노프 제작 '악역의 딸은 가출을 계획합니다'[동주 제공]
스피노프 제작 '악역의 딸은 가출을 계획합니다'[동주 제공]

윤 대표는 대표적인 스피노프 제작 사례로 <악역의 딸은 가출을 계획합니다>를 언급하며 스피노프 시스템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작 기간이 2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작품이 스피노프 솔루션을 기반으로 10개월 만에 출시됐다. “런칭 직후 카카오페이지 전체 순위 1위를 기록했고, 2025년 7월 기준 조회수 830만 회를 달성했으며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 등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같은 해 5월, 노벨피아에서 누적 1,3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웹소설 <미래에서 온 연애편지> 역시 스피노프 기반으로 웹툰화해 한국과 일본에 동시에 런칭하는 결과를 내기도 했다. 현재는 두 작품을 제외하고 약 10개 이상의 웹툰 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포브스코리아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으로 선정된 동주 윤광식 대표[동주 제공]
포브스코리아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으로 선정된 동주 윤광식 대표[동주 제공]

윤 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30세 이하 아시아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30 Under 30 Asia 2025)' 명단에 웹툰 업계 창업자 중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웹툰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가운데, 제작의 핵심인 팀빌딩을 자동화한 점이 일반적인 솔루션과는 달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루션을 기반으로 실제 글로벌 성공작을 런칭해 사업의 유효성을 증명한 점이 선정의 주된 이유였습니다”라고 말했다. 포브스 선정 이후, 국내 중심이던 투자자의 관심이 해외로 확산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고 덧붙였다.

노블 코믹스와 영상화 중심의 성장 전략

스타트업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윤광식 대표[동주 제공]
스타트업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윤광식 대표[동주 제공]

윤 대표는 웹툰 산업의 성장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 하나는 ‘노블 코믹스(Novel Comics)’, 즉 웹소설 기반 웹툰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이다. 서사와 설정이 촘촘하게 짜인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면, 문화권이 다른 해외 독자들도 몰입하기 좋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웹툰 IP의 영상화 가능성’이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OTT 플랫폼이 웹툰을 원작으로 삼는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점에서 산업 성장의 또 다른 축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주 또한 이 두 가지 흐름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독자들이 즐길 수 있는 고퀄리티 노블 코믹스를 제작하는 한편, 영상화할 수 있는 오리지널 IP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 윤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스피노프 기반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나 영화의 판권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략, 시작은 현지화부터

데모데이에서 발표하는 윤광식 대표[동주 제공]
데모데이에서 발표하는 윤광식 대표[동주 제공]

동주는 2024년 카카오픽코마, 메타크래프트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윤광식 대표는 “지금까지는 국내 정서에 맞춰 제작한 웹툰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현지 문화와 맞지 않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라며 기존 전략의 한계를 짚었다.

이에 따라 동주는 기획 단계부터 현지 작가와 공동으로 웹툰을 제작하는 모델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윤 대표는 “권역별로 실력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스피노프 솔루션으로 최적화된 팀을 구성해 현지화에 강한 콘텐츠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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