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비스튜디오 민병준 대표 "AI는 창의성 확장을 위한 도구"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은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CG와 VFX를 넘어 실제 광고, 유튜브, 홈쇼핑 등 실질 비즈니스에 ‘버추얼 휴먼’이 등장하면서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디오비스튜디오는 산업 변화의 중심에서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브랜드와 디지털 정체성 간의 새로운 관계를 설계해 왔다. ‘사이버 가수 아담’를 모토로 시작한 디오비스튜디오는 얼굴이라는 직관적인 커뮤니케이션 요소에 AI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구축했다.

7년간 회계법인에서의 컨설팅 및 M&A 경험을 바탕으로 디오비스튜디오에 CFO로 합류한 민병준 대표는 투자 유치부터 오퍼레이션, 특허, 영업은 물론 글로벌 사업 확장까지 전방위로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다. 그는 버추얼 휴먼 기술의 구조적 기반부터 해외 시장 공략 전략, 그리고 생성형 AI 시대의 윤리적 과제에 이르기까지 날카로운 통찰을 전했다.

디오비스튜디오 민병준 공동대표이사[디오비스튜디오 제공]
디오비스튜디오 민병준 공동대표이사[디오비스튜디오 제공]

즉시 적용 가능한 고효율 AI 솔루션

디오비스튜디오가 개발한 대표 서비스는 ‘데뷧타이’와 ‘라이브 스타일러’다. 데뷧타이는 30초에서 1분 분량의 이미지나 영상을 다양한 얼굴 스타일로 변환해 주는 서비스로, 숏폼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생성형 AI 모델이 객체 단위로 인식해 변환하는 데 반해, 데뷧타이는 원하는 프레임에 스타일을 덮어씌우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얼굴 기반 학습으로 정확도를 높이고 배경도 하나의 스타일로 처리해 효율성을 높였다.

‘라이브 스타일러’는 실시간 스타일 변환이 가능한 SaaS 기반 솔루션으로, MCN, 이커머스, 라이브 생중계 등 다양한 환경에서 즉각적인 적용이 가능하다. 민 대표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실제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라이브스타일러 서비스[디오비스튜디오 제공]
라이브스타일러 서비스[디오비스튜디오 제공]

AI 고인 복원 프로젝트 ‘페이스테이트’

디오비스튜디오는 고인의 얼굴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해왔다. ‘페이스테이트’는 ‘Face’와 ‘Estate’의 합성어로, 생전의 얼굴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IP 서비스다. 울랄라세션 임윤택, 배우 윤여정, 순직 조종사 박인철 소령 등의 복원이 대표 사례다. 민 대표는 “박 소령 프로젝트의 경우, 어머니와의 통화 내용, 국군 동료들과의 대화 등을 바탕으로 언어 모델을 구성하고, 존중의 마음으로 작업을 수행했어요.”라고 전했다.

배우 윤여정 페이스테이트 복원 사례[디오비스튜디오 제공]
배우 윤여정 페이스테이트 복원 사례[디오비스튜디오 제공]

“페이스테이트 프로젝트에는 항상 윤리적 고민이 따릅니다. 누구를 위해, 어떤 맥락에서 복원하는지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존중의 태도입니다.”

AI가 일으킨 광고 시장의 변화

버추얼 휴먼을 활용한 광고가 도달률과 브랜드 회상률 모두에서 기존보다 높은 성과를 기록한 사례도 있다. 민 대표는 “버추얼 휴먼은 브랜드 메시지를 정제된 방식으로 전달하는 가장 이상적인 화자입니다. 피부톤, 헤어스타일, 표정 같은 외형적 요소를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데뷧타이'서비스[디오비스튜디오 제공]
'데뷧타이'서비스[디오비스튜디오 제공]

이어 “광고주 입장에서는 크리에이티브 자유도가 훨씬 넓어지고, 연예인을 섭외하거나 촬영 환경을 세팅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초상권이나 계약 관련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확장 전략, 국가별 문화와 기술 수용 차이

AI 기술에 대한 국가별 수용도가 다르다. 미국은 생성형 AI 기술 도입 속도와 품질 면에서 단연 앞서 있으며 기업과 콘텐츠 제작자들의 기술 수준도 높다. 민 대표는 “AI 기반 크리에이티브 시장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동남아는 젊은 소비층이 많아 콘텐츠 수요와 기술 수용 속도는 빠르지만 아직 핀테크나 생활형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럼에도 싱가포르에서는 디오비스튜디오 기술 기반의 PoC(개념검증) 프로젝트가 진행 중일 정도로 버추얼 휴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오비스튜디오의 기술이 인정받고 있다.[디오비스튜디오 제공]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오비스튜디오의 기술이 인정받고 있다.[디오비스튜디오 제공]

일본은 전통적으로 로봇 기술이 중심이지만, 최근 AI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민 대표는 “모션 트래픽 장비 없이도 개인이 버튜버(버츄얼 유튜버)가 될 수 있다는 데뷧타이 모델 특성이 일본 문화와 핏이 잘 맞아서 일본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한국의 AI 기술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만큼 높은 수준이다. 민 대표는 “이제는 기업들이 기술 진보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며 디오비스튜디오는 기술력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감각과 태도

생성형 AI의 발전은 콘텐츠 산업 전반에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다. 민 대표는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기보다는 창의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은 감성을 터치하고, AI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작업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디오비스튜디오 제공]
[디오비스튜디오 제공]

디오비스튜디오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표시의 명확성, 동의 확보, 악용 방지’를 핵심 원칙으로 삼고, 기술 개발과 서비스 운영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그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원천 기술 보유 여부’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봤지만, 이제는 감각과 노하우, 그리고 고객 니즈에 맞춘 상용화 전략이 핵심이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디오비스튜디오는 초창기부터 생성형 AI의 등장을 예견하고 구현 난이도가 가장 높은 ‘가상 얼굴’에 집중해 기술력을 쌓아왔다. 단순한 얼굴 생성 기술을 넘어 목소리와 감정, 움직임까지 구현할 수 있는 ‘버추얼 에이전트’ 제작을 궁극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민 대표는 “챗GPT와 같은 기술의 상용화는 오히려 기술 개발 속도를 앞당기는 기회”라며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어떻게 고객 언어로 번역하고 적용하느냐가 지금 시대의 경쟁력이라고 제언했다.

버티는 힘이 경쟁력

“비즈니스 피봇팅은 쉽지만, 자신만의 철학을 지키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왜 이 일을 시작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빠르게 하려다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 대신, ‘천천히, 차분하게’ 생각하며 자신을 믿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민 대표의 조언이다. 그는 “창업보다 폐업하는 기업이 더 많을 정도로 창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각자의 돌파구를 찾아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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