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하고 꼼꼼하게’ 내부 직원 먼저 챙기고…15년간 꾸준히 ‘한방향’으로 ‘깊게’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 '솔로세움' 본사 간판과 서동현 대표. ⓒ사례뉴스

“제 달란트(재능)를 사회에 돌려주고 싶었습니다. 남들보다 많이 배웠기 때문에 부동산이나 금융 등 돈 많이 벌 수 있는 분야로 갈 수도 있었지만 나한테 안 맞았어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다른 사람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를 더 하고 싶었습니다. 돈은 어차피 벌어서 쓸 건데,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버느냐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15년이상 독자적인 IT 기반기술인 ‘가상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데이터 산업 분야에서 카테고리 챔피언(각 분야 최고 중소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솔루세움의 경영자 서동현 대표는 본인이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이같이 답하며 “우리는 직원들을 ‘식구’라고 부른다. 규칙을 정하는 것을 안 좋아하고, 자기가 알아서 하고 결과가 좋으면 된다. 안되는 점은 본인 스스로들이 고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고 회사의 분위기를 전했다.

 

솔루세움은 한마디로 기술을 중시하는 개발자 중심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영업?마케팅은 대행업체에 맡기며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솔루세움의 창업자는 서 대표가 아니라 현재까지 함께 일하고 있는 그의 개발자 출신 친구들이다. 서 대표는 원래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대기업에서 4년 정도 근무한 후 친구들의 요청에 의해 솔루세움의 경영자로 오게 됐다고 한다.

[이미지=솔루세움 홈페이지 화면캡쳐]

원래 태생이 개발자 출신들이 창업한 ‘연구소 기업’이다 보니 영업 기능을 외주화 시키게 됐는데 총판을 맡은 회사가 워낙 잘하다 보니 현재까지 개발과 기술지원에 중점을 두게 됐다. 즉 회사가 가진 강점을 살리면서, 기술개발이란 ‘가치’에 집중했던 것이다. 15년간 그런 모토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회사가 외적규모가 눈에 띄게 커지진 않지만 ‘가치기반’이 탄탄한 기술기업으로 잠재력을 계속 성장시켜 왔다.

 

회사명인 ‘솔루세움’은 ‘해결하다’란 뜻의 솔루션에 ‘세우다’란 뜻의 세움의 조합어로, 비슷한 단어인 ‘콜루세움’처럼 ‘기념비적인 해결책을 인류사회에 세우자’란 의미로 초창기 멤버들이 지었다. 그만큼 기술개발에 대한 ‘가치기반’을 중시하는 경영을 해 온 기업이다. 회사 창립후 거의 20년간 같은 아이템으로 깊은 기술을 연구해 오다보니 현재 보유한 ‘가상 드라이버’ 기본기술은 업계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경영자 강점 살려 회사 외연 확장보다 내부 화합에 집중…‘감성경영’으로 ‘IT업계 장인기업’으로 만들어

 

“제 자신이 사업가 체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경영대학원도 경영학이 재미가 있어서 간 것이고, 성격도 외향적인 편은 아니거든요. 강점은 오히려 세밀하고 꼼꼼한 성격에 있어요.”

솔루세움 본사에서 인터뷰 중인 서동현 대표. ⓒ사례뉴스

15년째 솔루세움의 경영자로 회사를 하나로 이끌어 오고 있는 서동현 대표는 본인의 강점을 살려 외연 확장보다는 회사 내부의 화합에 집중했다. 서 대표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개발자와 마케터들의 성향이 많이 달라 마케팅 중심으로 분위기가 주도돼 개발자들이 퇴사하거나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개발자들을 먼저 친구처럼 챙기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며 “작은 규모 회사지만 서로 불편한 점이 없도록 환경을 잘 만들어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경영자의 노력으로 실제 현재 회사에 있는 직원 중 6~7년 이상된 직원들이 대부분이 됐다.

 

이렇게 경영자부터 자신의 강점을 살려 개발자 직원들을 잘 보살피다 보니 회사의 개발역량도 자연스럽게 쌓여갔다. 소프트웨어 기업은 하나의 아이템에 투자해서 제품화 할 때까지 적어도 2~3년은 걸리기 때문에 혁신적인 제품개발을 다양하게 계속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솔루세움은 개발자를 중시하는 문화 뿐 아니라 영업이익의 50% 정도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할 정도로 연구개발의 강점을 극대화 하고 있다. 서 대표는 “장점에 집중했다”며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고집스러워 보일 정도로 한 길을 추구해 온 서 대표의 성향은 그의 풍부한 감수성에서 비롯되는 ‘감성 경영’ 코드와도 접목된다. 서 대표는 학부를 대기과학과로 이과를 졸업했으나 원래 학창시절 문학을 더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 시문학 작가가 되는 꿈도 있었고, 백일장에 나가 상도 받았어요. 초?중?고 때 시집도 2권 정도 썼습니다.”라며 “음악을 좋아해 대학시절 합창단 활동도 했다”고 덧붙였다.

 

10년 이상 ‘기본기술’에 실력을 꾸준히 닦아오다 보니 IT업계의 ‘장인?명인’으로도 불린다. 서 대표는 “저희 회사의 기술연구는 정말 자기가 재미있어해야 하고 이 분야에 자기가 미쳐야 계속 할 수 있다”며 “기존에 시장에 있는 개발자들 중에서는 이 연구를 해낼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가치기반’에 집중한 인재들만이 모이고, 또 버티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혼신의 노력 다한 솔루세움은 ‘가치기반경영’의 모범…“기업은 사회에 유익 미칠 때 비로소 정당성을 가져”

 

솔루세움의 사례처럼 ‘가치기반경영’을 하는 기업들은 기업의 존재목적이 흔히 언급되는 ‘이윤추구’만으로 간단히 설명되지 않는다. ‘기업의 유일한 존재목적은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한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드러커의 설명처럼, 솔루세움과 같은 기업은 이 세상에 좀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에 중심을 둔 경영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장에 눈에 보이는 이익을 추구하는 외연의 확장보다 오래 덜리더라도 인류(고객)에 공헌할 수 있는 가치(기술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 온 경우다.

피터드러커.

언더백 기업(U-100, 직원 100인 이하의 중소기업) 컨설팅 전문가인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는 “가치경영을 하는 기업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떤 사람들이 될 것인가에 더 집중하기도 한다”며 “기업들은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에 그치지 않고 어떤 조직과 팀이 될 것인가를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주장에 따른다면 솔루세움은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기술개발’로 인류에 공헌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 되기를 선택한 ‘가치경영’을 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모든 기업은 고객을 위한 사명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은 사회에 유익을 미칠 때 비로소 정당성을 갖는다”

 

어쩌면 솔로세움은 규모는 작지만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드러커가 말한 위의 기준에 가장 적합한 경영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서동현 대표는 솔루세움을 15년간 경영하면서 ‘가치’에 대한 방향이 틀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가고 있는것에 본인 스스로 놀랄때도 있다고 한다.

서동현 대표는 15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도 이 사업의 경영자가 되기로 다시 선택할 거라고 한다. 그는 '가치기반경영'을 해 왔기에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사진은 크리스천인 서 대표가 인생과 사업의 중심 모토로 삼고 있는 성경의 창세기 1장 1절과 액자와 함께. ⓒ사례뉴스

“이 기술 가지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뭔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걸 도입해 볼려고 처음에 뛰어든 거죠. 만약 15년 전으로 돌아가서 이걸 다시 할거냐 묻는다면, 할거 같아요.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가능성이 발견됐고, ‘이렇게 할 수 있겠네’라고 길이 보이니까요”

 

이렇게 말하는 서 대표의 얼굴엔 실제로 후회가 없어 보였다. ‘가치기반’을 중심으로 100년 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경영’을 하고 싶다면, 솔루세움의 ‘가치기반경영’을 벤치마킹 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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