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는 소비자의 '진심'을 알고 있다!

[책만나] 빅데이터, 사람을 읽다

ⓒ사례뉴스

서울에 사는 40세 직장인 B씨(여). 출근길에도 그녀는 스마트폰을 본다. 사춘기에게 접어든 아이에게 충분한 영양분을 제공하면서도 아침잠이 확 깰 만한 맛있는 식사 메뉴로 무엇이 있는지 검색 중이다. 교통카드를 찍고 지하철에 자리를 잡은 뒤 다시 스마트폰을 본다. 요새 인기를 끌고 있는 ‘새벽배송’ 쇼핑몰 사이트에서 가격과 사진, 후기를 쓱 훑어본 뒤 주문과 결제를 완료한다.

 

그녀의 출근 이후 시간은 비교적 단순하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일과 중에는 더욱 집중해서 일하는 편인데, 이때 단골 카페에서 뽑아온 아메리카노 한잔은 필수다. 하지만 오늘은 업무 시간임에도 블로그와 카페에 달린 댓글은 물론 넘쳐나는 광고까지 꼼꼼히 읽고 두 개의 학원에 상담을 신청했다. 점심시간에 C차장 자녀의 영재고 진학 소식을 듣고 생겼던 불안한 마음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아이의 학원은 한번 결정하면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 기간 매달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출처=이미지투데이]

B씨의 일상처럼 우리의 일상은 소비의 연속이다. 출근하기 위해 교통카드를 찍고, 모닝커피를 주문하고, 맛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저녁에는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고, 홈쇼핑으로 물건을 주문한다. 이 모든 소비 행위는 대개 카드를 통해 이루어지며 기록으로 남아 소위 ‘빅데이터’로 축적된다. 국내 소비 분야의 막강한 빅데이터를 보유한 대표 카드사 BC카드의 심장이자 두뇌인 ‘BC카드 빅데이터센터’는 매월 4억건의 결제 빅데이터를 분석한 책, [빅데이터, 사람을 읽다]를 통해 “대한민국의 핫한 소비 트렌드와 뜨는 상권은 모두 빅데이터 안에 있다”고 말한다.

 

특히 ‘소비 데이터’는 데이터들의 관계망 속에서 데이터와 자원이 흘러가는 가장 핵심적인 경로를 장악하고 있다. 만약 통신회사라면 통신사 기지국 정보를 기반으로 소비 데이터와 결합하여 고객의 소비가 발생하는 이동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유통사라면 물품 정보를 기반으로 카드사의 결제 고객 정보와 결합해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 좋아하는 맛 등의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 결국, 빅데이터의 활용 가치는 융합적 사고에 기반한 인간의 분석력에 따라 비즈니스 목표 달성 또는 혁신 서비스 도출 여부로 성패가 좌우된다.

빅데이터는 4차산업 시대의 '원유'로 불릴 만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브런치]

BC카드 빅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라고 불리는 빅데이터는 그 쓰임에 따라 소비하는 인간으로서 우리들에 대한 전혀 새로운 이해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며 “빅데이터는 원유와 달리 고갈되지 않고 사용할수록 더욱 가치가 올라간다”고 비유적으로 설명한다. 빅데이터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합하고 결합함으로써 소비하는 인간의 다양한 흔적과 욕망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2800만 고객?300만 가맹점 소비 데이터 분석은 ‘소비하는 인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한 것…“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욕망하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 수 있어”

 

“사람들이 서울에 모여드는 것은 일자리와 생활환경 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안전하게 살고 싶은, 피해가 있더라도 금방 회복할 수 있는 곳을 본능적으로 찾기 때문이 아닐까? 미불안감을 덜어주고 일상을 편안하게 해주는 안심과 안전에 대한 욕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문화 소비도 친숙하게 느낄수록 증가할 확률이 높다. 예술의전당에서 추석 연휴에 카드를 이용한 고객들의 자택 주소지 상위 10개 지역을 살펴보면, 모두 서울인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중에서도 서초구, 강남구, 관악구, 동작구, 송파구 등으로 예술의전당에서 가까운 지역의 고객 방문이 많았다.”

서울 강남역 일대의 20대와 70대의 신용카드 소비패턴 [출처=DBR 스페셜리포트 Space & Location – GIS, 경영자를 위한 항해지도]

BC카드 빅데이터센터는 약 2800만명의 개인고객과 304만개의 가맹점에서 발생하는 소비 데이터에 기반해 대한민국의 소비 지도를 그렸다. 먼저 소셜미디어 검색어 분석을 통해 요즘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다음으로 BC카드의 소비 데이터를 활용해 그것의 다양한 의미를 도출한다. 임세현 BC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이를 위해 성별ㆍ나이 같은 인구통계학적 정보는 물론, 직업ㆍ소득ㆍ거주지ㆍ추정 가능한 개인의 재무정보 같은 사람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는 기본 정보가 활용된다”고 전했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는 또한 개인의 실제 소비 활동을 장기간 분석하여 그들의 소비 성향을 다양한 유형으로 묶는다. 나아가 사람들의 카드 이용 시간ㆍ요일ㆍ시즌 정보 같은 시간 데이터, 지역ㆍ상권ㆍ거리 같은 공간 데이터를 분석하여 소비자의 일상을 관찰한다. 임세현 센터장은 “소비 데이터 분석은 추상적이고 막연한 빅데이터 논의가 아니라 소비하는 인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함”이라며 “이런 분석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소비를 통해 그들이 욕망하는 것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홈쇼핑 채널은 앞으로 소비자들이 보유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열린 채널이 될 수도 있다. [출처=현대홈쇼핑]

“홈쇼핑 채널은 기업들의 물건을 판매하는 채널이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이 보유한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열린 채널이 될 수도 있다. 물건이 팔리고 유통되는 채널은 모습은 달라지더라도 살아 움직이기 마련이다... 편의점은 서비스 이용을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의 상품 판매 매출까지 추가로 기대할 수 있어, 서비스 영역 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채널의 한계를 가진 여러 서비스들이 편의점으로 들어오면서 편의점이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닌 디지털 시대의 오프라인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는 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함께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 [빅데이터, 사람을 읽다]는 “여러 철학적 사유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존재는 영원할 수 없고, 영원한 존재는 ‘시간’뿐”이라며 “인간은 자신에게 부여된 시간을 떠맡아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표출하며 살아간다. 시간의 영속성 속에서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관점으로 보자면, 현재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크고 작은 과거 이벤트들의 결과이고, 그 결과는 총체적인 행동이나 경향, 트렌드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빅데이터로 그린 뜨는 상권은 ‘힙지로’?‘성수동 카페 거리’?‘샤로수길’?‘황리단길’?‘해리단길’ 등…전문적 이론?분석 기법보다 일상에서 축적되는 ‘빅데이터의 구체적인 모습’이 중요

힙지로(을지로)로 중 한 구역인 을지로3가 인근 ‘노가리 골목’ 전경. [출처=한겨레]

“‘힙지로’를 찾아온 사람들을 빅데이터로 정의해보면, ‘토요일 해가 질 즈음에 친구들과 만나 간판 없이 골목에 숨어 있는 힙한 가게들을 방문해 즐기고 배불리 먹은 다음, 뉴트로 또는 빈트로 감성이 느껴지는 노포에서 노가리에 맥주를 한잔하는 20대 여성’이다...해리단길은 부산 관광 중 일부러 방문하는 코스가 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불꽃축제, 해운대 모래축제 기간 동안 해리단길 상권을 이용한 관광객 수는 축제 1주일 전 대비 23%, 축제 2주일 전 대비 60%가 늘었다. 이는 부산 축제를 보기 위해 방문할 때 관광객들이 해리단길을 관광코스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는 빅데이터를 통해 요즘 뜨는 상권들도 분석한다. 특히 모바일 기반의 온라인 지도 서비스 및 증강현실 기술은 데이터 분석에도 널리 사용되어 현실 세계를 시각화함으로써 빅데이터 분석 결과의 이해도를 높여주고 있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는 “최근 2년간 BC카드 매출액 데이터를 지도와 매칭함으로써 매출이 상승한 지역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새로 형성된 ‘힙지로’, ‘성수동 카페 거리’, ‘샤로수길’, ‘황리단길’, ‘해리단길’ 등의 상권이 뜨고 있다”고 주목한다.

 

또한 이런 시각적 분석과 함께 소셜미디어 검색 데이터, 맛집 평가 데이터 등을 활용해 카드사의 매출 정보와 다각적인 융합 분석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특히 해당 상권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일 경우 이런 방식의 빅데이터 활용은 앞으로 더욱 활용가치가 있을 것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권분석을 통한 창업에도 빅데이터 활용이 주목된다. [출처=AI클럽] 

임세현 BC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연령, 소득, 직업, 업종별 이용 현황, 서비스별 이용률 분포 등 5개의 프리즘으로 25개의 라이프스타일 세분화 작업(Lifestyle Segment Profiling)을 시 진행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패기 넘치는 젊은 고소득 엘리트’부터 ‘행복한 노년만을 꿈꾸는 낭만 실버’까지 다양한 세그먼트의 소비자들을 만나고 자신의 소비 유형도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단순하게, 빅데이터의 목표는 ‘그저 인간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빅데이터 이론이나 분석 기법보다는 일상에서 우리의 소비 행위를 통해 축적되는 빅데이터의 구체적인 모습이 중요하다. 즉,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연습으로 스스로 데이터를 가려내는 힘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마치 꾸준히 운동을 해야 강하게 단련되는 근육처럼, 데이터로 사고하고 이해하는 연습을 반복할수록 더욱 강한 힘을 낼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이런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한 인간’인 ‘소비자’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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