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0-21 10:16 (수)
"6신데, 집에 안 가시나요?", 6시에 모두 퇴근하는 회사 '슬랙'
"6신데, 집에 안 가시나요?", 6시에 모두 퇴근하는 회사 '슬랙'
  • 한주원 기자
  • 승인 2020.10.06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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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각자가 원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 지원으로 업무 효율 ↑
다 같이 점심 먹으며 소통하고, 6시에 다 같이 퇴근하는 문화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슬랙의 기업혁신문화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연간 노동시간은 2,163시간, 하루 평균 10시간 30분이다. 멕시코 다음으로 길고, 네덜란드보다 800시간 더 일한다. 노동생산성은 34개국 중 28위이고, 삶의 질은 135개국 중 78위다.

열심히 일하는데 능률은 오르지 않고, 성실히 사는데 삶은 힘들다. 많은 직장인들이 인생을 즐기지 못하면서 불필요한 야근과 휴일 근무에 지쳐가고 있다. 지친 머리에서 혁신과 창조가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현상에 직면해 기업문화의 혁신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이 있다. 업무시간만큼은 직원들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칼퇴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저녁시간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회사,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로 실리콘벨리를 흔든 곳, 슬랙이다.

포춘지 선정 글로벌 100대 기업 중 65개 기업이 슬랙의 유료서비스를 이용한다. 출처:Slack유뷰트채널

"Work hard and go home"

슬랙은 이메일과 개인 메신저 장점을 결합한 사무용 메신저다. 전 세계 150개국에서 50만 개 이상의 기업이 사용하고 있으며, 하루 이용자만 1,000만 명에 이른다. 2009년 게임업체로 출발했으나 업무에 적합한 메신저를 개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포춘》지 선정 글로벌 100대 기업 중에서도 65개 기업이 슬랙의 유료서비스를 이용한다. 기업용 메신저는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반 메신저와 달리 일정, 메일 등이 통합되어 파일을 공유하며, 메신저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국내 대기업들을 비롯해 BBC, 스타벅스, 뉴욕타임스 등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슬랙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슬랙 때문에 업무용 이메일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하는 슬랙의 기업문화는 매우 흥미롭다. 다 같이 점심을 먹고 오후 6시가 되면 다 같이 칼퇴근한다. 이렇게 해서 성장이 가능할까 의문을 품으면서도 신기한 것은, 창업 3년 만에 기업가치 38억 달러(약 4조2,800억 원)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슬랙은 정해진 시간만 근무하고 칼퇴근하면서 3년 만에 회사를 이만큼 키워냈다.

슬랙의 사훈은 ‘열심히 일하고 가정으로 돌아가라(Work Hard and Go Home)’다. 이 슬로건이 새겨진 포스터가 슬랙의 사무실 곳곳에 걸려 있고, 대개 6시 30분이 되면 사무실은 텅텅 비게 된다.

직원들 사이에 탁구를 치고 싶으면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하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회사는 다 큰 성인들의 공간이고 많은 성인이 가정이 있다. 가정을 중시하는 것이다.

슬랙에서는 6시 이후에 퇴근하면 일 못하는 직원으로 여겨진다. 하루 근무시간은 보통 6~8시간으로, 늦어도 6시 30분에는 사무실에서 떠나야한다. 대신 일할 때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회사 안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종합한 슬랙의 제작 철학과 전직원 6시 퇴근 정책이 일맥상통한다.  출처:Slack유튜브채널

정해진 시간 안에서 최대효율을 발휘하는 방법

CEO 스튜어드 버터필드는 말한다.

“스타트업은 자본, 인력, 시설, 환경, 에너지 모두가 부족하고 열악하다. 없는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최대로 집중해 일할 수 있는 것은 8시간이 전부다. 그 이상 회사에 머무르는 것은 에너지 낭비다.”

메시지, 메일, 웹하드 등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합친 '슬랙'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도 이런 철학이 깃들어져 있다. 슬랙을 통해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시간을 효율 적으로 운용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부족한 시간을 보고와 정보 공유, 메일 확인에 낭비할 것이 아니라 한 곳에서 해결하면 불필요한 시간을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슬랙은 직원들의 집중력을 고도로 높일 여러 방법을 모색했다. 첫 번째는 직원이 원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도록 했다. 어도비, 포토샵 시리즈, MS오피스 등 기업에서 이용하는 업무 소프트웨 어는 비싼 가격에 유료로 구입해야 하며, 어떤 직원은 자신에게 익숙한 프로그램이 있어도 회사에서 지정해 구매한 프로그램을 써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군가에게는 분명 효율이 떨어지는 장면이다.

이에 슬랙은 업무소프트웨어는 직원들이 원하는 대로 맞춰주기 위해 직원이 원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모두 구매했다. 통일된 프로그램을 통한 통일된 형식보다 각자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 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철학이다.

두 번째는 퇴근 후에는 절대 추가 업무를 지시하지 않는 것이다. 업무시간이 아니면 아이디어 공유도 정책적으로 금지시켰다. 이는 일과 휴식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을 담은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직원간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슬랙은 업무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소통에 장애가 되는 것은 최대한 제거했다. 이 중 하나가 실리콘밸리에서는 찾기 어려운 문화인 ‘다 같이 점심 먹기’다.

평소에는 팀별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매주 목요일에는 투표로 메뉴를 정해 푸드 트럭을 회사 안으로 불러와 모든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서로 대화를 나누며 의사소통을 하고 갈등을 해소 한다. 그래서 슬랙은 회사 충성도가 높은 회사로도 유명하다.

스타트업 기업인 슬랙은 기업문화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출처:Slack유튜브채널

슬랙은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새로운 문화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효율을 극대화하고 인간 중심 사고를 배경로 서로를 존중하고 협업하는 문화가 자연스럽다. CEO 또한 문화 형성에 앞장서, 역시 오후 5시 30분~6시 사이에는 무조건 퇴근하고 있다. 그에게도 가정이 있기 때문이다.

일과 개인의 생활을 동시에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슬랙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시키고 가정을 소중히 여기자는 가치의 혁신으로 직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문화일지 모른다. 하지만 슬랙의 사례에서 앞으로의 일 문화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지역사회 혁신으로 많은 기업문화가 점점 더 건강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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