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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이 뒤에서 지켜보는 자리구조'… 업무 효율에 긍정적? 부정적?
'부장님이 뒤에서 지켜보는 자리구조'… 업무 효율에 긍정적? 부정적?
  • 편집국
  • 승인 2020.11.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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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손효과, 나를 지켜보는 타인의 여부에 따라 일의 능률이 달라진다
부장님이 사원들이 감시하는 기업문화 vs 격려, 지지하는 기업문화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행동에 차이가 나는 것을 '호손 효과Hawthrone Effect'라고 한다. 미국의 전구 제조공장이었던 호손웍스라는 회사에서는 1924~1927년에 조명의 밝기와 근로자 생산성과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실험을 했다. 실험에서는 조명과 생산성이 상관관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직적인 실험 시간이 지나자 같은 밝기를 설정해도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일단 실험을 중단하고 작업 시간, 임금, 휴식 시간 등의 변수가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험했다. 그런데 어떤 변수로 실험을 하는 실험 기간에는 생산성이 향상되다가 실험이 종료되면 같은 조건을 유지해도 생산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원인은 실험의 대상인 직원들에게 있었다. 타인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원래보다 더 열심히 일을 했던 것이다. 원래 이 실험은 작업장의 물리적 조건을 개선하면 작업 능률이 향상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시작되었다. 그런데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종업원의 사기와 주위의 관심 같은 심리적인 문제라는 결론을 도출해내게 되었다. 

호손 효과는 '기니피그 효과'와 비슷한 개념이다. 기니피그란 남아프리카 페루 지역 원주민들이 기르던 순종적인 애완동물이다. 여기에 빗대어 피실험자가 실험자가 원하는 결과나 기대치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현상을 기니피그 효과라 한다. 실험 전에 실험에 관련된 의도나 자료 등을 보여주면 실험 결과가 그 의도대로 됨을 가리킨다. 

타인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을 보이는 것을 '호손효과'라고 한다. 출처: Book DB

조직에서는 이런 현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부장이 맨 뒤에 앉아 있고, 그 앞에 차장이, 그 앞에 과장과 대리들이, 맨 앞에 신입이 앉아 있는 광경은 그리 낯설지 않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주로 나타나던 형태인데 맨 뒤에 있는 상급자는 가만히 앉아서 고개만 들어도 부서원 전체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수 있다.이런 좌석 배치에서는 근무 시간에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쇼핑을 하는 일은 꿈도 못 꾼다. 뒤에서 내 모니터를 다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늦게 출근하는지, 누가 일찍 퇴근하는지도 한눈에 파악된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급한 일이 있다 해도 이런 근무 환경에서는 가장 앞에 앉은 직원이 먼저 퇴근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가만히 앉아서 직원들을 통제하고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최고의 효율을 추구하고자 하는 방식이다. 

이런 조직에서는 별로 할 일이 없어도 부장이 퇴근할 때까지 시간을 때우게 된다. 빨리 끝낼 수 있는 일도 어차피 퇴근이 늦으니 천천히 하게 된다. 집에 가도 반겨주는 이 없는 부장은 직원들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찍 퇴근할 생각은 안 하고 자리만 지키고 있다. 앞에 앉은 직원들은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반대편 거울을 통해 흘끔거리며 동태를 살핀다. 그야말로 최악의 근무 환경이다.

특히 은행은 여러 면에서 여전히 보수적이다. 근무 시간이 분명히 정해져 있지만 상사의 출퇴근 시간에 따라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이 결정된다. 만일 지점장이 분당이나 일산 등 수도권에 살아서 차가 막힌다며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상황이면 직원들이 모두 비상이다.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자리배치가 기업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출처: 이투데이

지켜보는 것과 격려하는 것

이런 통제 방법이 통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인사관리나 조직 행동 같은 교과서에도 나와 있듯이 직원을 근무 시간으로 관리하고 평가하는 것은 가장 후진적인 형태다. 직원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정도로 취급한다고 불 수 있다. 노사 문제에서도 주당 근무 시간 등이 주요 이슈가 되는데, 이것도 우리가 아직 이런 습성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들은 부장이 가장 뒤에 앉아 있던 시스템이 길들었던 사람들이라 유연한 근무 환경이 전면적으로 도입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보인다.

호손 실험의 후속 실험이 1928년부터 1930년까지 진행되었다. 급여 인상이나 성과급제도 등의 경우 잠깐의 효과는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다시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갔다. 그런데 자녀 양육 등 개인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면접 프로그램과 공식 조직 내의 비공식 조직이 생산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호손 실험이 있기 전까지는 인간도 하나의 생산 도구로 여겨졌으나 물리적인 조건보다는 응집력, 소속감, 사기, 인정 등과 같은 사회적·심리적 조건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좋은 시설보다는 조직 내부의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인간은 경제적 욕구 외에 사회적 욕구를 지닌 존재이므로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사회적 집단으로서 행동한다는 것, 관리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얘기다.

'지켜보는 것'이 '감시'가 될 경우는 부담이 된다. 하지만 도와주고 격려해주기 위해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은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직장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부모와 선생님과 리더와 관리자는 감시자가 아니라 지원자와 격려자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사실상 본인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다. 구성원이 잘되어야 자기도 잘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감시자보다는 격려자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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