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와 성과는 동전의 양면처럼 딱 붙어있다!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싶다면 성과관리 방식을 바꿔라
20% 선두그룹이 더 잘 되도록 집중하라…변화의 선두주자 ·주체를 만들어라
조직문화를 변화하고 싶다면? 남길 것은 남기고 쳐낼 것은 쳐내라!

가인지컨설팅그룹 고정민 선임연구원과 조직문화 변화관리 사례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성과관리 방법 중 하나인 OKR은 회사, 팀, 개인이 성과를 이뤄낼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고 성과 내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목표 설정 프레임 워크다.

OKR이 2019년 이후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입되면서 OKR을 통해 혁신과 도전의 본질을 되찾고자 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고 광장이 넓어질수록 OKR 코치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3개월 단위 목표관리 방법론을 뛰어넘어 조직의 총 행복도가 증가하고 목표가 있는 출근을 하게 하려면 OKR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가진 리더십이 필수다. 

언더백(100명 이하)기업 부터 중견기업, 대기업까지 올해 3년째 OKR 코칭을 하고 있는 고정민 선임연구원과 인터뷰를 통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방법, 조직문화 변화 및 구축 시 주의할 점 등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아래는 고정민 선임연구원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Q.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가인지컨설팅그룹에서 OKR코치로 사랑을 전하고 있는 고정민 선임연구원입니다.

저는 OKR 코치로서 OKR이라는 성과관리 방법을 토대로 여러 현장에서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조직문화를 도입, 정착, 확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OKR 이란 Objective라는 가슴 뛰는 정성 목표와 Objective가 달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정량지표인 Key Result를 세팅하고 3개월 동안 도전적인 목표를 향해 전사가 하나가 되어 달려가는 성과관리 방식입니다.

OKR 코칭은 2021년부터 시작해서 올해 3년째 OKR 코칭을 하고 있고, 현재까지 8개 기업, 40여 개 팀을 코칭 했습니다.

대부분 많은 컨설팅 기업에서 제도적인 방식으로 이를 접근하는데, 저는 조직문화 관점에서 접근하고 제도보다는 대면 소통, 팀워크 등에 초점을 두고 코칭을 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다릅니다.

Q. 얼핏 생각하면 성과관리 방법과 조직문화는 서로 관련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떤 접점이 있을까요?

조직문화는 모든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막상 우선순위에서는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직관적으로 느끼지만 정량적으로 측량하기는 어렵고, 중요하지만 왜 중요한지 이야기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조직문화는 우리가 무슨 행동을 할지, 누구랑 밥을 먹을지, 어떻게 소통할지 등 우리의 행동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일종의 비공식적 기준입니다.

이 비공식적인 기준은 연말에 누가 승진했는지, 월말 평가 때 누가 혼났고 누가 칭찬을 들었는지, 대표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 등 여러 정보들이 축적되고 혼합되어서 만들어지는 경험적 지식입니다.

비공식적이고 경험적인 특성이 있기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우리가 지향하는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 하는 제도들을 벤치마킹합니다.

고정민 선임연구원 "변화관리에서는 20%의 선두그룹이 더 잘하도록 하는데 집중하시는 것이 기본"
고정민 선임연구원 "변화관리에서는 20%의 선두그룹이 더 잘하도록 하는데 집중하시는 것이 기본"

멘토링 제도도 시행하고, 팀 회식비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은 겉모습만 따라 한 것이기에 본질적으로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조직문화는 '경험적으로 축적된 비공식적 가이드라인'입니다. 우리는 조직 내 조직문화를 이야기하고 있기에 엄밀하게는 '경험적으로 축적된 "조직 내에서 인정받는" 비공식적 가이드라인'이죠. 그래서 조직문화와 성과는 동전의 양면처럼 딱 붙어있습니다.

실행 중심의 성과를 내는 조직에는 실행을 독려하는 조직문화가 있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는 조직에는 창의성을 독려하는 조직문화가 있는 것입니다.

즉, 그 조직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그 조직의 문화와 긴밀한 접점이 있습니다. 군대의 조직문화를 군대의 성과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판교의 IT 스타트업의 조직문화는 그 스타트업의 성과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싶을 때 문화 자체를 타겟팅하기보다는 성과관리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성과의 정의와 수준을 재설정하면 '인정'의 기준이 바뀌기 때문에 조직문화가 새로운 기준에 맞춰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OKR은 소통과 협력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도전적인 목표를 강조하기 때문에, 도입할 때 가장 크게 나타나는 변화는 조직 내 소통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이 소통과 협업을 통해 전사적 시너지를 발현되고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조직문화도 이에 맞춰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문화로 점진적으로 변화하게 되죠.   

Q. 코칭 하면서 이 팀의 문화가 참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 팀이 있었을까요?

한 번은 엔지니어들로만 이루어진 팀을 코칭한 적이 있습니다. 한 15명 정도 되는 꽤나 규모가 있는 팀이었습니다. 신입도 있고, 업무역량도 제각각이다 보니 철저한 분업과 업무 스케줄링으로 돌아가던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분업 방식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도전적인 OKR은 세웠고, 성과는 내고 싶고... 팀장께서 앞이 캄캄했는지 계속해서 저에게 다른 기업 사례 없는지 물어보고, 코칭 때 팀원 전체를 데리고 오는 등 굉장히 적극적이셨습니다. 

하지만 정작 함께 온 팀원들은 시큰둥했고 '내가 여기 왜 앉아있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래서 3번째 코칭 때 제가 "만약 아무런 제약 없이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시큰둥하게 앉아있던 대리급 팀원이 무언가 결심한 듯 이렇게 이야기하시더군요.

"우리가 하는 일을 제대로 하려면 유관부서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하는데, 저쪽도 우리가 뭐 하는지 모르고 우리도 저쪽이 뭐 하는지 모릅니다. 서로 소통할 때 이거, 저것이 아니라 'A부품 왼쪽으로 0.3mm만큼 옮겨주세요'와 같이 명확한 숫자로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OKR 코칭 하는 고정민 선임연구원 (본문 사례 내용과 관련 없는 현장 사진임을 밝힙니다)
현장에서 OKR 코칭 하는 고정민 선임연구원 (본문 사례 내용과 관련 없는 현장 사진임을 밝힙니다)

팀장님이 일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셨지만, 이내 "이런 이야기가 우리 안에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받아주셨고 그때부터 팀원들이 속에 있던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소통이 일어나면서 이 팀은 3가지 룰을 정했습니다. 

첫 번째, 숫자 위주로 대화할 것. 두 번째, 대면 미팅할 것. 세 번째, 부서 간 소통할 것. 그리고 이것을 모두 한마음이 되어 실천했습니다.

OKR 주간 미팅도 성실하게 진행해주셨죠. 심지어 마지막 코칭 때는 팀장님과 그 팀원들, 유관부서 팀장님들까지 모두 참여하셔서 "OKR 너무 좋다", "우리는 OKR 계속할 수밖에 없다", "저는 가정에 OKR 적용하겠다"라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당연히 그 팀 OKR은 초과 달성했습니다. 

성과를 내는 방식이 분업에서 협업으로 전환되면서 서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해졌고, 그 과정에서 팀 문화가 바뀐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게 1년이 아니라 3개월 사이에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팀이 이렇게 빠르게 개선된 원인은 다름 아닌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팀장님이 팀원의 속 이야기를 본인 체면 때문에 홀대하거나 무시했다면 변화는 없었을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문화는 조직 내에서 '인정'받는 방법의 집합체이기에 팀장이 이런 변화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민국 OKR 코칭포럼에서 강연하는 고정민 선임연구원
대한민국 OKR 코칭포럼에서 강연하는 고정민 선임연구원

Q. 조직문화를 변화하고 구축해갈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합니까?

사람들은 변화에 기본적으로 반감을 가지게 됩니다.  특히, OKR은 변화와 혁신의 도구이기에 기존의 일하기 방식에 대한 도전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기존 일하는 방식, 보고 방식, 소통 방식, 평가 방식은 그대로 두고, 목표만 높게 잡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러면 변화가 쉽지 않습니다. 적어도 OKR 관련 보고나 소통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방식도 용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변화의 깃발을 꽂았다면, 보고 양식이 조금 바뀌거나 일하는 방식이 조금 바뀌는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이를 지적하거나 변화 양상을 컨트롤하려고 하면 불씨가 사그라들거나 혹은 최악의 경우, 실질적으로 아무런 개선이나 변화가 없음에도 말만 그렇듯하게 하는 사람들만 조직에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변화를 요구하거나 요청할 때는 기존에 우리 조직에서 옳다고 여기는 방식에서 벗어나는 요소들을 다 가지치기 하기보다 그것들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확장하는지 보면서 남길 것은 남기고 쳐낼 것은 쳐내는 방식을 추천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경영자와 리더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조직문화도 쉽지 않고, 이를 변화시키는 것은 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그냥 둘 수 없는 것이 조직문화입니다. 어렵고 좁지만 정도를 걷고, 조직문화 개선에 도전하는 모든 경영자와 리더분들을 격려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제가 변화관리 현장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경영자께서는 '안 되는 팀'에 집중하십니다만, 변화관리에서는 20%의 선두그룹이 더 잘하도록 하는데 집중하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안 되는 팀을 되게 만드는 것보다 되는 팀을 더 잘 되게 해주시고, 그들을 변화의 선두주자이자 주체로 만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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