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에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휴먼터치'
전문가와 함께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성취하는 경험을 하는… 기술력이 아니라 '사람의 관리'가 핵심
다이어트 전문가, 트레이너, 영양사, 심리학자 등 전문가들이 고객에게 1:1로 맞춤형 다이어트를 코치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조명받는 트렌드는 '언택트untact'기술이다. 접촉, 대면은 곧 감염의 위험을 불러오기에 우리는 흩어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언택트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인간과의 단절이나 대체가 아니라, 인간적 접촉을 보완해주는 역할이어야 한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휴먼터치Human Touch'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휴먼터치가 의미하는 바는 인간적인 손길을 기술로 구현하거나 기술을 최대한 인간적으로 표현해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간의 손길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휴먼터치는 대단한 첨단 기술이나 자본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소비자의 마음에 다가가고자 하는 진정성이 있는 조직이라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언택트 시대에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 담긴 인간의 손길이다.
다이어트를 도전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끝까지 그 의지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것이다. 혼자만의 의지로는 계획된 기간 내내 계획된 운동과 식단을 해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고객들은 헬스장, 1:1관리를 찾는다. 이러한 어려움을 가진 고객들을 위해 한국 청년 정세주 대표가 뉴욕에서 창업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회사 '눔코치'가 있다. '눔'은 2010년 뉴욕타임스에서 최고의 건강관리 앱 개발사로 선정될만큼 영향력 있는 어플이다. 눔코치는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당뇨병 등의 여러 성인병을 가진 고객들이 '실현 가능한 계획을 통한 성공'을 경험하는 것을 돕는다.
초반 눔코치의 목표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IT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초기에는 모든 초점을 기술에 맞췄고, 거의 모든 직원을 엔지니어로 채용했다. 하지만 뛰어난 IT기술이 서포트된다고 해서 고객의 다이어트 성공률까지 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동기부여와 흥미 유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이는 기술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눔코치는 사용자에게 진짜 사람을 붙여주기로 했다. 휴먼터치가 결합된 것이다.
다이어트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한데, AI기반 코칭 알고리즘만으로는 사용자들의 운동 의지·스트레스·귀찮음 등의 감정까지 세밀하게 알고 케어해주기가 어려웠다. 눔코치 관리자들은 먼저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다이어트의 고충에 공감해주면서 식사나 운동 관련 궁금증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제공했고 회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마라톤에서의 페이스메이커와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다이어터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휴먼 터치', 사람 코치의 케어였다. 눔코치는 사용자에 일대일로 사람 코치를 붙이되, AI가 사람을 보조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AI가 사람을 도와 코치 1명이 20명이 넘는 회원을 관리할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눔코치의 핵심은 다이어트 전문가, 트레이너, 영양사, 심리학자 등 전문가들이 고객에게 1:1로 맞춤형 다이어트를 코치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서비스는 스마트폰에서 이뤄지는데 이 부분에서 '언택트'에 '휴먼터치'를 입힌 눔코치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모든 업무가 사람 직원 손을 거쳐야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 응대가 가능한 반복적인 일은 AI에게 맡겨 노동의 효율을 높혔다. 기술을 활용해서 사람이 더 잘하는 것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돕고 기술적으로 AI가 대신 할 수 있는 일은 기술에 맡기는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인 셈이다. 2015년 10월부터는 기존 AI기반 앱에 인간 코치를 붙이고 일대일 원격 상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가격을 올렸는데 오히려 가입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용자들은 저가의 획일화된 서비스가 아닌, 더 비싸더라도 나만을 위한 맞춤형 건강 코치가 필요했던 것이다.
오늘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고객 여정에서 고객을 붙잡을 수 있는 '진실의 순간'은 인간의 손길이 느껴지는 그 순간이다. 대단한 첨단 기술 없이도 고객에게 감동과 진심을 전할 수 있는 '휴먼 터치'는 사람 간의 만남과 소통이 줄어들고 있는 현대 언택트 사회에 가장 필수적인 가치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1>를 참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