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정찰제 통해 고객에게 투명한 정보 제공
합리적인 가격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관리
기존의 웨딩 플래너를 대체하는 디렉팅 서비스 운영

통계청에 의하면, 2021년 혼인건수는 19만 3천 건으로 전년대비 9.8% 감소했다. 결혼에 골인하는 신혼부부의 수가 매년 10% 가까이 줄어들기 때문에, 웨딩 산업은 사양 산업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체적인 시장의 크기가 줄어듦에 따라 기존의 웨딩 시설들이 많이 없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웨딩 산업은 20조원 규모의 아주 큰 서비스 시장이다. 또한 대형 업체 한 곳이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독점 시장도 아니다.

여전히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웨딩 산업에서, ‘스몰 웨딩’ 이라는 트렌드를 캐치하고 뛰어난 경영 전략으로 국내 스몰 웨딩 업계를 이끄는 인물이 있다. ‘오딩’의 유태민 대표다. 사례뉴스팀은 유태민 대표를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딩'의 유태민 대표 (출처: '오딩')
'오딩'의 유태민 대표 (출처: '오딩')

Q. 먼저 오딩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딩은 주문형 스몰 웨딩 버티컬 플랫폼입니다.(버티컬 플랫폼이란 카테고리에 따라 특정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고객들이 스몰 웨딩이나 일반 웨딩으로 결혼을 준비할 때 온라인으로 100%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웨딩홀이 아닌 레스토랑, 공원, 개인주택 등 고객이 원하는 공간에서 자유도 높은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오딩’을 운영하기 전에 교사 생활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창업의 길로 뛰어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일단 제가 정교사는 아니었고 기간제 교사로 중학교에서 4년동안 근무를 했습니다. 안정적인 공무원을 그만두고 창업을 한 것으로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기간제라는 건 계약직이기 때문에 마냥 편한 길을 버리고 어려운 길을 택한 것만은 아닙니다. 가르치는 일을 하는 와중에도 창업에 대한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고, 아이템을 찾고 있었습니다.

언제, 어디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딩' (출처: '오딩')

Q.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실제로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보통 결혼을 준비할 때 웨딩 박람회에 가서 정보를 얻는다거나, 웨딩 플래너를 통해서 견적을 산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겪어보면 생각 이상으로 많은 힘이 듭니다.

모든 분들이 공감하시듯이, 결혼을 준비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비용 또한 일정하지 않은, 굉장히 불투명한 과정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마치 중고차 시장에서 중고차를 사기 당하지 않고 구매해 가는 과정이랄까요.(웃음)

결혼이나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어떤 품목을 구매해야 하는지, 구매해야 할 품목의 가격은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결혼 시장에서는 웨딩 플래너,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고차 딜러를 거쳐 상품을 구매하게 됩니다. 제가 20여년 전 학생 시절에 웨딩홀에서 주말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웨딩 산업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여전히 80% 이상의 분들이 웨딩 플래너를 통해서 결혼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웨딩 플래너 없이도 고객들에게 알기 쉬운 정보를 제공하고 제대로 결혼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Q.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결혼 준비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결혼 준비를 해보시면 아시게 되겠지만 모든 가격이 다 들쭉날쭉합니다. 다시 중고차 시장을 예로 들어볼게요. 중고차는 잘못 사면 적지 않은 비용을 낭비하게 되고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엔 새 차를 사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어요. 결혼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여러 업체를 전전하다가 온갖 비용을 다 지불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결혼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동일한 상품을 더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데도 말이에요.

물론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그 가격에 맞는 서비스가 적절하게 제공되었는지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예를 들어 내가 자동차를 샀는데 바퀴가 안 달려 있는 거예요. 당연히 자동차를 사면 바퀴가 달려 있을 걸로 소비자들은 생각하죠. 하지만 막상 바퀴가 없어 바퀴가 왜 없냐고 물어보면, 돈을 더 내야 바퀴를 준다는 대답을 듣죠. 이렇게 불투명한 시장이 현재의 웨딩 업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명하게

'오딩'은 가격 정찰제를 통해 고객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한다 (출처: '오딩' 홈페이지)
'오딩'은 가격 정찰제를 통해 고객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한다 (출처: '오딩' 홈페이지)

  Q. 홈페이지에 정가를 게시하는 가격 정찰제를 도입하여 고객들께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힘든 점은 없나요.

“오딩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처음에 기획했던 대로 소비자 입장에서 결혼 준비를 할 때 원하는 바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자는 것입니다. 소비자는 가격을 투명하게 알고 싶어하죠. 혹시 부가 비용이 더 들어가지는 않는지, 다른 업체와 비교하여 이 가격이 저렴한 가격인지 말이에요.

하지만 가격 정찰제를 유지하는 것이 사실 많이 힘들어요. 왜냐하면 기존에 업계의 관행처럼 여겨졌던 것들을 저희가 어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노출하는 것은 웨딩 업계의 불문율에 가깝기도 하고, 가격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은 타 업체의 저항을 부르기도 합니다.

수산시장 같은 데 가시면 회 살 때 막 계산기로 두들겨서 킹크랩 가격이 얼마인지 부를 거에요. 만약 킹크랩이 15만원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15만 원인데 제가 13만 원에 드릴게요” 라고 내뱉는 순간 수산시장의 모든 사장님들과 적이 됩니다. 저희가 그런 관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 정찰제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시선과 저항들을 극복해야 하죠.

누구나 저렴한 가격으로 꿈꾸던 결혼식을 준비할 수 있다. (출처 : '오딩')

Q. 타 업체에 비해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딩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 스몰 웨딩에서 비용이 가장 많이 나오는 부분이 플라워 연출 부분입니다. 저희가 플라워 연출 부분은 3년 동안 많은 노하우를 통해서 비용을 국내 최저가 수준으로 맞춰 놓았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희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두번째로, 저희는 공장에서 소품을 직접 제작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웨딩 소품들을 기성품처럼 구매할 수 있는 루트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 공방 혹은 전문가에게 의뢰를 개별적으로 맡겨 제작을 해야 되기 때문에 비용이 굉장히 높게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직접 원목을 들여와서 원목을 재단하며 페인트 칠을 하고, 색깔을 내고 최종적인 가공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연출 소품의 제작 단가를 낮추기 위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 저희가 지금 서비스가 강원도부터 부산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결혼식이 주말에 보통 있지 않습니까. 결혼식은 당일 배송 서비스라고 보시면 되거든요. 그러면 물류 창고가 필요합니다.

결혼식에 저희가 나가서 레스토랑이든 호텔이든, 본인 집이든 다 결혼식이 가능하게끔 저희가 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요일에 결혼식이 20개가 있을 수도 있고 30개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토요일날 새벽에 저희 모든 팀원들이 다 모여서 각 출발지로 출발 물건을 싣고 결혼식장으로 출발해서 결혼식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복귀합니다.

다시 말해, 창고에 웨딩 소품을 다시 적재하는 역할을 하는 그런 물류센터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간편하게

 

결혼에서 중요한 것은 형식일까, 마음일까. (출처:'오딩')
결혼에서 중요한 것은 형식일까, 마음일까. (출처:'오딩')

Q. 기존의 웨딩 플래너를 거치지 않고 디렉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단 디렉팅 서비스는 현재의 웨딩 플래너의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웨딩 플래너는 여러 상품들, 예를 들어 스튜디오 상품이나 드레스 혹은 메이크업(줄여서 ‘스드메’라고 한다.) 상품들을 소비자에게 소개하여 계약을 진행하는 역할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예비 신랑 신부님들은 플래너를 통해서 100% 계약을 하게 됩니다. 모든 비용도 플래너 컨설팅 사무실과 이제 주로 계약을 하게 되시고 모든 비용도 플래너 컨설팅 사무실에 납입을 하게 됩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현재의 웨딩 플래너가 하는 일들을 디지털화하는 것입니다. 저희 서비스는 웨딩 플래너 없이 웨딩 플레너가 해 주는 것 이상의 상품 추천을 해드리고 투명한 가격을 제공하고 있으며, 계약 진행까지도 온라인으로 모두 진행할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고 있습니다”

Q. 스케줄 관리에 AI 시스템을 도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요새는 모든 산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이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결혼 준비를 일찍 하시는 분들은 1년 전에 하시고 임박하게 하시는 분들도 사실 3~4개월 이전에 준비를 마칩니다.

일단 1년 전에 결혼을 준비하고 계약서를 쓰시면 1년이라는 기간 동안 계속 준비를 하는 게 아닙니다. 보통은 그러니까 잊고 계시거든요. 1년이라는 시간이 ‘내가 결혼을 하나’라는 사실도 잊고 지낼 만큼 긴 시간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뭔가를 해야 된다’ 를 알려주는 사람이 필요해요 그게 이제 지금 웨딩 플래너가 하는 역할입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면, 신랑 신부가 이제 스튜디오 가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드레스 샵에 방문을 하셔서 드레스를 한번 입어보시고 이제 고르셔야 되는 시점이 왔습니다’ 이런 것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고객분들한테 어드바이스를 해드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운영하는 AI 디렉팅 서비스라고 해서, 고객의 결혼식 날짜를 기준으로 해서 현재 고객이 어떤 시점에 어떤 준비를 하셔야 되는지를 저희가 빅데이터를 통해서 분석을 해 두었습니다.

90일 이전에는 이런 것들을 해야 되고, 60일이나 30일 이전에는 이런 것들을 해야 되고, 가장 임박한 시점에는 혼인 서약서 또는 포토 테이블에 올려놓은 사진들이 준비가 됐는지를 최종적인 체크를 해드리는 거죠.

결혼식 2주 전에는 잔금과 관련된 사항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리고 현금 결제나 카드 결제 관련 안내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을 토대로 예비 신랑 신부님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들이 있거든요.

그걸 데이터화해서 시기에 맞게끔 적절하게 고객에게 피드백을 드리고 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신랑 신부가 신경 써야할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저희는 AI 디렉팅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께서 복잡한 과정을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평생 단 한 번 뿐인 결혼식 (출처:'오딩')
평생 단 한 번 뿐인 결혼식 (출처:'오딩')

Q. 마지막으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타트업에 청년들의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하고 2년 차 정도 됐을 때 뼈저리게 후회를 했습니다. 십여년 간 직장생활 하면서 모아 두었던 자금이 슬슬 바닥나기 시작할 때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투자했던 자금이 당장 눈앞의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을 때 실망할 수 있습니다. 정말 버티기 힘들기도 합니다. 직장생활을 하시면서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 그건 힘든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시게 될겁니다.(웃음) 창업을 하시면 직장생활에서 어떤 고난을 겪으셨던지 간에 100배 이상의 고통을 겪게 되실 거예요.(웃음)

자금이 소진되고 힘든 순간이 와도 나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되신 분들은 창업을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회사를 세우고 경영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절대 만만한 분야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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