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의 니즈에 기반을 두고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 기본에 충실
70년 스토리를 담은 어묵베이커리, 연간 80만명 방문할 정도로 성장
어묵은 저렴하고 질 좋은 단백질 공급원, 미래식량으로 성장 가능성
‘삼진어묵’의 본질 가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소비자와 문화를 만든다

13일, 가인지컨설팅그룹에서 주최하는 ‘2022 경영전략 컨퍼런스’가 열렸다. 경영컨퍼런스는 다양한 산업·규모의 최고경영자(CEO)와 구성원들이 함께해 실제 성공 사례, 지식을 보유한 연사들의 인사이트 강연과 실행·적용 중심의 방법을 제안하는 가인지컨설팅그룹의 연례 행사로, 매년 두 차례 열린다.

‘2022 경영전략 컨퍼런스’는 총 다섯 세션으로 구성되며 조직문화, 제품혁신, 디지털 전환, ESG, 평가 보상의 사례를 갖고 있는 5명 연사들 강연으로 진행된다.

2022 경영컨퍼런스, (세션2) 삼진어묵 박용준 대표, 제품혁신 인사이트 강연
2022 경영컨퍼런스, (세션2) 삼진어묵 박용준 대표, 제품혁신 인사이트 강연

컨퍼런스 ‘세션2-25억원에서 800억원대로 신제품 혁신 성공전략 삼진어묵 이야기와 창업가 정신’에 삼진어묵 박용진 대표는 제품혁신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눴다. 아래는 초청강연 내용이다.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삼진어묵 (출처: 삼진어묵 공식 쇼핑몰)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삼진어묵 (출처: 삼진어묵 공식 쇼핑몰)

3대째 69년동안 어묵을 만들고 이제는 판매하고 있는 삼진어묵의 성장스토리와 공유하고 싶은 기술적인 부분들을 몇가지 나눠보려 한다.

처음 삼진어묵 회사는 ‘부산어묵’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전국 100개 넘는 제조회사가 전부 부산어묵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고 회사의 정체성이 없었다. 그저 오래된 회사였다.

아버지 뒤를 이어 사업을 돕기 시작할 때 쯤 상황은 대기업들이 산업에 끼어들고 유통 구조를 갖춘 업체들이 장악을 하면서 유통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시장위주로 납품하던 회사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있었다. 

 

영업의 시작

제품들을 들고 전화번호부의 거래처들을 모두 방문하며 영업을 시도했다. 회사를 살리겠다는 간절함이 있었기에 영업을시도하는 것들은 어렵지 않았지만 ‘왜 삼진 어묵을 써야하는지’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다. 레드오션을 처음 경험했고 경쟁력이 없이는 거래처가 요구하는대로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민하며, 눈에 들어왔던 산업은 제과제빵, 커피 산업이었다. 대전의 ‘성심당’ 빵집을 보며 이처럼소비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게 하는게 경쟁력이지 않을까 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했다. 이것이 변화의 시작이었고 직접 판매를 하지 않다가 소비자와 더 가까이 가기 위해 B2C산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묵1번가

제조사가 처음 시도한 것은 ‘어묵 1번가’였다. 당시 머릿속 어묵의 주 소비자들이 있는 곳은 시장이라고 판단했고 어묵을 전문적으로 팔고, 주황색 유니폼도 준비하고, ‘어묵1번가’라는 브랜드에, 상품 포장도 예쁘게 해서 도전했다. 

하지만 철저하게 실패했다. 소비자는 값이 싸고, 불편하게 장 보지 않도록 다른 상품도 같이 파는 것을 필요로 했다. 브랜드 이름이 달라지니 부산어묵이 아닌줄 아시는 분들도 계셨고, 반찬거리를 위해 장을 보시는 손님들에게 예쁜 포장은 필요 없었다. 

실패는 두려웠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직접 경험해보고 더 철저하게 소비자들이 원하는것을 분석하고 제조를 통해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경험하며 다음 ‘삼진어묵베이커리’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피란민들의 영약식에서 끼니마다 식탁위의 국민반찬, 그리고 간식까지, 어묵의 문화를 만든다. (출처: 삼진어묵 공식 쇼핑몰)
피란민들의 영약식에서 끼니마다 식탁위의 국민반찬, 그리고 간식까지, 어묵의 문화를 만든다. (출처: 삼진어묵 공식 쇼핑몰)

삼진어묵베이커리

어묵은 갓 튀겨내었을 때 가장 맛있고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정말 맛있는 어묵을 먹고싶어 하시는 소비자들의 니즈를채우기 위해 베이커리라는 컨셉을 만들었다. 생산하는 모습을 실제로 다 보여드리고, 그리고 이전에는 어묵을 카드로 계산할 수 없을만큼 영세했는데 결제 구조도 보완을 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해주셨다. 소비자의 니즈가 충족이 되니홍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베이커리 위치에 있어서도 할아버지 때부터 어묵공장을 쭉 이어왔다는 스토리를 담아 봉래동 골목길에 매장을 열었다. 

처음에는 위치가 특이해 사람들이 아무도 안찾아 오다가 조금씩 이곳의 특별함에 공감하셨던 분들이 알아주시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공간이 되었다. 2015년도에는 연간 80명이 방문해주셨다. 이러한 도전들로 회사는 단기간 내에 1천억 매출을 달성하는 극도의 성장을 이뤄내게 되었다.  

그리고 단순 직영매장을 늘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온라인 유통채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형성했다. 전체 매출의 포트폴리오가 250억 정도는 온라인, 250억 정도는 매장, 250억 정도는 대리점, 250억 정도는 할인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묵을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를 만들고 있다. 

예를 들어, 명절에 어묵을 아이스박스에 포장해 택배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에 큰 성장이 있었다. 나중에는 어묵을선물하는 문화를 대중화해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으로 가볍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어묵을 고로케, 편의점의 핫바 등 간단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간식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 삼진어묵베이커리와 더불어 B2B로 식자재 납품하는 것도 늘리고 있다. 

해외에서 생선들이 많이 나는 곳에 가공해서 먹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버리거나 사료로 많이 쓴다. 그 곳에 어묵을 제조하는 기술과 노하우가 전해지고 저렴하게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어묵이 수산단백질로서 식단에 공급될 수 있을 것이다. 동남아시아에는 이미 피시볼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다. 해외에 한국 어묵 문화를 전파하며 산업의 파이를 키워갈 생각이다. 

앞으로도 어묵의 문화를 다양화하며 어묵의 가치인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특징을 살려 미래식량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하지만 고객의 니즈에 맞추지 않고, 기업의 구조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앞서나가 무작정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가는 것도 문제가 된다. 

그렇게 될 경우 실질적으로 고객들이 이용하지 않는 다는 것을 철저하게 깨닫게 된 시기 또한 있었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는 본질을 지키고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이 진짜 혁신이다. 

2022 가인지 경영컨퍼런스에서 실시간으로 삼진어묵의 성장 스토리와 기술 전략들을 강연 중이다.
2022 가인지 경영컨퍼런스에서 실시간으로 삼진어묵의 성장 스토리와 기술 전략들을 강연 중이다.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3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브랜드(Brand): 부산어묵에서 삼진어묵으로

자신만의 브랜드, 이야기가 담기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성공요인은 우리만의 스토리와 브랜드로 나아간 것이다. 영세하고 제조업일지라도 브랜드가 필요하다. 본인의 경쟁력과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담는 것이 브랜딩의 핵심이다.

삼진은 지속적으로 시장에 맞게 어묵의 새로운 문화들을 만드는 것이 브랜딩 경쟁력이다. 예를 들어, 어묵을 해외로 유통하는데에 가장 어려운 점은 냉장보관, 냉동보관이다. 그래서 일반 온도에서 18개월 동안 보관하고 유통할 수 있는 어묵을 만들었다. 

그리고 첨가물을 첨가하지 않고 편리하게 소비하고 가격도 저렴한 라인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장대에서, 운동하다가 한입 씩 먹을 수 있는 가치를 담은 브랜딩도 준비 중이다. 

 

고객(Customer): 생산자 우선에서 고객 우선으로

기존에는 유통사를 주 고객으로 더 얇게 해서 저렴하게 납품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기술이었다. 하지만 돈을 더 내도좋은 품질을 먹고 싶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생존을 위해 절박하게 사업을 하다 형성된 형태가 고착되어서,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고민하고 생산하는 구조로 변화하기까지 너무 힘들었다. 기업의 대표는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고객의 입장에서 만들 수 있도록 원점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겨진다. 

어메이징 팩토리

생산자 우선에서 고객 우선으로 바뀌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공장에서 오래 일해오신 분들께 강요하기 보다 영감과 자극을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외부에서 견제할 수 있는 어메이징팩토리라는 공장을 만들어 다품종 소량생산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밀키트, 건강한 고급 제품들 등을 개발하고 제조하고 있다. 

‘어묵에 패션을 입히다’를 슬로건으로, 트렌디한 어묵을 개발하고 해외 수출 활성화 및 사회 공헌으로 어묵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기업이다. (출처: 어메이징 팩토리 공식 홈페이지)
‘어묵에 패션을 입히다’를 슬로건으로, 트렌디한 어묵을 개발하고 해외 수출 활성화 및 사회 공헌으로 어묵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기업이다. (출처: 어메이징 팩토리 공식 홈페이지)

 

도전(Blue Ocean): 새로운 소비자를 만들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다.

어묵이 전통산업이지만 커질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소비형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도전을 했기 때문이다.

설명을 돕기 위해 극단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PC방에는 매대가 있다. 그곳을 시장으로 보고 납품을 하려다 보니 물류조합, 정부조합 등 다양한 루트를 거쳐야 했고 납품하다보니 조금 들어갔다가 퇴출되고 하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어있었다. 

그래서 게임회사들과 연결해 PC방에서 어묵을 구매하면 뚜껑 난수번호를 적어두었다. 그것을 게임상 연결하면 엄청난 아이템이 나오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했다. 그리고 실제로 손님들이 먹어보니 괜찮아 계속 찾는다는 전화들이 있었다. 

그리고 가정 간편식으로 드실 수 있도록 공항, KTX 역, 편의점에서 편하게 드실 수 있도록 어묵 주먹밥도 만들었다.

제주도에 광어가 일본 수출이 잘 진행되지 않아 우리 쪽에서 이벤트를 제안했다.  가격이 나가는 만큼 부가가치를 높이기위해 어묵 전병을 만들어 제품을 개발해 광어를 소진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이와 같이 문화는 한계가 없다. 문화를 내부적으로 구축해서 전략적으로 가져갔던 것이 ‘삼진’스러웠다. 앞으로도 본질적인 가치인저렴함과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플랫폼 회사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인류에게 양질의 수산단백질을 제공하는 식품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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