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두창 감염자 1만 4천명 돌파...한 달 사이 5배 증가
WHO 사무총장 "새로운 발생국 늘어나는 것 우려돼"
의료계 "국내 대유행 가능성 낮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1일(현지 시각)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를 소집했다. 최근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는 원숭이 두창에 대하여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상태(PHEIC)를 선언할지 그 여부에 대한 회의가 열린 것이다. 사실 긴급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WHO는 지난달에도 원숭이 두창을 PHEIC 선언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확산 수준이나 치명률 등이 아직은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PHEIC 선언은 내려지지 않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차 긴급 회의가 열리기 전날인 20일,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에서 1만 4천 건 이상이 발생한 점을 확인했고, 이 질병에 따른 사망자가 아프리카에서 5명 나온 점도 파악했다."며 "지난 주 6개국에서 첫 번째 사례가 등장하였다.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감염 보고 사례가 증가하는 것이 우려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PHEIC는 가장 심각한 전염병에 국제적 대응을 선언하는 것으로,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PHEIC 선언 대상이 되면 WHO는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한 연구 및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황열병, 콜레라, 페스트 유행 등을 의미했었으나 2005년 국제 보건 규칙 개정 이후 원인을 불문하고 국제적으로 공중 보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모든 사건이 대상이 되었다. 국제 보건 규칙 개정 이후 PHEIC 사태로 지정된 사례는 인플루엔자, 에볼라 등이 있으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가 유일하다.
원숭이 두창은 1958년 연구를 위해 사육된 원숭이들에게 수두와 비슷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처음 발견되었다고 하여 '원숭이 두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의 첫 감염을 시작으로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카메룬 등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보고되며 풍토병화 되었다.
그러나 2022년 5월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각국에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며, 지난 6월 국내에도 첫 감염자가 발생하였다.
한편 의료계에서는 원숭이 두창이 밀접 접촉 시 전파되기 때문에 전염력이 낮다는 점과 치사율이 높지 않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코로나19와 같은 대유행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PHEIC 사태가 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