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와 유통 수수료 걷어내 부담 낮춘 경영 방침이 성장의 비결 돼
'투명성 높인 경영'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와이즐리 페이지 캡처
와이즐리 페이지 캡처

최근 한 트위터 이용자가 올린 ‘와이즐리’ 홍보글은 무려 1만 7천 번 공유되며 SNS 입소문을 탔다. 홍보글에 따른 구매 후기도 몇몇 개 올라왔을 정도다. 그 덕분에 기업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이 기업의 어떤 점이 SNS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 

그 비결은 바로 광고비와 유통 수수료를 걷어낸 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운영 방침이었다. 와이즐리가 판매하는 화장품의 가격은 최대 6천원을 넘지 않는다. 생리대와 멀티비타민도 각각 2300원, 5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2018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와이즐리는 품질 좋은 독일산 5중 면도날을 평균 대비 1/3에 불과한 가격에 판매해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들은 제품 출시 9개월 만에 와이즐리를 구독해 제품을 정기적으로 배송 받고자 하는 1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사업 4년차인 현재, 아웃스탠딩에 따르면 와이즐리의 면도기 시장 점유율은 9~15%로 추산된다.

와이즐리 페이지 캡처
와이즐리 페이지 캡처

와이즐리의 창업자들은 고객에게 직접 사용되지 않는 비용을 고객이 내는 것을 납득할 수 없기에 와이즐리라는 기업을 세우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창업 이전에 소비재 및 유통과 관련된 회사에서 일했다. 그 결과 창업자들은 회사를 다니는 동안, 모든 소비재의 원가가 판매 가격의 20% 미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2만원으로 판매되는 면도날의 원가는 무려 4천원도 되지 않는 셈이다. 지금의 시장에서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비용보다 광고와 중간 유통에 사용되는 금액이 더 크기 때문이다. 와이즐리의 창업자들은 시장의 비용 구조를 바꾸기 위해 TV 광고, 중간 유통비 등 모든 가격 인상 요소를 덜어냈다. 남은 것은 운영에 필요한 최소 금액뿐이다. 제조하는 데 사용된 금액인 원가가 제품 가격의 평균 80%를 차지할 정도다.

와이즐리는 가격이 낮은 제품은 사용 시 불편이 있을 거란 편견을 없애기 위해 품질에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는 선택을 했다. 와이즐리의 수분 충전 세럼에는 피부 개선 성분인 히알루론산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검증된 0.1%보다 5배 많은 함량인 0.5%의 성분이 함유되어있다. 

와이즐리는 지난 4년간 와이즐리를 찾아준 95만 명의 소비자에게 보답하기 위해 2022년 3월 전 제품 가격을 43% 인하했다. 그 결과 와이즐리의 면도기는 3500원의 가격으로 판매되게 되었다. 와이즐리의 가격 경쟁력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베자 인스타그램 캡처
베자 인스타그램 캡처

와이즐리와 비슷한 선택을 한 유명 기업으로는 글로벌 운동화 브랜드인 베자가 있다. 베자는 2005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다국적 기업이다. 베자는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친환경적인 원재료를 사용하고, 원자재 공급자와 노동자에게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 

베자는 운동화 제작에 있어 타사보다 5~7배의 비용이 소모되는 유기농 원료만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베자가 다른 브랜드와 비슷한 가격으로 운동화를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광고판을 비롯한 브랜드 홍보비용을 없애서다. 브랜드 홍보비용이 제품 판매에 있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19년 785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베자는 2020년 매출액 1억 2000만 달러를 달성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교보문고 페이지 캡처
교보문고 페이지 캡처

와이즐리와 베자의 성공 비결에는 한 가지 비밀이 더 숨어있다. 그것은 바로 핵심 성분 함량과 제품 가격 책정 구조를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게 한 투명 경영이다. 투명 경영은 기업의 정보를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 경영을 일컫는 말이다. 제품의 생산 과정과 기업의 구조, 성과 등을 소비자가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경영 방침은 소비자들에게 신뢰성을 제공한다.

투명 경영의 필요성은 1997년 일어난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2년 발생한 미국 기업 엔론의 분식 회계 사태 때 입증됐다. 부패와 불투명성으로 인해 미국을 대표하던 거대 기업들이 다수 도산한 이후 투명 경영이 떠오르게 된 셈이다. 그 이후 점점 발전해온 투명 경영은 세계적인 흐름이 됐다.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조직이 명시해야 할 국제표준인 ISO26000에도 명시되었을 정도다.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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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세라고 할 수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투명 경영의 필요성을 더욱 높였다. 투명 경영은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과 과정에 있어 시민단체 등 외부 구성원이 함께 협력해 공공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개념인 거버넌스(지배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 및 결과에 외부 구성원이 참여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이 활성화된 지금, 소비자들이 기업의 투자자로 존재하는 한 투명 경영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고객인 한편 주주로서 기업과 더욱 직접적인 관계를 맺게 된 이해당사자기 때문이다. 자신이 투자할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은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와이즐리와 베자의 성장 비결에는 광고를 없애 소비자가 겪는 가격 부담을 줄이겠다는 경영 방침과 소비자의 기업 정보 접근성을 높인 ‘투명 경영’이 있었다. 와이즐리와 베자의 경영 방식은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해답이 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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