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가, 연출가→디지털 아티스트→(주)인스피어 설립
전통을 미래로 이어주는 예술 테크놀로지…한국적인 오리지널 디지털 콘텐츠를 전 세계로!
(주)인스피어의 뜻? ’상상력으로 펼치는 또 다른 공간’
(주)인스피어의 향후 목표? 빛의 예술을 펼칠 수 있는 전시장․공연장을 만드는 것

(주)인스피어를 설립한 송해인 대표는 한국무용가이자 연출가, 디지털 아티스트다. ‘전통과 현대, 예술과 기술을 연결하는 기업’의 필요성을 느껴 2021년 인스피어를 설립했다고 한다.

현재 인스피어는 한국 정서를 담은 오리지널 디지털 콘텐츠로 전 세계와 승부하고 있다. 송해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스피어가 추구하는 가치, 콘텐츠,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았다.

아래는 송해인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한국무용가, 연출가, 디지털 아티스트에서 인스피어를 설립한 송해인 대표
한국무용가, 연출가, 디지털 아티스트에서 인스피어를 설립한 송해인 대표

Q. 인스피어는 사람인과 분위기를 합친 말이라 들었습니다. 어떤 공간이나 분위기가 주는 영향이나 사람의 존재가 공간에 끼치는 파동 등을 다양한 융복합적 시도를 통해 표현한다는 뜻이 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 회사 이름을 정할 때 어떤 배경에서 정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시·공간예술은 일상을 벗어난 또 다른 공간과 시간을 제공합니다. 예술의 주체인 사람 ‘인(人)’과 영감을 준다는 뜻의 ‘인스파이어 Inspire’ 여기에 새로운 공간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분위기 ‘아트모스피어Atmospher’를 합쳐 ‘인스피어(Insphere)’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AR(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 XR(확장현실, etended Reality)과 같은 기술로 일상과는 또 다른 시·공간을 만드는데요, 이렇게 창작된 새로운 공간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감과 위로 그리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 또한 바라보고 느끼는 사람의 존재가 이 공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하여 기술의 극대화를 통한 최고의 예술을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Q. 대표님은 한국 춤을 전공한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전통예술을 사랑하는 안무가이고 또 디지털아트 연출가로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2021년 4월 20일 인스피어를 설립했는데 창업 이유와 구체적인 창업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예술가로 활동하며 공연예술 특히 전통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길을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전도유망한 많은 예술가들이 생계를 위해 본업 외에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불어서 함께 창작 작업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꿈이 되었습니다. 

이후 사회적기업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요. 문화 예술계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면서도 예술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용기를 내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한 것이 (주)인스피어의 시작입니다. 기술 융합을 통한 전통예술의 대중화와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이 이뤄지는 점을 인정받아 현재 제주에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XR콘텐츠 숨쉬는별
XR콘텐츠 숨쉬는별

Q. 어떤 가치로 인스피어를 운영하고 계십니까?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을 성장시킵니다. 여기에 우리를 돕는 기술이 더해지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예술이 보태진다면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예술과 기술은 사람에 의해, 사람을 위해 탄생한 매개체입니다. 인스피어는 이를 활용하여 가상현실이라는 상상의 세계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풍부한 영감과 활력을 주고자 합니다. 사람과 예술, 사람과 기술, 예술과 기술이 서로 어우러지며 상생하는 콘텐츠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인스피어는 디지털 공연. 전시, 무대디자인, BTL 콘텐츠, 홍보영상 콘텐츠, AR/VR/XR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경험과 정서를 전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콘텐츠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주)인스피어에서 제작하는 콘텐츠들은 대부분 제주의 신화, 전설, 굿 등 지역의 문화적 소재를 바탕으로 합니다. 먼저 ‘제주기메’가 있습니다. 

기메는 제주 굿에 쓰이는 무구인데요. 신들의 세상과 사람의 세상을 이어주는 창문 역할을 합니다. 하얀 종이를 접고 오려서 만드는 제주 지역의 전통종이예술로 문양이 매우 다양합니다. 저희는 이를 패턴화하고 상징성을 살려 AR을 활용한 상품 및 VR 공연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미디어 파사드와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전시와 공연 콘텐츠가 있습니다. 

300년 전 제주도를 그린 채색화를 바탕으로 만든 ‘탐라순력도: 다채로운 꿈’, 스코틀랜드 에어리얼 댄스팀과 제주도 연희팀이 함께 공연한 ’열두 고개’, 제주도의 굿 세계를 담은 ’네오 굿(Neo-Kut)‘ 등이 대표적으로 인스피어에서 전반적인 무대 디자인을 맡아 진행했습니다. 

최근에는 제주의 전통예술단체 ’사단법인 마로’와 MOU를 맺고, 이승과 저승 사이의 시공간을 일컫는 제주어 ’미여지뱅뒤’를 테마로 한 메타버스 공연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탐라순력도
탐라순력도

Q. 동종업계와 비교했을 때 인스피어만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입니까?

미디어 디자인을 하는 분들은 많이 계시지만 전시나 공연 등의 예술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전시나 공연 예술가가 미디어아트 기술을 깊게 다루는 분도 흔치 않죠. 인스피어의 직원들은 모두 예술과 기술에 전문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며 차이점입니다. 

공연자이며 연출가인 저는 업계의 니즈를 파악해 빠른 소통과 대처로 콘텐츠 제작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스피어의 직원들은 보다 예술적인 기술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이 점이 앞으로 인스피어의 큰 강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Q. 인스피어는 그동안 비주얼 음악극, 전통 융복합 공연, 전시형 공연, VR 콘텐츠 등 여러 다양한 공연을 기획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과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미여지뱅뒤’죠. 제주도의 전통예술과 신화는 제주 굿의 ‘본풀이’에 기반합니다. 런던 유학 시절, (사)제주큰굿보존회를 이끌어가는 서순실 심방님과 제주전통예술단체 (사)마로의 도움으로 ‘Neo-Kut'이란 작품을 함께 했는데요. 

제주 굿(Rituals)와 디지털 기술(Digital Technologies)의 만남을 통해 제주굿의 매력과 미디어아트의 가능성을 알게 해준 작업이었습니다. 

2015년에는 이를 발전시켜 한국에서 ’미여지뱅뒤‘라는 작품을 발표했고 한국적인 디지털 예술로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작년부터는 미여지뱅뒤 시리즈를 함께 만들어왔던 (사)마로, 서순실 심방님과 함께 ’메타버스 미여지뱅뒤‘라고 메타버스 공연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있으니 참 인연이 깊은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작업 방향성과 가치를 결정하게 한 작품이기도 해서 더욱 소중합니다. 

열두고개
열두고개

Q. 인스피어만의 특별한 조직문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까다로운 프로그램을 다뤄도 본질적으로는 예술적 성향이 짙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지위나 직급 보다는 서로 이름을 부르며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수평적인 분위기가 저희와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주도의 푸른 자연에서 많은 위로와 힘을 느낍니다. 여유 시간이 생기면 바닷가를 산책하거나, 오름을 오르고요. 

한국의 장단과 리듬을 익히기 위해 장구 등을 배우거나 춤이나 요가도 즐겨 합니다. 해를 거듭하며 서로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서로가 서로의 역량을 인정하며 유대감이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열두고개
열두고개

Q. 인스피어가 바라는 최종적인 목표는 무엇입니까? 향후 비전과 계획 또한 궁금합니다.

제주도에 미디어아트 - 빛의 예술을 활용한 상설 전시장이자 공연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실험도 하고, 연구도 하고, 교육도 하면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발표하고, 그것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한다면 저의 오랜 꿈이었던, 역량 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환경과 즐거운 일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일하는 경영자분들을 위한 격려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경영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회사를 이끌어가는 책임자들을 보면 존경의 마음이 앞섭니다. 

때때로 어려운 일에 부딪히면 이러한 여정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하고 싶습니다. 

주변에 함께 일하는 동료, 열심히 활동하는 경영자가 있음을 떠올리면 제가 그랬듯, 분명 다시 힘을 얻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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