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창업도 비즈니스다

영화 비공식작전 [출처:쇼박스]
영화 비공식작전 [출처:쇼박스]

주말에 한국 영화 세 편을 섭렵했다

미션임파서블이 가장 최근에 본 영화이긴 하지만 한국 영화로는 범죄 도시3 를 극장 가서 본 이후로 이번에 다시 몰아 보게 되었다. 이틀 동안 '콘크리트 유토피아' '비공식작전' '밀수'를 차례로 관람했다. 영화는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론 비공식작전>밀수>콘크리트 유토피아 순으로 감상평이 좋았다.

​집에 TV가 없다 보니 오히려 극장을 자주 가게 된다. 태풍 카눈이 지나간 자리엔 여전히 폭염이 머물고 있다. 더위를 식혀줄 곳으로 종합 Mall의 극장 나들이 가 안성맞춤이다. 올해 극장 가서 본 영화를 뽑아보니 17편이다. 상업영화든 예술영화든 가리지 않고 봤다.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은 수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문화생활 중에 가성비 높은 것이 영화관람인듯하다.

​주말 극장에 앉아있었던 시간을 계산해 보니 대략 8시간을 영화를 보고 있었던 셈이다. 그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으니 만족한다. 극장 안은 시원했고 따듯한 아메리카노는 필수품이다. 자투리 시간마다 예매를 한터라 나름 스케줄이 빡빡했다. 이번에는 세편 모두 혼자 봤는데 혼술, 혼밥, 혼관람을 주저하지 않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혼자만의 동굴 속으로 깊게 들어갔다.​

영화 비공식작전 [출처:쇼박스]
영화 비공식작전 [출처:쇼박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출처: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출처: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밀수 [출처:NEW]
영화 밀수 [출처:NEW]

어디선가 본듯하다

비공식 작전은 영화 모가디슈와 닮아있다. 밀수는 도둑들과 타짜를 보는 듯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조금은 색다른 재난 영화지만 인간의 냉혹한 욕망과 본성을 끄집어 낸다는 점에서 역시 익숙한 포인트를 가졌다. 영화의 재미를 떠나서 한국 영화의 잠재력은 그동안 다양한 소재와 디테일한 심리묘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지향하는 바는 변함없으나 흥행 실적이 작년과 판이하게 다르다. 작년에는 이정재가 감독으로 데뷔한 헌트와 한산, 범죄도시2 등이 관객몰이에 성공해서 한국 영화의 힘을 보여줬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침체되어 있다. 나는 인상 깊게 봤지만 흥행에 실패한 작품들이 수두룩하다.

원인이 무엇일까?

인상된 관람료가 부담일까.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에 계속 노출돼서 신선도가 떨어진 걸까. 아니면 넷플릭스 같은 강력한 OTT의 등장 때문일까. 그래도 범죄도시 3가 천만을 넘은 걸 보면 재미만 따라준다면 관객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용이가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다른 작품들은 완성도가 떨어진 걸까? 8.13일까지의 흥행 실적을 살펴보자.

​비공식작전 98만 명, 밀수 435만 명, 콘크리트 유토피아 154만 명을 각기 기록하고 있다. 관객 수의 단순 비교보다는 투자 대비 손익분기점을 봐야 한다. 200억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비공식작전은 500만 명의 관객이 들어야 손익분기점을 넘는다고 한다. 이에 비해 밀수는 400만 관객이 손익분기점이라고 하니 목표가 달성됐으므로 앞으로의 행보가 조금은 가볍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늦게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410만 명이 BEP라고 하니 비공식작전보다는 형편이 좋은 셈이다. 보지 않아서 평을 하기 어려운 더 문은 280억에 제작비에 비해 관객 수가 저조해 참패가 예상된다. 요즘 CGV 같은 영화관들의 운영이 어렵고 제작사의 손실이 커진 건 업계 전반에 드리워진 암울한 현실이다.

세 편의 영화는 익숙한 포맷을 가지고 있지만

나름 재미를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비공식작전의 관객 수는 아쉽다. 하정우, 주지훈의 열연과 다양한 액션신, 시대 상황이 적절히 묘사됐음에도 관객이 찾지 않는다니 이 영화를 재밌게 본 나로서는 일종의 책임감(?)을 느낀다. 이미 본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역주행이 일어나면 좋겠다. 하정우와 주지훈이 성시경의 유튜브의 나가 흥행 부진의 속상함을 전했다고 한다.

영화의 관점이 바뀌다?

관객 수로 평가받는 우리 영화계도 이제 재구성돼야 한다. 영화를 제작하고 이익을 남겨야 하는 건 문화 비즈니스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관객 수로 좋은 영화와 실패한 영화로 규정짓는 잣대는 이제 벗어나야 될지도 모른다. 옛날에는 서민들에게 우유와 계란이 손에 잡히는 거의 유일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지만 지금처럼 먹을 게 많을 때는 수많은 기호 상품 중에 하나일 뿐이다. 사람들이 우유를 먹지 않아 유업체가 어려워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각종 OTT, 뮤지컬, 갤러리, 연극, 유튜브, 콘서트, 독서, 소모임, 취미활동 등 다양하고 세밀해진 문화 장르로 인해 관객은 볼게 많아졌다. 그런 현실에서 선택받기란 예전만큼 쉽지가 않다. 그래서 요즘 극장가는 상영관 쪼개기가 일어날 정도다. 심지어 관객 20명 정도 들어가는 프랜차이즈 상영관도 만들어지고 있다.(이름 모를 소극장이 아니라 CGV, 메가박스 같은 곳에서). 그만큼 관객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출 전문 빅데이터 핀테크 기업 핀다에서 진행한 2023 상반기 자영업 창업 보고서 [출처:핀다]
대출 전문 빅데이터 핀테크 기업 핀다에서 진행한 2023 상반기 자영업 창업 보고서 [출처:핀다]

창업도 매한가지다

수없이 쏟아지는 가게와 사업의 경쟁자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모두가 비슷한 상품을 들고서는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다. 심지어 영화 '비공식작전'처럼 연기, 스케일, 구성까지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저조한 것처럼 열심히 일한 대가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는 억울한(?) 사장님들도 많다.

​누구의 문제일까?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계속해서 노력만 해야 하는 걸까? 우리는 이미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는 변화무쌍하다. 내가 알던 대기업 출신 OB였던 동종업계 이사장님은 본인이 나온 회사에서 전관예우로 거래처를 확보해 주는데도 불구하고 5년을 버티다 사업을 중단했다. 고객의 니즈보단 이 사장님 본인의 철학(?)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결과다. 고객은 늘 변한다.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다. 매년 개봉하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마니아들의 기억 속에만 남을 뿐 철저히 잊혀간다. 창업시장에서도 지난 20년 동안 많은 업체들의 흥망성쇠를 보았다.

경쟁력 있는 '상품이나 아이템'을 가지고 있던지

그게 없다면 '좋은 시장'에라도 가있어야 한다

​생계형 창업으로 집안에 돈이란 돈을 모두 모아서 점포를 열었는데 장사가 안되면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진다. 그래서 더더욱 창업이야말로 신중해야 한다. 만약 노력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구조적인 문제라면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극한 시장으로는 가지 말자. 흔히 알고 있는 자영업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그렇다면 그 시장에 들어가 고생할 이유는 없다.

​1인 기업은 냉혹한 창업시장의 대안이다.

내가 만든 사업장에서 스스로 만든 일거리로 하루를 채운다.

감독이자 제작자가 되는 것이다.

주말의 영화 이상

치열한 창업시장에서 살아가는 당신은

명감독이자 명배우다

​* 2023년 8월, 올해 극장에서 본 영화만 뽑아봤다

스즈메의 문단속

소울메이트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존윅4

에어

항구의 니쿠코 짱!

트랜스포머 : 비스트의 서막

범죄도시 3

엘리멘탈

플래쉬

미션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1986, 그여름 그리고 고등어 통조림

나의 사소한 슬픔

콘크리트 유토피아

비공식작전

밀수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이성원 대표가 쓴 컬럼입니다. 이성원 대표는 B2B 창업 20년이 넘은 창조시스템 대표로 브런치와 블로그에서 '글쟁이연어'란 필명으로 활동을 하며 1인 기업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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