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 시선과 작가 시선 모두를 장착하라!

책을 쓸 때 절대 빠뜨리지 말아야 할 부분은 '자료 수집'입니다. 자료 수집을 안 하고 책을 쓰겠다는 것은 어떤 연구와 공부도 안 하고 자기 생각만으로 논문을 쓰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자료 수집은 다음 영역들에서 합니다. 책, 영상, 신문, 논문, 검색, 각종 통계 사이트, 나의 기록과 경험. 이 중에서도 '책'은 자료 수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서는 대략 30~50권의 책을 분석하고 정리해야 합니다.

책은 크게 경쟁도서와 참고도서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쟁 도서는 말 그대로 내 책과 경쟁하는 책입니다. 제가 쓰고 있는 <가제 : 난생 처음 책쓰기>는 글쓰기와 책쓰기 작법서로, 온라인 서점에서 경쟁서를 검색해 보면 ‘국내도서>인문>글쓰기>글쓰기 일반’ 순으로 분야가 나뉘어 있습니다. 오프라인 서점 매대에서는 내 책과 나란히 놓이는 책을 말하죠.

 혹시 나는 이미 이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경쟁서를 읽을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모르는 내용이 딱히 없으니 안 읽어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경쟁서를 읽는 목적은 단순히 ‘내용 파악’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경쟁서를 읽는 이유는 ‘분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책은 왜 잘 팔렸는지, 왜 안 팔렸는지, 목차 구성은 어떻게 했는지, 본문 구성은 어떻게 했는지 등을 분석하여 내 책에 적용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려면 우리는 이제 독자가 아닌 기획자의 시선으로 책을 보아야 합니다.

모델 하우스에 가본 적 있으신가요? ‘와~나도 이런 집에 살고 싶다!’ 멋진 인테리어에 감탄이 쏟아지죠. 만약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A가 모델 하우스를 방문하면 어떨까요? 아마도 A는 감탄만 하지 않을 겁니다.

집의 구조는 어떤지 조명의 위치는 어떤지 바닥재 종류는 무얼 택했는지 등 세부 사항들을 유심히 볼 것입니다. 이게 바로 기획자의 시선이죠. 경쟁 도서를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의 내용이 아니라 세부 사항들을 유심히 살펴야 합니다.

경쟁도서를 읽는 또 다른 이유는 벤치마킹 할 ‘샘플 도서’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샘플 도서란 ‘나도 이렇게 쓰면 되겠다’는 느낌이 오는 책입니다. 물론 100% 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내 책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만 가져다가 활용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목차 구성은 A책을, 본문 구성은 B책을, 콘셉트는 C책을 벤치마킹 할 수 있겠습니다.

저의 샘플 책은 미국 주요 언론의 베스트셀러를 배출하는 출판 서비스 기업 스크라이브 미디어의 터커 맥스, 재크 오브론트의 ‘책 쓰기의 기술’입니다. 제가 이 책을 샘플 책으로 선정한 이유는 책 쓰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팩트를 알려주고 본격적인 책 쓰기에 앞서 두려움을 물리치는 방법을 알려 주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책을 쓸 때 정작 책을 쓰는 행위가 아닌 감정의 소용돌이로 힘들었기 때문에 저의 가치관과 정말 잘 맞는 책이었습니다.

또한 동기부여를 가장해 자신의 일대기를 나열하며 분량을 채우는 뭇 책들과 다르게 실제 책을 쓰는 데 필요한 진짜 정보를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샘플 책을 찾아 놓으면 로드맵이 생긴 듯 방향이 더욱 뚜렷해집니다. 여러분은 어떤 책을 샘플 책으로 정하실 생각이실까요?

자료 수집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책은 크게 경쟁도서와 참고도서로 나뉜다고 했는데요, 참고도서 또한 말 그대로 참고하는 도서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을 위한 독서법에 대해 책을 쓴다고 합시다.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할 때 뇌 과학이나 심리학에 기반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서법 책을 쓸 때 참고도서는 뇌 과학이나 심리학에 관련한 책들일 수 있습니다. 

경쟁도서와 참고도서 비중은 1:3 정도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비율은 쉬운 이해를 위해 대략적으로 제시한 것이고 중요한 건 경쟁서보다는 참고 도서를 더 많이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참고 도서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뒷받침 해주는 근거들을 모으기 위해, 내 철학을 더욱 확고히 하고 주관을 뚜렷이 갖기 위해 읽습니다. 

보통 실용서를 쓰려는 사람일 경우 그 분야에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전공을 하지 않았더라도 무언가를 성취한 경험이 있다면 그 또한 전문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겠죠. 실용서를 쓰려는 분들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습니다.

그 노하우를 독자에게 어떻게 전달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참고도서가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러니까 참고도서는 기획자 시선이라기 보다 작가의 시선으로 보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스릴러 작가 토니 힐러먼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나는 누구에게서든 뻔뻔하게 아이디어와 장치, 테크닉, 방법론, 좋은 습관을 훔쳐낸다. 나는 글 쓰는 법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 읽으면서 의미를 파악할 게 아니라 이 사람은 어떻게 이런 효과를 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늘 사용하는 방법이다.”

토니 힐러먼이 책을 보는 시선이 바로 작가의 시선, 기획자의 시선이겠죠?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책쓰기 지여우 허경심 대표가 쓴 컬럼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지여우 대표 허경심 작가는 책쓰기 코치로서 좋은 성과를 내며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성인뿐만 아니라 학생 글쓰기 코치,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코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여기, 우리 함께 성장해요’라는 지여우의 슬로건대로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돌고 돈다’가 2014 샘터상 동화 부문에 뽑힌 바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좌충우돌 유쾌한 소설쓰기’ ‘어느 날, 나에게 공황장애가 찾아왔습니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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