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나 가계를 운영하다 보면 대출을 받아 버터야 할 때도 있습니다. 대출금이 비용이 아니라 투자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개구리 두 마리가 연못에 살았다. 여름이 되어 연못이 마르자 개구리들은 다른 연못을 찾으러 떠났다. 그러다 깊은 우물을 만났다. 개구리 한 마리가 다른 개구리에게 말했다. "친구야, 우리 함께 이 우물로 내려가자!" 다른 개구리가 말했다. "우물물도 마르면 우리는 어떻게 올라오지?"

미래는 늘 불안하다.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죽하면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까지 있겠는가?
힘이 있는 자들은 예측 가능한 일을 주변에 늘어놓고 만지작거리며 불안에서 벗어나는 삶을 구축한다. 하지만 힘이 없는 자들은 비를 내려 달라고 하늘을 바라보며 기우제나 지내는 처지일 뿐이다.
주말이 가까워지면서 로또 판매점 앞은 항상 분주하게 붐비는 풍경이다.

(사진 출처: 이미지 투데이)
(사진 출처: 이미지 투데이)

요행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대출을 받는다. 개인은 신용이나 주택을 담보로 당겨오고, 사업자는 저금리의 각종 지원금 신청으로 끌어온다. (돌아가신 선친은 늘 내게 절대로 사채는 쓰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시곤 했다)

바야흐로 넓은 연못의 시절은 사라지고 이자를 내야 하는 좁고 어두운 우물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한동안은 살 것 같은 기분이 들다가 문득 올려다본 작은 하늘에서 이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곤 한다.

대출받은 우물물은 반드시 마를 것이고, 그렇다면 그  이전에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것일까?학교에서 현재를 위해 돈을 쓰면 그건 비용(expense)이고 미래를 위해 쓰면 투자(invest)라고 배웠다. 그래서 젊은 시절 대출을 받아서 가급적 비용이 아니라 투자를 하며 지내려고 노력한 기억이 새롭다.

하지만 돌이켜 보건대, 투자에 성공하여 대출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은 기억은 없다. 우물 밖에서 나라는 부족한 사람을 아끼는 분들이 부어주는 댓가없는 시혜에 힘입어 벗어났을 뿐이다.

내가 더 현명하고 지혜로웠다면 우물에 들어가기 전에 밖으로 나가는 사다리라도 미리 설치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사다리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온전히 버텨줄 것이라는 믿음이 부족하여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사진 출처: 이미지 투데이)
(사진 출처: 이미지 투데이)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 다시 우물 속으로 기어들어 가야 할 일은 없어 보이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니 행여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나는 예전처럼 무방비 상태로 최후를 맞이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다리를 준비하겠다는 말은 아니고, 그 대신에 상황이 허락되는 대로 우물 밑을 파 내려가겠다는 말이다. 그건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이나 '빠삐용'에서 나오듯이 탈옥을 하기 위한 간절하고 끈질긴 몸부림이 될 것이다. 

예전처럼 언제 내릴지도 모르는 비를 바라며 빈 하늘을 바라보는 대신, 어쩌면 땅 밑으로 흐르고 있을지도 모르는 지하수를 찾기 위한 시도가 확률적으로 더 높다는 지식에 뿌리를 둔 행동이 될 것이다. 신념은 지치고 메마른 인간에게 때로는 포기하지 않고 버티게 해주는 진짜 빗물이기도 하다.

나는 나이 오십이 넘어 죽음을 넘기고 돌아와 내 내면의 밑바닥과 맞닥뜨린 뒤, 글 쓰는 일에 모든 것을 걸고 밑으로 밑으로 침잠하며 내려가는 중이다.

스물일곱 한창을 지나며 살벌한 스타트업 경쟁에서 매일매일 밑천이 드러나는 한계 상황에 부딪히며 대출에 대한 유혹에 시달리고 있을지 모르는 내 아들 녀석도 자기 안에 흐르는 지하수를 찾기 위해 도전하는 현명한 영혼이 되길 기도한다.

(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에세이스트 김쾌대 작가가 쓴 칼럼입니다. 김쾌대 작가는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해외 관련 업무를 하다가, 캐릭터 라이센싱과 IT 웹 개발 벤처회사를 창업해서 운영했습니다. 사업이 망한 이후 콘텐츠 마케팅 기획 프리랜서로 활동하다가 나이 오십에 접어들면서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고, 골든아워를 놓치지 않아 죽지 않고 생환했습니다.

이후 글 쓰는 전업작가로 전향하여 시니어를 위한 '치유와 통찰의 글쓰기'를 지향하며 현재 만학도를 위한 ‘진형중고등학교’(서울 소재)에서 글쓰기 동아리반을 이끌며 기회가 닿은 대로 지자체 특강이나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생각보다 잘 지내는 중입니다'와 '컵라면이 익어가는 시간에'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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