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타임’을 통한 기대 3가지? 공간이 주는 힘·낮은 허들·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
CSS 피드백 프로세스? Continue·Stop & Start…리더 없이 모두가 다 동료, 팀 단위에서 모두가 모여 일을 진행
‘힐링페이퍼의 이익에 최선을 다해 행동한다’
원온원 미팅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3가지? 시간·아젠다 요청·업무 외 주제 준비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 서비스를 운영 중인 힐링페이퍼 HR팀 소속 이옥찬 담당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강남언니 힐링페이퍼 HR팀 이옥찬 담당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강남언니 힐링페이퍼 HR팀 내에서 여러 다양한 일들을 맡고 계신데, 처음부터 다양한 업무들을 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각 업무마다 맥락이 달라 각각 챙기다 보면 정신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합류 당시 요청 받았던 업무는 2~3개 정도고 나머지는 회사 우선순위에 맞게 주어지거나 혹은 현업의 문제를 인지하고 이의 해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진행하게 된 것들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대표님 혹은 제가 원한다고 해서 하는 것은 아니고 충분한 근거와 명확한 목적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가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고민해 정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강남언니에 합류하며 역할에 대해 이전 직장과 가장 큰 차이를 느꼈던 부분은 그 누구도 업무 영역을 특정 짓거나 한정 짓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비단 본인의 전문적인 영역이 아니어도 의지가 있다면 도전할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Q. 강남언니의 일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로 일하는 방법, 공간의 형태, IT업계의 일하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 예시들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을 프로젝트 단위로 하는 것인지 부서 단위로 하는 것인지 등도 궁금합니다.

강남언니에서는 제품 조직, 비즈니스 조직, 제널럴 조직 이렇게 3개의 조직으로 나눠지는데 2021년 이후 모든 조직이 OKR을 사용했었습니다. 저도 입사 당시에는 우리의 일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이에 맞게 업무를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HR팀에서는 OKR이 맞지 않다고 판단하여 챌린지를 했고 결국 저희는 OKR 활용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제널럴 조직은 현재 OKR을 쓰고 있지는 않습니다. 당장에 중요한 이슈들은 프로젝트 성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품 조직은 계속 OKR로 시즌(4개월 단위)을 운영 중이며, 세부적으로는 2주 단위 이터레이션을 진행 중입니다. 플래닝, 스프린트, 회고가 매번 돌아가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도 조직은 기능 조직의 구성을 가지고 있고 루틴한 업무 그리고 프로젝트성 업무들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OKR와 잘 맞지 않는지라 MBO 형태를 일부 혼합하여 일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어떤 방식이 더 좋을지 현재 고민 중입니다.

Q. 사내 원온원 미팅인 ‘커피타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온원 미팅이 왜 중요한지, 커피타임을 통해 얻게 된 3가지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커피타임(이하 ‘커타’)’은 ‘외부 공간에서 커피(티, 음료)를 마시며 동료와 1on1을 하는 시간’입니다. 직접 “커타 하실래요?”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혹은 캘린더에 일정을 쓱 밀어 넣어 진행하게 되는데, 단순히 잡담을 나누거나 친한 두 사람이 커피 한 잔 마시기 위한 시간으로 쓰는 것이 아니고 사무실이 아닌 보다 편안한 공간에서 동료와 소통하는 시간이 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커타 비용은 당연히 회사가 전액 지원을 합니다.

그리고 조금 색다른 ‘랜덤커타’가 있습니다. 평소에 대화를 나누기 쉽지 않은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로, 월 1회 랜덤으로 짝이 정해진 두 사람이 커피타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서로 잘 모르는 구성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랜덤커타를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두게 된다면 훗날 협업의 기회가 생겼을 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취지에 많이 공감을 해주셔서 현재 전체 구성원의 70% 가까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강남언니 팀은 사무실 내 1on1 미팅을 위한 2인 회의실을 6개 갖춰두었습니다. 1on1을 많이 하다 보니 전용 공간이 필요하기도 했고, 회사가 1on1을 중요시 여긴다는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충분한 공간이 있음에도 회사는 지속해서 커타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다음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1. 먼저 공간이 주는 힘입니다.

업무 공간을 벗어나게 되면 행동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업무 이야기를 하더라도 회의실이 아닌 외부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될 때 보다 말랑말랑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동료를 서로 알아가기 위한 첫 시도로 커타를 추천하곤 합니다. 

2. 허들이 낮습니다.

업무 미팅에서만 동료들을 만나게 된다면 업무 관련이 있는 동료 외에 다른 동료들을 알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커타를 통해 잘 모르는 동료와 만날 수 있다면, 더구나 그게 회사의 문화라면 시작하는데 부담이 덜할 것입니다. 처음 시작이 어려울 뿐 오며 가며 인사하고 가벼운 잡담을 나누게 될 테니까요. 참고로 저는 입사 1년 동안 모든 동료와 커타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었고 실제로 달성하였답니다. 

3. 회사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예시가 됩니다.

강남언니 팀은 동료들에게 무언가 바라는 것이 있을 때 규칙이나 규정을 정해서 전달하지 않고 대신 배경, 목적 등의 맥락 설명을 통해 이끌어 갑니다. ‘커타’는 좋은 예시가 됩니다.

회사는 동료들 간에 친밀도가 높아지길 바라고, 1on1을 자주 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어떤 이벤트나 주기를 정해서 요구하기보다는 우리가 바라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동료들이 이를 이해하고 자연스레 동참하도록 만들었습니다.

Q. 원온원미팅을 잘 이끌어내기 위해 좋은 질문 3가지를 추천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1on1 미팅을 위한 좋은 질문 3가지는 저도 잘 모르겠고 궁금하네요. 대신 1on1 미팅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3가지로 바꿔서 답을 드려볼게요.

1. 1on1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네 정서에서 특히 더 그렇습니다. 요즘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저자, 화자들은 1on1을 추천합니다. 이를 보고 야심 차게 시도를 해보지만 시간이 지나도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이내 ‘역시 우리와 그곳은 태생이 다르다’며 접었다는 이야기도 건너 건너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도 모르고, 함께 하는 시간이 어색하기만 하고, 요즘 어떠냐고 물어보면 ‘괜찮다’는 말만 나올지도 모릅니다. 너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적당한 시간이 아닌, 충분한 시간과 함께 신뢰 관계가 쌓이게 되면 비로소 효과를 얻게 됩니다. 그때까지 지쳐도 꾸준히 1on1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동료에게 아젠다를 요청해 보세요.

1on1에서 경청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리더 분들께서는 동료분들에게 무슨 말이든 하라고, 다 들어주겠노라고 하십니다. 그런다고 동료가 옳거니 잘 되었다고 이야기를 꺼낼까요?

처음에는 리더가 아젠다를 준비하고 대화를 끌고 가야 할 것입니다. 본인의 고민도 털어놓고, 동료에게 도움도 청해보고, 다양한 정보에 대해 전달도 하면서 그 시간이 동료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동료의 발화량이 많아지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동료가 1on1 아젠다를 하나 둘 챙길 수 있도록 요청을 해보세요. 동료가 관심 갖는 주제, 고민하는 주제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될 때 둘 다 만족스러운 1on1 시간이 될 것입니다. 

3. 업무 외 주제도 꼭 챙겨주세요.

1on1은 업무 내용을 ‘보고’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업무 진행하면서 고민이 있거나, 문제가 있어서 이를 함께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거나, 이렇게 업무와 관련하여 시간을 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1on1 때 업무 보고를 받고 업무 지시를 하면서 정작 다른 이야기는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정말 바쁘면 1on1 때도 업무 논의를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면요. 하지만 동료 입장에서 리더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는데 1on1 시간 외에는 털어놓지 못한다면, 그런데 계속 말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나중에 부채로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1on1에는 업무가 아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약 매주 30분 미팅을 하고 있다면 차라리 격주 1시간으로 바꿔서 미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Q. 중소기업은 HR팀이 따로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인력은 부족한데 일은 많은 경우 어떻게 팀원(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몇십 명 규모의 회사인데 단 한 분의 인사 담당자만이 계시면서 엄청 많은 일을 해내고 계시는 사례도 드물게 접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HR팀의 효용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아마 아래 내용들을 잘 챙겨가시면 경영진들도 기꺼이 TO를 늘려주지 않을실까 싶네요. 

저는 해야 하는 업무들을 리스트업 한 후 조직 운영에 필수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나눠볼 것 같습니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1순위로는 페이롤, 취업규칙, 고용계약, 의무교육, 휴가, 근로기준법·노동법 대응 등입니다. 이런 유의 업무는 활동이 드러나지 않고 내부 파급 효과가 큰 업무는 아니지만, 제대로 챙기지 못할 경우 회사 운영에 심각한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니까요.

그다음 2순위로 회사가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들 중에 HR팀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잘 파악해야 하고 솔루션을 고민해서 실행에 옮기기까지 무척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범주의 업무는 매우 중요합니다. 

HR 동료 입장에서도 개인의 성장을 위해 어렵고 힘들어도 가치가 큰일을 해보는 것이 필요한데, 1순위 업무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부분 오퍼레이션에 가까운 업무인지라 이것만 계속한다면 조만간 지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동료가 혹은 내가 1순위 일에 많은 리소스를 쓰고 있다면 이런 일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이기에, 최대한 리소스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업무 파악 및 조정, 업무 자동화 등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주어진 일, 발생하는 일을 처 내기에 급급할 것입니다. 

그리고 HR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해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HR팀은 회사의 리소스(비용, 시간)를 쓰게 만드는 액션을 합니다. 그게 조직 운영에 필수 액션이라고 해도 동료들 입장에서는 ‘HR팀은 자꾸 이런 거 저런 거 하라고 한다. 우리를 귀찮게 한다.’라고 여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HR의 액션 덕분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음을 동료들도 느낄 수 있도록 드라이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온보딩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뻔한 예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온보딩을 정말 잘하는 것에는 많은 고민과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잘 해낸다면 이후 HR팀의 활동은 보다 수월해지리라 믿습니다. 더 지지도 받게 될 것이고요.

그리고 이런 활동을 할 때 현업 동료들의 힘을 빌리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이 활동의 기대 효과는 동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기에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Q. 강남언니 힐링페이퍼에서는 직원들의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합니까?

동료들의 성장을 위해 교육을 한다거나 리더가 동료의 성장을 책임 진다는 말은 하지 않으며 동료가 스스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회사는 동료들을 어른으로 대하기 때문입니다. 어른 사이에서는 ‘이건 네가 이렇게 해야 해’와 같은 일방적 지시는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동료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가 가장 중점을 두고 챙기는 것은 피드백입니다.

함께 업무를 한 동료에게서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많아진다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 믿습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피드백 프로세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입이 되면 전사 구성원이 비슷한 방식으로 피드백을 주고 받게 될 것입니다.

평가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목적 자체가 성장을 위한 피드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피드백에 대해선 정성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직무 역량을 평가하고 리더와 논의하고 계획을 세우고 셀프 피드백도 하고 동료 평가, 리더 평가도 하려고 합니다. 또한 연말 등 특정 시기에 동시에 하는 것이 아니라 연간 상시로 진행이 됩니다.

Q. 회사 내 문화가 첫 의도와 다르게 자율과 책임 문화로 자연스레 형성되는 게 아니라 규제가 되고 하나의 규칙이 되어버릴 때가 있는데 강남언니에서는 원온원미팅 등에서 어떻게 회사의 가치들을 지속하고 있습니까? 규모가 커질수록 극도의 솔직함과 극도의 투명함과 같은 핵심가치들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궁금하고 어떻게 극복해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도 비슷한 문제를 경험했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저희는 동료들 간의 친밀도 향상과 더 좋은 협업을 위한 ‘힐링 런치’라는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매주 화수금에(업무 혹은 개인 일정이 있는 분들을 제외한) 참여 동료들을 대상으로 랜덤으로 조를 짜서 조별 점심 식사를 하며 회사는 식사 비용을 지원합니다. 제가 입사했을 때는 인당 만원까지 지원이라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다음과 같은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우리 회사는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동료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것을 바라는 것 같은데, 왜 회사 생활 중 매일 발생하는 점심 식사의 비용 상한을 규칙으로 정해놓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한도를 없앨 경우 비용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과 부작용이 우려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인당 비용의 한도를 높여주는 방안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파일럿을 진행함과 동시에 동료들의 생각을 더 들어보았으며, 결국 동료분들에게 회사가 점심 식사 비용을 지원하는 맥락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드린다면 비용 상한이 없더라도 매일 3만원짜리 밥을 드시지 않고 스스로 잘 선택하실 거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다시 비용 제한 없는 파일럿과 함께 이에 대해 올핸즈에서 대표님께서 잘 설명을 해주셨고,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와 비슷한 상황이 또 반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다 편한 길을 택한다고 해도 당장의 큰 문제는 없고, 되려 더 효율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문화를 지켜나가고자 했고 이 결정 과정이 동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고민해서 택했던 그때의 선택이 참 좋았다고 느꼈습니다.

대표님과 함께 했던 동료들이 대단하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결국 흔들리지 않고 끈기 있게 반복해서 전달하는 것이 최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우리가 틀릴 수도 있고 위 내용 역시 상황이 바뀐다면 결정도 바뀔 수 있습니다.

Q. 관련 부서가 아니면 타 부서에 무관심해질 때가 많은데요. 극도의 협업 문화를 가지고 있는 강남언니에서는 이런 일들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규모가 커지다 보면 다른 부서 사람들을 잘 모르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억지스럽게 서로를 알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고 피로감이 쌓이게 될 것입니다. 다만 업무적인 부분 그리고 조직 문화적인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하고 액션을 하고 있습니다.

업무적인 부분의 예시로 ‘각 팀의 목표에 대한 이해와 관심’에 대해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OKR을 택하고 있는데, 전사 목표가 세워지고 top-down으로 각 조직에 전달이 되면 이를 바탕으로 각 조직들이 각자 할 일들을 bottom-up으로 정하게 됩니다. 

이때 모든 동료들이 모든 팀의 업무 목표를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우리 팀이 할 일에 더 신경 쓰고 기간 내 목표한 바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거기에 빠진 나머지 부서 이기주의나 혹은 부서 간 OKR이 충돌하는 현상이 잦아지는 것은 당연히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OKR을 정하기 전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고 필요하면 shared OKR을 가져간다거나, 매 시즌(4개월) 첫 주에 ‘얼라인먼트 데이’라는 행사를 통해 전사 목표와 각 부서의 목표를 리더들이 발표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최소한의 목표 정렬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저희의 원칙 중 하나는 ‘극도의 협업’입니다. 동료와의 협업이야말로 가치를 크게 만들 수 있는 길이고 따라서 개인의 비효율이 있더라도 조직의 효과를 키울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협업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친밀감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우연한 충돌을 자주 만들고자 ‘힐링 런치’나 ‘랜덤 커타’와 같은 제도 그리고 사무실과 라운지의 공간 구성을 통해 일상에서의 만남을 유도하는 활동들을 꾸준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Q. 인재의 이탈률을 막기 위해 HR팀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왜 회사라는 집단에 모여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첫 번째는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보다 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기에 돈을 많이 줌과 동시에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동료의 이탈률은 매우 낮아지리라 믿습니다.

이직의 이유는 너무도 다양할 것입니다. 그중에서 이직을 통해 몸값의 인상을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럴 때 회사에 돈이 많다면, 그 동료가 여전히 중요하다면, 적절한 수준의 카운터 오퍼는 꽤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희 같은 스타트업에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방법이기도 합니다. 마냥 고정비를 높일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두 번째 이유에 초점을 맞춰 지금보다 더 좋은 동료들을 계속 모셔오는 것을 통해 성과도 만들고 개인 성장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동료의 이탈을 막기 위해 HR팀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고의 복지는 동료’니까요.

하지만 모든 동료들이 끝까지 함께 가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동료라고 할지라도 개인의 사유로, 때론 회사의 선택으로 헤어지게 될 것이고 이 또한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Q. 직원들이 만족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 HR 담당자는 무엇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왜 회사에 모여 일을 하는가?”의 답과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을 잘 채워주기 위한 HR 액션을 이어간다면 직원들이 만족해하는 회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종합 보상 측면에서의 액션도 가능합니다. HR이 직접 돈을 벌어 올 수는 없겠지만 ‘복지’ 관점에서 지금 보다 만족도 높은 액션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다만 이 액션에도 ‘회사에서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자’는 명제와 연계가 되어야만 지속가능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제가 그리고 저희 회사가 추구하고 싶은 액션은 좋은 동료를 모시기 위한 다양한 액션입니다. 비단 채용에서만 그치지 않고 (저는 채용에 직접 참여를 하지 않으므로) 온보딩을 잘 하시도록 돕고, 피드백을 통해 꾸준히 성장을 하고, 일을 더 잘 하실 수 있도록 좋은 물리적/문화적 환경을 구성하는 것, 크게 4가지 범주의 액션이 잘 이루어진다면 동료들이 회사가 별로여서 나가는 일은 거의 없을 듯 합니다.

Q. 강남언니 힐링페이퍼에 있는 CSS 피드백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간단하게 CSS 피드백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CSS 피드백을 진행했을 때 동료들의 반응은 어때고 효과는 어땠습니까?

CSS는 강남언니가 추구하는 Continue, Stop & Start의 컨셉의 피드백 프로세스의 줄임말이며, 벌써 시행한지 4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피드백을 통해 동료가 더 성장하여 향후 극도의 협업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목적이며, 이를 위해 애정이 담긴 투명하고 솔직한 피드백을 나누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CSS 피드백 프로세스는 팀 단위로 진행이 되며 팀 구성원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게 됩니다. 리더도 똑같은 동료이기에, 상향, 하향 피드백은 하지 않는다 보시면 됩니다. 1년에 1~2회 정도 팀 단위로 CSS 피드백 프로세스 진행을 요청드리고 있습니다.

다만 6명 한 팀 기준 진행에만 3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또 이를 준비하기까지 고민하고 미리 피드백을 쓰는 시간까지 많이 필요하기에 더 자주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피드백을 준비해야 하고 직접 마주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기에 이를 수용하는 힘도 길러집니다. 다른 사람의 관점을 공유 받을 수 있는 것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곤 합니다.

반면, CSS 피드백 프로세스의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팀 단위로 피드백을 하다 보니 팀 외부 동료들의 피드백을 듣기 어렵습니다. 일부러 자리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또한 업무 역량, 스킬에 대한 피드백을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같은 팀 동료라고 해도 지식, 경험, 현재 수행 업무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만 해도 같은 HR 팀에서 채용을 하시는 분께, 그 분의 아웃 바운딩 능력이나 전략에 대해 도움되는 피드백을 주기적으로 나눌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바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피드백을 통한 업무 역량, 스킬의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CSS에서는 이를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있어 이를 보완한 새로운 피드백 프로세스를 고민 중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CSS를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피드백을 통해 일하는 방식, 태도, 가치관 등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효과는 피드백을 주는 힘과 받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피드백을 수용하고 나서 행동 변화에 대해, 혹은 수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행동은 쉬운 일이 아님에도 솔직하고 투명하게 논의를 해 나갑니다. 불편할 수 있지만 선을 넘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자연스러워지기를 기대합니다.

Q. 강남언니 힐링페이퍼에서는 규칙, 규정으로 통제하지 않고 맥락으로 이끌어간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규칙과 규정이 없는데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나가는지 궁금합니다.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는 출장비 규정이 없습니다. “힐링페이퍼의 이익에 최선을 다하는 방향을 행동한다.”는 지향점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눈치를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면 알아서 행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2가지 관점에서 (아직까지는) 규칙과 규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규칙은 또 다른 규칙을 낳게 됩니다. 한 지역의 출장비 규정이 만들어지면 다른 지역도 필요하게 될 것이고, 외근 규정, 출장/외근 시 이동 시간과 근로 시간에 관한 규칙 등도 요구받게 됩니다.

당연히 동료들은 규칙과 규정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선을 넘는 행동과 규칙을 지켜야하는 상황에 동시에 놓이게 된다면 동료가 선을 넘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규칙을 만들었다는 것은 지키라는 메세지가 될테니까요.

더 중요한 이야기로, 회사는 동료들에게 자율을 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야 회사가 기대하는 커다란 성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어른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동료를 어른으로 대한다면, 동료가 규칙이 아닌 맥락으로 스스로 판단해서 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을 하도록  안내를 하면 됩니다. 지시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회사가 큰 이슈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은, 맥락으로 이끌어야만 우리가 원하는 성과를 만들 수 있을거라고 믿는 대표님의 강한 의지와 더불어 동료들의 공감과 이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키지 않는 5% 때문에 잘 지키는 95%까지 적용받는 규칙과 규정이 만들어진다면, 동료들을 무시하는 방침이기에 아직까지는 이 기조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Q. 정해진 선을 벗어나는 직원들에게는 어떤 형식으로 대응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회사가 정해놓은 선은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선은 동료들이 스스로 정하게 되고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강남언니는 극도의 투명함을 추구합니다. 대부분의 정보는 찾아보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슬랙 역시 퍼블릭 채널로 소통을 하고 있고요. 이런 맥락으로 누군가의 법인 카드 내역은 다른 동료들이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나의 행동은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하고 누군가가 의문을 제기한다면 당당히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피어 프레셔는 자체적인 자정작용으로 작동을 하게 됩니다.

하나의 사례를 예로 말씀드리자면, 업무에 도움이 되는 도서 구매는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힐링페이퍼의 이익에 최선이 되는 방향이어야 하지요. 이 역시 맥락으로 이끌다보니 애매한 구매 건이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동료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하고 넘어갈 때도 있고요.

그런데 어떤 동료가 어린이용 영어 동화책을 구매한 사건이 있었고 다른 동료가 그분에게 ‘이게 힐링페이퍼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것이 맞는지’ 댓글을 다셨습니다. 그리고 그 동료는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며 구매 신청을 취소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HR의 대응이라고 해서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조금 더 많이 챙겨보고 더 많이 질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면 동료가 스스로 잘 판단하실 수 있도록 상황과 이유를 묻고 의견을 구하게 됩니다. 그렇게 했음에도 계속 선을 넘기는 동료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Q. 강남언니 힐링페이퍼에서 특별한 조직문화 2~3가지 정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직원분들이 제일 좋아하는 조직문화는 무엇입니까?

연말 행사에 진심인 회사, 강남언니 팀입니다. 저는 입사 후 2차례 행사에 참여했었는데 그 에너지와 열의에 매번 놀라게 됩니다. 행사에 진심인 사람들이 TF로 모여 행사를 만드는데, 멤버들은 업무와 병행하느라 야근도 불사하지만 무척이나 즐겁게 준비하다보니 자연스레 다른 동료들 역시 만족하는 행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행사가 아니라 의미 부여도 잘 연계한다는 점입니다. 작년 행사 때는 모든 동료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감사 인사를 사전에 준비하고 이를 소개하며 수고한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고, 새로 리뉴얼된 웰컴 키트를 소개하고 나눠주면서 내년에도 우리 스스로를 깨보자는 (Ready to Break It 이 표어였습니다) 메시지를 함께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나열을 하려니 이게 잘 와닿지 않으실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그리고 ‘커피타임(커타)’도 모두 좋아합니다. 커타에 대한 이야기는 앞서 자세히 설명을 드렸기에 추가로 말씀 드리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Q. 강남언니 힐링페이퍼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제가 지금까지 앞선 인터뷰에서 ‘우리의 조직문화는 이런 것들을 추구해요’를 말했었는데 저희가 말하는 것들이 나중엔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0명에서부터 현재 120명에 이르기까지 갖춰진 조직문화이기에 우리가 300명, 500명이 된다해도 잘 적용될지 고민이에요.

규모의 확장, 조직 구조의 변화 등에 맞춰 조직문화 역시 변할 것이고 지금도 미래에도 계속 가져가야 할 것들과 폐기해야 할 것, 또는 새롭게 알려야 할 것들이 무엇이 될지 앞으로 치열하게 준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가까운 목표로는 조직 최적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스타트업은 항상 리소스가 부족하고 그 리소스에서 성과를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합니다.

HR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피드백을 더 잘 주기 위한 액션을 한다거나 온보딩 프로세스를 더 잘하기 위한 챌린지를 한다거나. 앞으로 1~2년 동안 저와 저희 HR팀이 함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옥찬 담당은 현재 힐링페이퍼에서 채용을 제외한 다양한 HR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신규 피드백 프로세스 수립, 전사 피드백 개선 프로젝트 참여, 담당 조직 구성원 이슈 대응(구성원 갈등, 저성과자 관리, 보상 등), 원칙·일하는 방식 관련 콘텐츠 발굴, 노무·근로기준법 관련 대응, 일본 법인 HR 활동 등 그 외 조직문화와 관련 있는 모든 업무들을 진행하고 있다. 

Q. 중소기업 HR 담당자분들에게 격려와 조언의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중소기업 HR 분들 다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것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조직 운영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협업해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HR에서 하는 것들에 공감을 하면 조직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아 리소스 활용이 가능합니다. 그분들과 TF를 만들어 일하면 수월하실 것 같고 이런 걸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회사에서 일하기 재밌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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