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찾아가’ 섬기고, 사후 지원까지 ‘꼼꼼하게’…“정말 도움 필요한 분들은 기다려서 찾을 수 없어요”

기독교 기업인 이랜드의 사회공헌 활동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하나님의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진다는 의견들이 많다. 사진은 이랜드 사회공헌 활동 모습. [사진=이랜드 제공]

“기업이 먼저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서 소외된 사람을 돕는 게 필요하지만, 이미 세상에서 선한 사마리아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을 저희가 먼저 섬기고 잘 하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열악하거나 미자립인 사회복지 시설 종사자 분들에게 저희 재단에서 2박3일간 호텔 객실 기부를 통해 쉼의 시간을 가지실 수 있도록 식사비와 숙박비를 지원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이랜드 가산사옥에서 사례뉴스와 인터뷰에 나선 김욱 이랜드재단 국장은 현재 이랜드의 사회공헌 사업의 중점을 이처럼 ‘선한 사마리아인들을 찾아내 섬기는 것’으로 설명했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신약성경의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내용으로, 어느 한 유대인이 강도에게 당해 다쳤을 때 제사장?레위인 등 사회적으로 명망높은 사람들은 그냥 지나갔지만 오히려 유대인에게 멸시당하는 존재였던 사마리아인이 다친 유대인을 구제해준 이야기다. 그만큼 어떤 보상이나 의도가 없이 인간 본연의 순수한 마음에서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비유다.

 

전국에 정부평가 A급 복지관 9곳과 요양원 1곳을 운영하며 기업 전체 순수익의 10%를 사회공헌에 사용하는 등 그간 스스로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사회에 수많은 소외된 이웃들을 조건없이 도와 왔던 기독교기업 이랜드는 이제 사회 곳곳의 다른 선한사마리인들을 직접 찾아내 그들이 지치지 않고 사회에 선한 역할을 더 잘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붇돋워 주는데까지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이랜드는 소방청과 협력해 소방관들을 섬기는 '리프레시 투어'를 시작한다. 사진은 이랜드와 소방청의 협약식 모습. [사진=이랜드 제공]

“우리 사회에서 누구나 봐도 ‘고생한다’라고 생각은 하지만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는 분들 중 한 직업이 바로 소방관 분들입니다. 올해 이랜드가 소방청과 이야기해 소방관 600가정, 한가정 4인씩 총 2400명에게 매월 50가정씩 초대해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시도록 섬기려고 해요. 더 급한건 사실 1년에 3~4명정도 생기시는 순직 소방관들 가족분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뿐만 아니라 부상당하신 소방관 분들도 많은데, 그런 분들까지 다 포함해 ‘리프레시 투어’ 섬김을 4월부터 시작합니다.”

 

소방관들을 돕는 섬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김욱 이랜드재단 국장의 눈빛에서 진정성이 묻어 나왔다. 그는 “소방관 가족 분들이 가고 싶어 하시는 곳을 이야기 해 주시면 이랜드 호텔 중 어디나 선택 가능하도록 하려고 한다”며 “그분들을 지지하고 격려하고 회복하게 해 드리는 것이 목적이다”고 이 사회공헌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이랜드재단은 계속해서 소방관과 같이사회적으로 ‘선한 사마리아인’들을 찾아 섬기려고 노력 중이다. 돕는 인원과 규모도 늘리려고 계획 중이란다.

 

계열사 뿐 아니라 사회적기업?중소기업들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추구…“선한 사마리아인들 더 잘 섬기고, 협력하는 기업들도 함께하는 홍보효과도 커”

 

이랜드는 이런 ‘선한 사마리아인 찾아내서 도우기’ 사회공헌 활동을 기존에 그룹 계열사들과 같이 해온 것처럼 이랜드그룹 내에서 함께 할 뿐 아니라, 이제는 사회의 각 단체나 다른 기업들과도 함께 연계해 더 많은 참여들과 함께 더 적극적으로 펼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욱 국장은 “항상 이랜드 각 계열사와 사회공헌 사업들을 같이 해 왔다”며 “그런데 이제 기존처럼 계열사만 같이 하는게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사회적 기업들이나 다른 중소기업들과 함께 ‘콜라보’하는 행사 등을 추진중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얼마 전 소방관 지원 사업과 관련해 대학생들이 만든 한 사회적 기업과 연계했다. 일반적으로 소방관들이 방화복을 입고 방화활동이 끝난 후에는 버려야 하는데, 이 기업은 이때 쓰고 난 방화복으로 가방을 만들어서 판매를 하고 수익금을 소방관을 지원하는데 쓰도록 하고있다. 김욱 국장은 “이 사회적 기업과 함께 해 이랜드 각 리조트 안에 판매 부스를 설치하고 함께하는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랜드는 이런 사회적 기업과 다른 중?소기업들도 ‘선한 사마리아인 찾아 돕기’에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사진=이랜드 제공]

이랜드는 이런 사회적 기업뿐 아니라 다른 중?소기업들도 ‘선한 사마리아인 찾아 돕기’에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이를 위해 대기업인 이랜드가 장소와 시설등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중?소기업들이 가진 제품력이나 서비스로 섬기는 ‘기업 재능기부’ 형식을 꿈꾸고 있다.

 

예를 들어 ‘소방관 리프레시 투어’의 경우 호텔 객실과 리조트 숙박, 식사 등은 이랜드가 제공하고, 중소기업들이 함께 참여하게 되면 각사의 제품으로 응원 물품 후원을 하는 것이다. 이때 호텔?리조트에 가면 ‘이 리조트는 소방관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응원의 글을 써 주십시오’라는 코너를 만들어 소방관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쓸 수 있는 카드를 비치를 한다. 그래서 오고 가는 고객들이 응원 메시지를 쓰면서 어떤 기업들이 이 행사에 물품을 전달해 주고 후원을 하고 있는 지를 함께 알리는 방법이다.

 

김욱 국장은 “이런 식으로 다른 기업들과 같이 사회공헌 사업을 하고 좋은 일에 대외적 홍보도 같이 하고 싶음 마음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무엇보다 선한 사마리아인들을 더 잘 섬길 수 있어서 좋고, 같이 협력하는 기업들도 묶어서 같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같이하고, 함께하는 홍보효과도 더 크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30년간 순수익 10%를 사회에 공헌…소외된 이웃돕기?계열사 사업별 지원?장학교육 멘토링 등 “매년 ‘기도’로 준비하고 실행해요”

 

사실 이랜드가 이같은 선한 취지의 사회공헌 ‘섬김’을 해 온 건 현재까지 30여년이 넘었다. 매년 전체 순수익 10%를 사회에 공헌한다는 취지아래 기독교 기업답게 매년 재단 사회공헌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기도’로 준비하고 실행해 왔다는 후문이다. 김욱 국장은 “기업 이다보니 매년 수익에 매년 부침이 있어서 기부금 등이 줄지 않고 사업 잘 되도록 항상 기도한다”고 가볍게 웃었다.

김욱 이랜드 복지재단 국장(사진)은 매년 기부금 등이 줄지 않고 사업 잘 되도록 항상 기도한다. 사진은 지난 이랜드 본사 사옥에서 사례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욱 국장의 모습. ⓒ사례뉴스

그간 이랜드는 주로 소외된 이웃을 직접 발굴하고 적극 지원해 왔다. 대상은 주로 정부보호를 받기 어렵거나, 정부가 돕기 어려운 사각지대 층에 있는 계층이다. 물론 정부지원을 받지만 그것으로 부족한 사람들도 돕는다. 김욱 국장은 “갑작스러운 가장의 실직이나, 병에 걸리고 다치신 분들, 한부모 가정, 비정규직이나 실직으로 소득득이 없어 생계 자체가 막막 하신 분들을 저희가 그동안 찾아서 지원하는 사업을 많이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룹 재단 뿐 아니라 이랜드 계열사들도 각 사업부의 사업 형태에 맞게 공헌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예를 들어 이랜드 커피 매장에서 ‘러브업’이라 해서 사이즈업을 하면 500원씩을 기부할 수 있다. 지난해 전국 이랜드 유통점은 NGO단체와 함께 ‘해외우물파기’ 지원 사업을 했는데, 이랜드 유통점에서 생수를 구매하면 구매한 것 대비 매칭해서 생수 우물 펀드를 만들어서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이랜드의 여성의류 브랜드 ‘미쏘’는 정장을 판매할 때 수익금 일부를 통해 소녀 가장들의 대학졸업?취업 등 면접 정장을 지원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뉴 발란스’는 마라톤 대회 주최 통해 참가자가 뛰는 발자국에 따라 쓸 수 있는 개인 마일리지 포인트를 기부 받아서 스포츠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지원한다. 트렌디 의류인 ‘스파오’는 발열내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노숙자 분들이나 내의가 필요한 이웃들을 돕는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이랜드는 그룹 재단 뿐 아니라 각 계열사들도 사업부의 사업 형태에 맞게 공헌 프로그램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사진은 이랜드 커피 판매점의 사이즈업 기부(위)활동과 유통점의 우물파기사업 공헌활동 현장 모습. [사진=이랜드 제공]

형편이 어려운 다음 세대를 지원하기 위한 이랜드의 장학?교육지원 사회공헌도 빼 놓을 수 없다. 이랜드는 그간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그만두는 중?고생이나 책을 사서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든 아이들의 학습지원이나 급식비?교복?학원비?교재 등을 지원하는 장학사업을 꾸준히 해 왔다. 또한 이들에게 단순 물질지원이 아닌 인생의 멘토를 직접 붙여줘 잘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일선 교육 현장의 교사 모임인 '좋은교사' 등 선생님들의 정보와 제보를 받아 선생님들이 직접 멘토링을 하게 하면서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을 연결해 주는 효과적인 방식으로 하고 있다.

 

김욱 국장은 “멘토 역할을 하는 선생님들이랑 같이 아이들을 돕다 보니까 의미있는 성장이 된다”며 “재정적 지원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형편이 어려웠던 아이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잘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렇게 멘토링까지 받는 이랜드의 중?고등학교 장학생은 1년에 250여명 정도 된다. 이랜드는 이 멘토링 장학제도 학생을 앞으로 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주 토요일 졸업한 장학생 한명을 만났는데, ‘이랜드 장학생이 되고 났을 때 어떤 도움이 됐냐’ 물어보니, ‘돈만 주는게 아니라 멘토링을 시켜니까 멘토링을 하면서 삶이 많이 바뀌었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자기가 원래 환경 때문에 공부도 싫어서 안 했는데, 쓸 수 있는 돈도 생기고 멘토링을 통해서 인생의 가이드를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마음이 정리가 되고 부모님과 관계도 풀리고,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올라갔다고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됐다고 합니다.” 김욱 국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진정성?지속성?투명성’ 원칙 지키며 드러내지 않는 사회공헌 해 온 이랜드…“우리가 찾아가서 이야기를 직접 듣고 필요한 것을 챙겨줘야 합니다”

 

이랜드는 이처럼 30여년이 넘게 크리스천 기업다운 질적?양적 사회공헌 활동을 해 왔지만, 기본적으로 ‘소외된 분들을 찾아서 돕고, 자립할 수 있도록 마중물이 된다’는 기업의 사회공헌 취지상 이런 활동을 홍보하기가 어려웠다. 김욱 국장은 “사각지대 있는 분들을 돕는 것을 회사의 홍보를 위해 그분들을 사진 찍고 기사화 하고 하기 싫었다”며 “뭘 하든 ‘진정성’을 가지고 하고, 정말 도움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데 ‘지속성’과 ‘투명성’을 가지고 한다는 3가지 원칙을 지켜 왔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랜드는 사회공헌 사업에 있어 ‘진정성?지속성?투명성’ 의 3원칙을 지키며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를 직접 필요한 것을 챙겨주는 '적극형 섬김공헌'을 해 오고 있다. 사진은 이랜드가 지원중인 한 보육시설의 모습. [사진=이랜드 제공]

결국 이랜드의 사회공헌 사업이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 되는 점은 오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먼저 발로 뛰며 직접 찾아가서 섬기는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데 있다. 김욱 국장은 “저희가 돕고 있는 위기가정이나 소외되는 분들도, 다른데서 보내 주는게 아니라 우리가 100% 전부 현장에 찾아간다”며 “찾아가서 만나고, 연락이 오면 무조건 간다. 장학생 선발도 신청이 오면 반드시 나가서 학생을 만나서 확인 후 지원을 하고, 지원 끝나면 추가적으로 물어보고 찾아가서 어떤 도움이 되었고 또 더 필요한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랜드의 사회공헌 활동은 한마디로 ‘먼저 찾아가서 섬기고, 사후 지원까지 꼼꼼하게’라는 구호로 정리된다.

 

김욱 이랜드 복지재단 국장은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자신이 이랜드의 복지 사업에 첫발을 내 딛을 때 한 수녀님이 해 주신 이야기가 아직도 깊게 다가온다며 기자에게 전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찾아가서 이야기를 직접 듣고 필요한 것을 챙겨줘야 합니다. 정말 도움 필요한 분들은 그냥 앉아서 기다려서는 찾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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