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석 빛소까페 대표 “아이들에게 먹을 것 만들어 주며 ‘쉼과 힘’ 주는 쿠션과 같은 역할 해요”

빛소까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서민석 빛소까페 대표. ⓒ사례뉴스
빛소까페 앞에서 수줍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서민석 빛소까페 대표. ⓒ사례뉴스

 

“빛소까페는 ‘빛과 소금’의 약자입니다. 영어로는 ‘vitsso’인데, vit는 아이가 봇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고, t는 나무 트리의 티를 의미합니다. 아이는 나무처럼 잘 자라야 한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나무가 잘 자라면 많은 줄기와 열매를 맺을 것인데, 그 열매는 많은 새들도 따 먹을 거고 많은 사람이 먹을 것이고, 그런 줄기들은 사람에게 그늘이 되어 줄 수 있잖아요. 저희 까페가 그런 쉼과 힘이 될 수 있는 장소가 되면 좋겠습니다. (벽면) 밑에 ‘수고하고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는 말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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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vitsso’인 빛소까페의, vit는 아이가 봇짐을 지고 있는 모습이고, t는 나무 트리의 티를 의미한다. 밑에 영어 문장은 ‘수고하고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라는 성경 구절 말씀이다. ⓒ사례뉴스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위치한 ‘빛소까페’의 서민석 대표는 회사 이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며 “가게에 오는 아이들과 같이 먹고, 같이 걷고, 같이 고민하자”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원래 고등학교 아이들을 가게에 오게 하려고 창업을 했다고 한다. 대학원에서 철학?윤리학 석박사 과정을 진행하던 서 대표는 저녁마다 고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쳤었는데, 학교에 못 들어가게 되자 ‘그럴거면 그냥 까페를 차려서 아이들과 함께 하자’고 생각해 창업을 하게 됐다고 한다.

 

‘아이들이 뭘 좋아할까’를 항상 고민했던 서 대표는 창업 첫해는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과 교수님들의 지원으로 까페를 운영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교회에서도 저에게 장학금을 줬다”며 “찾아다니면서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돈들이 모아져서 사실 나를 위해 쓰려고 했는데(웃음) 애들이 저에게 자주 찾아오니까 같이 밥먹고 그러면서 창업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속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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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소까페의 '쉼과 힘'을 누리러 온 학생들과 음식을 준비하는 서민석 대표. ⓒ사례뉴스

 

“그 다음해부터는 커피 수익 1년 매출이 880만원 정도가 나왔어요. 하루에 1~2만원 어치만 팔았는데. 캡슐 커피였고, 캡슐 값이 많이 나갔어요. 허니브래드도 식빵 하나에 2000원, 3500원에 팔았으니 순이익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거면 전 충분했습니다.”

 

서 대표는 이처럼 ‘세상의 경영원리’로 설명되지 않는 빛소까페를 올해로 10년째 운영하고 있다. 빛소까페는 창업 2년째는 서울 청소년 ‘휴까페’에 선정 돼 3년동안 1억의 후원을 받았다.크리스천인 서 대표는 “사실 기도는 안 했다”며 “서울시에 사례발표 하는 거랑 서류작업도 많고 해서 지원을 더 준다고 했는데 3년만 받고 그만 한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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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는 "10년동안 그냥 애들이랑 밥 해먹고 그러는게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다. ⓒ사례뉴스

 

빛소까페는 서울시 지원 이후에도 송파구 청소년 문화활동 등 4년간 지원사업에 계속 선정되는 등 지역 네트워크와 함께 하며 현재까지 ‘은혜’로 운영되고 있다. 서 대표는 “까페를 운영하며 수익이나 이런데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며 “10년동안 혼자 했다. 사람들이 이해 못했지만 나는 그냥 애들이랑 밥 해먹고 그러는게 재밌더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10년차인 올해부터는 직원 3명을 처음으로 채용했다. 서 대표는 “빛소까페에서 바리스타 스쿨로 키워낸 아이들”이라며 “이제는 매출 신경써야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빛소까페 핵심가치는 ‘아이들에게 쉼과 힘 주는 것’…“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신앙과 인생의 이야기를 나누는 ‘디너처치’ 만들고 싶어”

 

“빛소까페의 핵심가치는 ‘아이들에게 쉼과 힘을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내가 늘 여기 상주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면서 쿠션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서 대표는 “오히려 애들이 저를 참아주고 인내해 주는 것이 감사하다”며 “저희 까페 오면 스스로 알아서 해 먹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빛소까페는 아이들에게 편하게 ‘자기 주방’처럼 먹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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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소까페는 아이들이 편하게 ‘자기 주방’처럼 먹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사례뉴스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까페다 보니 방과 후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이 까페에 와서 일을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서 대표는 “선생님들이 자꾸 먼저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며 “저는 틈이 많은 사람인데, 감사하게도 그 틈을 사람들이 채워 주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 대표의 그런 모습을 보며 오는 아이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어지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의도한 건 아닌데, 내 특성상 그렇게 됐다”며 “부담을 안 주려고 한는 부분이 오히려 아이들을 ‘터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쟁에서 이기지 않을려고 해요. 물론 저희가 품질력 등 경쟁에서 이길 순 있을 것 같은데, 제가 좋아하는 말은 ‘생각보다 음식이 괜찮네, 생각보다 빵이 괜찮네’ 그런 게 참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열심히 나름대로 칼을 갈고 내공을 키워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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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가 좋아하는 반응은 ‘생각보다 음식이 괜찮네, 생각보다 빵이 괜찮네’ 라는 말이다. 그는 매일 열심히 나름대로 내공을 키워가고 있다. ⓒ사례뉴스

 

빛소까페의 품질과 성과의 비결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는 서 대표는 “따로 고객만족을 시켰다기 보다 애들이 오니까 부모님들이 온다”며 “그러면서 ‘토마토 좀 사시죠’ 강매를 하고(웃음) ‘밥 좀 드시고 하시죠’ 이야기 하고 무료로 빵 만드는 법도 가르치고 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 이야기대로 라면 애들한테는 설거지도 시키고 하면서 막 대하는데 오히려 아이들이 그걸 편하게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가게를 소개시켜 준다는 이야기였다.

 

서 대표의 앞으로 ‘작은 꿈’은 빛소까페를 ‘디너처치’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신앙과 인생의 이야기를 나누는 ‘쌀롱’이면 좋겠다”며 “현재 대학교수 친구들이 저희 까페에 많이 와서 무료 강연도 하는데 지적인 대화와 토론의 장의 역할도 했으면 한다”고 바램을 전했다. 까페가 있는 송파구 오금동에서 태어나고 오래 자라 동네 사람들을 다 안는 서 대표는 “이장이 되고 싶다. 간섭하는거 좋아한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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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는 “이장이 되고 싶다. 간섭하는거 좋아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사례뉴스

 

다른 음식업 경영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해 달라는 요청에 서 대표는 “전 그냥 얘들이 해달라고 해서 시작 한 건데, 결국은 뚝심있게 밀고 가는게 중요한 것 같다”며 “자기 철학에 맞게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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