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 탈잉 대표 “소비자들이 전문성보다 ‘나와 가까운 느낌’, ‘최전선 실무지식’ 등을 더 중요시 여기는 시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사례뉴스와 인터뷰 진행 후 본사 입구앞에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윤환 탈잉(taling) 대표. ⓒ사례뉴스

“‘세상의 모든 재능을 컨텐츠로 만든다’는 것을 넘어서서 ‘업’이 되는 경우를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진로를 선택할 때 생각보다 재능과 상관없이 맹목적인 부분이 있더라구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우리사회가 진로 선택에 있어 획일화 돼 있고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대기업 가는 것 외에도 춤으로 월에 500만원을 벌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런 문제의식에 있어 우리가 대안이 됐다는 것을 볼 때, 주변의 우리 튜터들이 실제로 이런 사례들을 누리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 있습니다.”

 

대학생의 ‘잉여탈출’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스타트업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재능공유 플랫폼, ‘탈잉(taling)’의 김윤환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강남 탈잉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사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창업 후 일을 해오며 가장 보람 있을 때가 언제냐고 묻자 위와같이 답했다.

 

“처음엔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온 것이죠. 개인적으로 대학생때 다이어트에 성공한 경험으로 학생들에게 헬스를 가르치면서 용돈을 벌어본 적이 있구요, 반대로 코딩을 컴퓨터 공학과 친구에게 돈 주고 배운 적이 있었는데 싸고 좋더라구요.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벤처경영 수업을 통해 구체화 해 나갔습니다.”

김윤환 탈잉 대표(사진)는 대학시절 벤처경영 수업을 통해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 사진은 김 대표가 지난 21일 본사 회의실에서 사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중인 모습. ⓒ사례뉴스

처음 창업하게 된 계기에 대해 묻자 김윤환 대표는 “대학생들이 수업과 수업사이 시간인 2~3시간 정도를 그냥 잡담하여 보내는 모습 등을 보면서, 다들 가진 재능이 있는데, 필요한 사람에게 공유해서 ‘가치로 만들자’란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그러다 대학 벤처경영 수업 때 김영경 이사를 만나게 되었고, 함께 팀프로젝트를 통해 사업을 구체화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회사에는 그때 멤버 중엔 김 대표와 이사님 한분까지 두 사람만 남았다.

 

“창업후 초반 6개월은 정말 고생했죠“…컨텐츠 가격 결정은 공급자들이 주도해

 

창업 후 제일 어려웠던 것은 무엇보다 자원과 전문성의 부족이었다고 한다. 사람을 뽑을 만한 형편도 안 되었고, 불필요행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김 대표는 “초반 6개월 정도는 정말 고생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다 창업 1년후인 2016년에 개발자 한명이 회사에 합류하게 되면서 문제가 조금씩 해결됐다고 한다. 그리고 대학생 신분에서 창업을 시작해 직장인 개념으로 '확장'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창업 초반 컨텐츠 생산자를 대학생 고객으로 잡은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그 전에도 대학생들의 ‘재능 공유 시장’이 없던 게 아니거든요. 대학생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과외 등 개인공고 글 들을 긁어 오면서 탈잉 플랫폼이 시작된 거죠. 그런데 그 분들이 돈이 벌리니까 줄줄이 다른 사람들을 물어 오더라구요(웃음)”

탈잉은 사업 초기 대학생 커뮤니티 게시판 등의 공급자들을 먼저 포섭했다. 사진은 사업 초기 탈잉의 광고판 모습들. [출처=탈잉 탑골공원 사진전]

컨텐츠의 가격책정도 별 고민이 안 됐다. 초반 컨텐츠 공급자들의 시장가격을 잘 알고 있었고 스스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탈잉은 그저 관찰했다. 뒤에 들어온 생산자들은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가격으로 결정됐다. 탈잉은 이런 과정으로 아직도 유입되는 컨텐츠 생산자들에게 가격 형성 가이드만 주고 가격은 그들 스스로가 정하게 한다.

 

이처럼 모든 사람의 재능을 컨텐츠의 형태로, 지식의 형태로 만들어 공유한다는 취지로 처음에 오프라인 수업으로 시작했던 탈잉은 이제 사업이 확장 돼 온라인 수업까지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판매 대상이 개인들뿐 아니라 기업에 교육용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개인 대 개인(CtoC)사업에서 개인 대 기업(CtoB)으로 확장된 것이다. 작년 3월 전 40억원 정도의 투자까지 받고 계속 성장중인 탈잉은 현재 정규직원만 40명 정도다. 현재 콘텐츠 생산자는 2만명, 월 사용자는 70만명에 달한다.

 

“외국어?뷰티?IT 분야 컨텐츠가 인기…직장인들 현업 중심의 ‘실무 분야’ 수요 늘어가”

 

“해마다 다른데 기본적으로는 외국어가 많구요, 지난 2018년부터는 ‘뷰티’ 분야가 가장 인기가 있었어요. 그리고 요즘은 직장인들 중심의 ‘실무 분야’ 컨텐츠 수요가 많습니다. 엑셀 등 여러 가지 툴들에 대한 것들이 많죠. 특히 IT분야 쪽에서 일할 때 필요한 실무 지식들이 많이 거래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탈잉에는 IT분야 실무 관련 컨텐츠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은 22일 현재 탈잉 홈페이지 올라와 있는 IT 실무지식 컨텐츠들. [이미지=탈잉 홈페이지 화면캡쳐]

김윤환 대표는 탈잉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컨텐츠 분야를 묻자 위와같이 답했다. 그는 “처음엔 공급자들이 대학생들이 대부분 이었지만 지금은 직장인들이 더 많다”며 “회사를 다니면서 투잡으로 탈잉을 하시는 분들과 완전 프리랜서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상에는 각 분야에 이미 알려진 많은 전문가들이 있고, 그들 위주의 컨텐츠 시장도 이미 있는데 ‘사람들이 굳이 탈잉을 사용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김 대표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뭔가를 배우려고 할 때 전문성을 제1의 가치로 두지는 않더라”며 “경험해 보고 싶은 영역에 있어 나와 가까운 느낌이 들거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최전선의 실무 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 등을 찾는다”고 밝혔다.

 

전문성보다 ‘인물과 소재’ 중심 컨텐츠 찾는 시대 도래…“공급자가 가진 정보?지식보다 커리큘럼?가르치는 과정 설계가 더 중요해”

 

“소비자들이 이제 전문성보다는 오히려 인물과 소재 중심으로 컨텐츠를 찾는다는 거죠 이 사람이 이 강의를 하게 된 스토리나 맥락, 외모나 재미요소도 있구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기들만의 방법론을 개발한 사람들,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알려준다는 느낌이랄까. 이제는 스펙 위주의 전문가 시대가 아니라 본질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컨텐츠를 생산해 내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해요.”

김윤환 대표는 이제 컨텐츠 시장이 스펙 위주의 전문가보다 본질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컨텐츠를 생산해 내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한다. ⓒ사례뉴스

김 대표는 또한 “오프라인 영역은 또한 단순히 지식습득 이외에 누구나 한번 직접 만나보고 싶어하는 ‘소셜’의 속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탈잉이 올해부터 확장중인 온라인 컨텐츠의 경우는 결과적으로 보면 유튜브 등에 없는 컨텐츠가 많다고 한다. 유튜브에 굉장히 많은 컨텐츠가 있지만 특정 카테고리에서는 부족하고, 또 어떤 카테고리는 지식이 파편적으로만 나와 있다는 것. 김 대표는 “기존 유튜브에 없던 걸 하니까 현재의 인강(인터넷강의) 세대인 20~30대들이 디지털에 돈을 쓴다는 것이 검증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지난해에 핫했던 ‘비트코인’ 분야 수업의 경우 최고 100만원을 넘는 강의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만원 이하의 단회성 수업들도 많다. 그런데 한달에 2000명이 넘게 들어온다는 탈잉 튜터(컨텐츠 생산자)들의 질적 관리는 어떻게 할까. 김 대표는 “우리 업의 본질이 결국 퀄리티 관리라서 그동안 이슈도 많았다”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화 시킨다. 생산자가 돈을 받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실력이라면 노출시키면 안된다. 그런 부분들을 빨리 파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튜터들 주요점검 사항은 ‘어떻게 가르칠거냐?’와 ‘커리큘럼화 시키는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놨느냐?’ 정도다. 김 대표는 “사실 가지고 있는 정보와 지식의 종류가 문제가 아니라 뭘 가르쳐도 되니까 커리큘럼으로 보여줘야 한다. 가르치는 과정을 설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튜터들이 컨텐츠를 노출했을 때 반응하는 실시한 고객 데이터를을 보고 평균과 너무 떨어져 있으면 다시 점검한다.

 

“인기 유투버 뛰어넘는 수준의 수익 공급자들 키워낼 것…탈잉 직원들이 얻는 최고의 이윤은 ‘자기성장’”

탈잉은 온라인 컨텐츠를 통해 인기 유투버 뛰어넘는 수준의 수익 공급자들을 키워낼 계획이다. 사진은 탈잉의 온라인 수업 소개 페이지. [출처=탈잉 홈페이지 화면캡쳐]

“결국 저희 사업의 핵심은 생산자(튜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튜터를 ‘잘 띄워내는 것’이 중요해요. 튜터들이 탈잉에 들어오는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은 소득입니다. 지속가능한 소득, 그리고 내가 열심히 하면 얼마까지 버느냐는 거죠. 유튜버가 인기가가 있는 것은 결국 한달에 20억을 버는 사람이 나오고 이런 거잖아요. 저희도 이렇게 최대로 수익을 버는 분들을 다수로 키워 나갈 계획입니다. 또 최소 생계유지를 위해 월 200만원 이상 버는 튜터들도 비중이 커져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생산자인 튜터들을 중심으로 생각하다 보니 탈잉 직원들도 탈잉의 서비스를 많이 쓰는 문화가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직원들이 직접 각 분야의 튜터가 되어 보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분위기다. 그래야 튜터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튜터를 해봐야 튜터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며 “탈잉 직원들 중 70~80%는 튜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잉 직원들 중 70~80%는 직접 탈잉의 튜터(컨텐츠 생산자)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탈잉 직원들의 업무 모습. [출처=탈잉 탑골공원 사진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은 탈잉의 다른 수업도 상당히 많이 듣는 편이다. 김 대표는 “생산자 관점에서 결국 남들이 안 하는 수업을 빨리 찾아내고, 그 분야 스타를 빨리 발견하는 것이 쟁점”이라며 “직원들에게 대부분 다른 수업들을 무료로 듣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탈잉 직원들은 복지에 있어 다른 옵션을 얻으러 온 사람들이 아니라 성장 욕구 때문에 온 사람들”이라며 “직원들이 탈잉에서 얻는 최고의 이윤은 자기성장이다. 압도적인 수준 강한 성장을 지원해 주는 문화가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고 개인적 견해를 피력했다.

 

회사가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다 보니 채용도 현재 전체지원 40명에서 80명까지 올해 두배로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아까 말씀드린 성장에 대한 욕구와 함께 실제 우리 탈잉 서비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며 “완성된 사람보다는 대학생 이더라도 자기를 객관화 시킬 수 있는 사람, 스스로를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개인 객관화에 근거해서 삶의 방향을 잘 잡고 있는 사람들을 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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