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Grap)과 카카오T, 상반된 행보…그 이유는?
그랩 vs 카카오T, 동시 유저 고객…카카오가 그랩보다 약 20% 비용이 비싸
카카오T, 이용자의 부담 ↑택시기사들 불안↑
그랩 밍 마 사장 “설득하며 신뢰를 얻는 과정이 중요, 현지 파트너와 관계를 맺는 게 필요”

그랩(Grap)과 카카오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는 그랩과 카카오T(사진출처: 그랩·카카오T 홈페이지)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는 그랩과 카카오T(사진출처: 그랩·카카오T 홈페이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 착수된 카카오T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일 카카오T 앱을 통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김재신은 “국내 주요 모빌리티 플랫폼이 비가맹택시를 차별하고 가맹택시에 배차를 몰아주었다는 신고도 접수되어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한 카카오(사진출처: 카카오 홈페이지)

공정거래위원장 조성욱은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되는 반면 불공정 행위 우려도 상존한다며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지만 피해 사례도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 분야 경쟁 제한 행위를 집중 감사하며 국회에 계류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 관련법의 처리도 촉구 중이다.

카카오T, 대책 마련에 분주

카카오T 측은 전방위적인 규제 움직임에 이해관계자들과의 상생 협력안 마련에 들어갔으며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 시행을 1년 만에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을 보였다.

일명 동남아시아의 우버라 불리는 그랩은 카카오T와는 대조되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그랩, 동남아시아 75% 점유(사진출처: 그랩 홈페이지)

그랩, 네이버·SK·현대차 등으로부터 투자 받아 성장 가능성 ↑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선도적인 라이드헤일링 플랫폼으로 지난 2016년 콜택시 앱인 ‘My Teksi’와 ’Grab Taxi’를 통합했으며 소프트뱅크, 미래에셋, 네이버, SK, 현대차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는 등 향후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그랩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베타) 총 8개 국가, 394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누적사용자는 2억 1천4백명이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75%를 점유한 셈이다.

그랩과 카카오T를 동시에 사용해 본 유저는 카카오T가 그랩보다 약 20% 비용이 더 비싸다고 이야기했다.

카카오T, 이용자와 택시기사들에게 부담감+불안감 증가

카카오T는 지난 2014년 택시 호출 앱 서비스를 무료로 시작했으나 지난 2018년 수수료 1000원을 붙였고 얼마 전엔 5000원까지 발표를 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 모빌리티 택시 기가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취지라고 하지만 이는 이용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했다.

현재 카카오T는 애플리케이션 가입자가 2800만 명이다. 택시기사 가입자는 23만 명으로 80%를 장악했다. 택시기사들 역시 언제 다시 수수료가 올라갈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다.

택시 기사 한 명씩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한 그랩 밍 마 사장 (사진출처: 그랩 홈페이지)

그랩 밍 마 사장 “이해당사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과정이 중요”

그랩은 카카오T와는 달리 이용자들에게는 저렴한 값을 제공하고 택시 기사들에게는 많은 혜택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그랩도 처음부터 환영받은 것은 아니다. 그랩 역시 초기에 택시업계와 갈등을 겪었다. 

그랩 밍 마 사장은 지난 2019년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혁신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기존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했는지 묻는 질문에 택시회사 하나하나, 택시기사 한 명씩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고 이야기했다.

밍 마 사장은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 이해당사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설득하며 신뢰를 얻는 과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하려면 현지 파트너와 관계를 맺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랩, 지난 2020년 택시 운전다들 대상으로 새로운 보상 정책 발표

실제로 그랩은 택시 기사들을 위한 다양한 후생 복지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그랩은 지난 2020년 택시 운전자들 대상으로 새로운 보상 정책을 발표했다. 

택시 운전기자들에게 다양한 혜택들이 제공되는 그랩(사진출처: 그랩 홈페이지)

그랩은 택시 운전자들에게 인당 800링깃(약 24만원)의 수당을 지급했다. 800링깃의 수당 가운데 500링깃은 운전자로 등록하면 지급되며, 기타 300링깃은 차량공유서비스 운전자로 일하는 데에 들어가는 보험, 시험, 차량검사 및 자격증 취득 관련 비용을 보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랩은 기사들에게 혜택을 주는 제로를 그랩베너피트로 지칭되며, Member, Silver, Gold, Platinum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이재열 교수 “플랫폼의 역할은 공급자와 구매자가 모일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

서울대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카카오에 대해 “카카오가 선을 넘은 부분이 분명히 있다. 골목상권과 충돌하는 것은 심각하다. 플랫폼의 역할은 공급자와 구매자가 한데 모일 수 있는 생태계의 판을 깔아주는 것인데, 카카오는 자기 상품을 만들어 자기 브랜드로 파는 아마존을 따라 하려고 한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플랫폼의 역할은 공급자와 구매자의 판을 깔아주는 것(사진출처:픽사베이)

“자꾸 자기 걸 끼워 넣는다. 골목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끌어들이는 인수 합병도 재고해야 한다. 하지만 규제에는 현재 못지않게 미래의 관점이 필요하다. 플랫폼 기업이 사회적 약자를 착취하거나 시장 질서를 훼손할 때는 과감하게 개입하고 규제하되 새로운 혁신의 가능성은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돈 명예교수 “정부, 정확한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숙명여대 경제학부 신세돈 명예교수는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된다. 플랫폼 사업자들도 가격을 올릴 것이 아니라, 이익이 나면 가격을 내려서 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처럼, 카카오도 독점하는 시스템이 아닌 서로 상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될 시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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