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웰다잉 플랫폼, 메멘토
죽음 준비 문화가 정착되는 한국을 꿈꾸다…'일하는 게 즐거운 회사로 이끌고 싶어요'
꾸준히 성장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청년창업가 신동경 대표

우리는 모두 죽는다. 이를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웰빙(well-being)에 이어 '웰다잉(well-dying)'이라는 단어가 곳곳에서 보이는 오늘날, 죽음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남녀노소 함께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스타트업 메멘토 신동경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래는 신동경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개인 맞춤형 웰다잉 플랫폼 '메멘토' 대표 신동경
개인 맞춤형 웰다잉 플랫폼 '메멘토' 대표 신동경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개인 맞춤형 웰다잉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메멘토의 대표 신동경입니다. 저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멜팅팟이라는 교내 창업 동아리에서 1년간 대표로 활동했는데요. 현재는 학교를 휴학하고, 한국의 죽음 준비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목표로 창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스타트업 메멘토 설립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제가 고등학생 때 갑작스럽게 가까운 가족 분을 여읜 경험이 있는데요. 그때 그분을 보내드리면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어요. 장례 방식이나, 연명 의료, 유품 정리 등 유족으로서 결정해야 하는 건 너무 많은데 막상 고인분의 의지를 알 수 없으니, 내가 한 선택이 과연 그분이 가장 원하셨던 것일지 확신이 들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안타까웠던 건, '설마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겠어?'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많은 추억이나 사진, 영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점이었어요. 눈앞의 목표에 집중하느라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왔던 거죠.

이런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가지고 있던 중, 대학교 2학년 때 우연히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창업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고, 제가 가진 문제의식을 부원들과 함께 공유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죽음 준비 문화를 같이 만들어가고 싶어하는 2명의 팀원들이 저와 함께하고 싶다 이야기해 주었고, 3명이서 처음으로 메멘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웃음)

메멘토 웹서비스
메멘토 웹서비스

- 현재 메멘토는 어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나요?

저희의 첫번째 MVP 서비스, Memento ver1을 출시하고 사용자분들께 피드백을 받고 있는 단계인데요. 이번에 출시된 Memento ver1은 콘텐츠와 질문지를 통해 누구나 쉽게 유언을 작성,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습니다. 추후 사용자분들의 피드백과 각종 기능을 보완하여 정식 출시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가까운 이와 함께 죽음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웰다잉 대화카드 <함께, 기억>, 매주 우편으로 오는 질문지에 답하여 나만의 유언집을 만들 수 있는 <청춘유언>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이렇듯 다양한 서비스 제공방식을 통해 유언이라는 소재가 많은 분들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죽음 준비 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업 메멘토
죽음 준비 문화를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업 메멘토

- 위와 같은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한 메멘토 팀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나요?

메멘토는 총 6명의 팀원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개발팀, 마케팅팀, 경영팀으로 나뉘어지는데요. 먼저 개발팀의 경우 저희의 핵심 서비스인 웰다잉 플랫폼을 구축하는 팀으로, UX/UI 디자이너인 용훈님과 개발자인 민재님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마케팅팀의 경우 다양한 퍼포먼스와 콘텐츠를 통해 메멘토를 알리는 팀인데요. 콘텐츠 디자이너인 여울님, 그리고 콘텐츠 마케터이자 기획자를 겸하고 계신 혜린님이 계셔요. 마지막으로 경영팀은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살피고 노무, 세무 등 회사가 돌아가기에 필수적인 업무들을 처리하는 팀인데요. 대표인 저와 경영지원을 담당하시는 여진님이 계십니다. 

보통은 이렇게 나뉘어 회사가 운영되는데요. 아직은 팀원수가 적다보니, 긴급하게 아이디어 회의를 해야하거나 문제상황이 생겼을 때는 팀을 나누지 않고 다같이 기획회의를 진행하기도 해요.

- 위와 같은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팀원들과 특별히 한 노력이 있나요?

서비스 준비는 작년 4월부터 시작했는데요. 맨 처음에는 죽음 준비와 관련한 다양한 분들의 필요를 알아보기 위해 20대부터 60대까지 총 20분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그 당시 인터뷰 결과, 90%의 인터뷰이분들이 죽음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고, 삶의 마지막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습니다.

또한 인터뷰 과정에서 몇몇 분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트라우마적인 요소를 가지고 계시다는 점을 깨닫기도 했는데요. 이 때문에 현재 서비스를 설계하고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많이 고민하고, 또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는 분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웰다잉 협회에서 팀원들과 함께 교육을 받고 웰다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가 어느정도 구체화된 뒤에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님, 심리학과 교수님, 그리고 웰다잉 협회 회장님 등 웰다잉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자문을 받으며 조금씩 다듬어나갔고요. 정식으로 메멘토 웰다잉 서비스를 오픈하기 전에 웰다잉 플래너라는 신직업을 메이킹했습니다. 

웰다잉 플래너라는 신직업을 메이킹 한 메멘토
웰다잉 플래너라는 신직업을 메이킹 한 메멘토

- 청년 창업가로서 메멘토라는 하나의 스타트업을 이끄시는데요. 좋은 점과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먼저 좋은 점부터 이야기 하자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오는 삶의 만족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세상에 있는 수많은 매력적인 직업들 사이에서 이전까진 특별히 제 인생을 바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보자는 생각으로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고요. 제가 선택한 길이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기에 힘든 일이 있어도 다시금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두번째로 좋은점은, 성장할 수 있는 속도를 제가 정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성장에 대한 욕구가 상당히 큰 사람이라, 경험에 대한 욕심이 참 많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교환학생에, 인턴에, 로스쿨에, 창업까지 해보고 싶었거든요. (웃음) 결국 전부 다하진 못했지만 창업을 시작하기 전, 그러니까 약 2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많이 다르고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어요. 그 점이 매우 뿌듯합니다.

또한 창업이 함께하는 것이다보니 그동안 팀원들을 포함해 많은 분들을 만나뵙고 인사이트를 얻고 또 함께 일을 해나갔는데요. 많은 사람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었던 게 성장의 큰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힘든 점도 정말 많아요. 아무래도 저를 포함한 팀원들이 다들 사업이나 일 경험이 처음이다보니 무언가 판단하거나 일을 추진할 때 결정을 내리기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또 일을 함께 할 때 많이 서투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주변 선배 창업가분들이나, 심사역님들도 많이 도와주셔서 열심히 배워나가는 중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어려운 점은 책임감인데요. 점점 회사가 커지고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책임감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또한 함께하는 팀원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일해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스스로의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많이 신경쓰지 못하는 것 같아요.

가까운 이와 함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메멘토의 대화 카드 '함께, 기억'
가까운 이와 함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메멘토의 대화 카드 '함께, 기억'

- 그럼에도 계속해서 메멘토를 이끌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아직 한국의 죽음 문화가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제 사업의 시작이, ‘한국에 죽음 준비 문화를 만들어, 고인의 의지가 담긴 장례를 치르고, 유족이 위로받는 추모의 시간을 만들고 싶다.’ 는 것이었기 때문에, 아직 그러한 문화가 만들어지지 않은 지금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고 싶습니다.

- 현재 자신은 어떤 경영자라고 생각하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재의 저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경영자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정말 너무나도 배울게 많고, 2년 동안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아직도 항상 저의 부족한 면을 먼저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부족한 경영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동기가 되어 더 빠른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분명히 작년의 저는 재작년의 저보다 성장했고, 올해의 저는 작년의 저보다 성장했다는 걸 느끼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열심히 배워나가다 보면 분명 언젠가는 저 스스로도 이상적인 멋진 대표라고 인정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꾸준히 성장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신동경 대표
꾸준히 성장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신동경 대표

- 앞으로는 어떤 경영자가 되고 싶으세요?

사실 처음 창업을 시작할 때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완벽한 경영자를 꿈꿨었어요. 그러나 그건 너무 욕심인 것 같고, 지금은 무엇보다 꾸준히 성장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습니다. 팀원들한테 모범을 보이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사업에 임하며, 회사가 성장할 때 정체되어 있지 않는 그런 대표가 되고 싶어요.

- 메멘토 내부 문화는 어떻게 이끌고 싶으신가요?

일하는 게 즐거운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사실 회사는 집을 제외하고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잖아요. 그런데 그 곳에서의 시간이 즐겁지 않다면, 그건 웰다잉도 웰빙도 될 수 없다 생각해요. 또한, 아직은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라 좋은 복지랄 게 없지만, 회사가 점점 성장해나갈 때 꼭 복지 시스템도 같이 키워나가고 싶어요.

- 앞으로의 메멘토는 어떤 모습일까요?

메멘토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한국에서 죽음 준비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이에요. 그렇기에 앞으로의 메멘토는 죽음 준비 문화를 만들어낸 모습이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까지 남아있는 죽음을 터부시하는 문화를 없애고, 더 좋은 삶을 위해, 그리고 더 좋은 죽음을 위해 더 많은 분들이 함께 죽음 준비를 해나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를 위해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는 다양한 문화개선활동을 해나가고, 또 남녀노소 쉽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나갈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많은 분들께서 메멘토를 통해 죽음 준비의 순기능을 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20대 청년들로 구성된 메멘토에는 많은 고민들이 숨겨져 있다. 그들의 고민은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 중일까. 한국 죽음 준비 문화를 위한 메멘토의 노력은 아래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사진: 메멘토 제공


메멘토 ver.1 바로가기

https://mymemento.kr

메멘토 인스타그램(@welldying_memento)

http:// https://www.instagram.com/welldying_memento/

 

 

 

ⓒ 사례뉴스는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합니다. 출처를 표기한 다양한 인용과 재배포를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