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의 분기 손실을 보고한 디즈니.. 실적 부진
디즈니플러스 요금 인상과 감원 발표, 쫓겨난 체이펙 전 CEO
복귀하는 밥 아이거, 이에 주가도 상승

디즈니플러스는 출시한 지 약 3년 만에 OTT 업계 1위 넷플릭스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4분기 디즈니플러스의 세계 가입자는 시장 추정치 886만 명을 넘은 1억 6420만 명이었다. 디즈니플러스 외에 별도로 운영하는 훌루(hulu)와 ESPN플러스의 가입자 수를 모두 합치면 2억 3600만 명이다.

디즈니플러스, 급격한 성장 이면의 금액 손실.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디즈니플러스, 급격한 성장 이면의 금액 손실.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 1위에 오르면서도 약 2조원의 분기 손실을 보고했다. 테마파크 부문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OTT 부문의 손실이 컸던 것이다.

OTT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디즈니는 새 구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 디즈니는 지난 1년간 30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콘텐츠 제작하는 데 썼다. 경쟁사인 넷플릭스보다 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스트리밍 사업에서 약 2조원의 손실을 입자, 체이펙 전 CEO는 요금제 인상과 함께 감원을 발표했다. 그러자 디즈니 경영진은 체이펙 전 CEO를 몰아내고 전 최고경영자 겸 회장 아이거를 CEO로 내세웠다.

해임된 체이펙 전 CEO. 
해임된 체이펙 전 CEO. 

2005년부터 2020년까지 CEO로 지낸 아이거는 지금의 디즈니를 세운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픽사’와 스타워즈로 유명한 ‘루커스필름’, 마니아층을 확보한 ‘마블’ 등 굵직한 회사들을 모두 사들였다.

밥 아이거는 즉시 효력을 발휘하는 최고경영자로서 디즈니를 이끌기 위해 복귀한다. 아이거 CEO는 2년 동안 근무하면서 후임 CEO를 물색할 예정이다.

디즈니에 돌아온 밥 아이거.
디즈니에 돌아온 밥 아이거.

일명 부메랑 CEO의 탄생이다. 부메랑 CEO는 전성기를 이끌며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준 뒤 회사에서 물러났다가 위기에 처했을 때 다시 돌아온 CEO다.

1997년 애플은 스티브 잡스를 다시 회사로 불렀고 아이폰 신화를 쓰며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스티브 잡스 신드롬’으로도 불리는 부메랑 CEO는 기업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아이거의 재등장에 디즈니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약 7% 상승했다. 통제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속에서 그간의 경영 방식을 손보는 것은 노련한 CEO라도 쉽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과연 아이거는 위기의 디즈니를 안정된 궤도로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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