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책을 못 쓴 이유
책을 쓰고 싶다면? 먼저 주제를 정해야 한다
주제를 정한 뒤 그 주제를 관통하는 40개 글의 목록과 목차를 정해야 한다
책을 쓰고 싶다면 이것부터 알고 갑시다. 책쓰기와 글쓰기는 다르다!

글쓰기는 나름 오랜 시간 해왔습니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저도 저만의 책을 세상에 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았죠. 글쓰기는 이어갈 수 있었지만 책쓰기는 저에게 소위 넘사벽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책을 쓰며 알았습니다. 제가 그간 글은 썼지만 책을 쓰지 못한 이유는 바로 책쓰기와 글쓰기의 차이를 몰랐기 때문이었다는 것을요. 제가 생각하는 책쓰기와 글쓰기의 차이점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책쓰기와 글쓰기의 첫 번째 차이점은 ‘주제’에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마루리 하며 일기를 씁니다. 영화를 보고 감상평을 씁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씁니다. 모두가 글쓰기에 해당합니다. 이 글들을 묶어 책을 만들 수 있을까요?

만약 ‘소설 작법’에 관한 책을 쓰는데 ‘챗GPT를 활용한 영상 만들기‘에 대한 글을 함께 탑재한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독자는 ‘이게 뭐야?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하며 책을 덮을지도 모릅니다.

책을 쓰려면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는 사십 개 글이 필요합니다. 주제라는 목걸이에 40개의 글 구슬을 꿰는 겁니다. 물론 글의 분량에 따라 글 개수는 달라집니다.

앞서 말한 일기, 영화 감상평, 독후감도 만약 하나의 주제에 부합하는 이야기라면 책으로 엮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간 제가 썼던 글들의 주제는 각기 달랐습니다.

제가 글은 쓸 수 있었지만 책을 못 쓴 이유는 바로 제 글들이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주제란 쉽게 말해 ‘무엇’ 혹은 ‘어떤’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책을 쓰고 있다면 우리는 이렇게 물을 것입니다. “무엇에 대해 쓰고 있나요?”, “어떤 책을 쓰고 있나요?” 그에 대한 답이 바로 주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책을 쓴다면 이런 식으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황장애를 극복한 엄마가 내면 아이를 통해 행복해 지는 법에 대해 쓰고 있어요.”

“나이 오십, 캘리그래피로 달라진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어요.”

“이혼 뒤, 혼자 여행을 다니며 오히려 더 행복해진 삶에 대해 쓰고 있어요.”

“25년차 독서지도사가 알려주는 우리 아이 독서법에 대해 쓰고 있어요.”

“네이버 인기 카페 주인장이 알려주는 성공하는 카페 운영법에 대해 쓰고 있어요.”

이렇듯 책을 쓰고 싶다면 먼저 주제를 정해야 합니다. 그런 뒤 그 주제를 관통하는 40개 글의 목록, 즉 목차를 정해야합니다. 책쓰기와 글쓰기의 두 번째 차이점은 ‘독자의 유무’입니다.

글은 일기장, 한글 파일, 워드 파일, SNS, 스마트폰 메모장 등 어디에든 쓸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일기 같은 경우 나 외의 독자는 없습니다. 일기는 독자가 없는 글이나 마찬가지죠.

그러니까 글쓰기는 독자가 없어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책은 반드시 독자를 염두에 두고 써야 합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감동이든 교훈이든 위로와 공감이든 정보이든 그 무엇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들이 돈을 지불하고 책을 사는 이유는 그만큼 얻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를 염두에 둔다는 것은 달리 말해 이타심을 갖는 것입니다. 저는 남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이타심을 가지고 책을 쓴다는 것이 처음에는 참 힘들었습니다.  그간 저는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기보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왔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쓸 수 있을까? 

저는 고심 끝에 ‘과거의 나’를 독자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이 무엇이 있을까, 어떤 위로의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자 더디기만 했던 글의 진도가 마침내 속도를 내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나의 마음을 울리는 글은 타인의 마음도 울리는 글이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다는 것이 어색하고 어렵다면 과거의 나를 독자로 두고 써보길 권해드립니다.

이것은 에세이뿐만 아니라 실용서를 쓰는 분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주로 정보를 주는 실용서는 책을 쓰는 작가가 자신이 지금 쓰려는 전문 영역에 들어와 배우고 알게 된 것들,  문제 해결 과정 등을 쓴다면 독자에게 제대로된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완성될 것입니다.  

이렇게 독자를 염두에 두고 책을 쓴다면 여러분이 쓴 책이 누군가에겐 인생 책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책쓰기와 글쓰기의 세 번째 차이점은 ‘자료조사’에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책쓰기 지여우 허경심 대표가 쓴 컬럼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지여우 대표 허경심 작가는 책쓰기 코치로서 좋은 성과를 내며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성인뿐만 아니라 학생 글쓰기 코치,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코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여기, 우리 함께 성장해요’라는 지여우의 슬로건대로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돌고 돈다’가 2014 샘터상 동화 부문에 뽑힌 바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좌충우돌 유쾌한 소설쓰기’ ‘어느 날, 나에게 공황장애가 찾아왔습니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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