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관리가 아닌 에너지 관리

김동순 임원 코치는 본인의 브런치에 ‘시간 관리가 아니라 에너지 관리’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아래는 김동순 임원 코치가 쓴 브런치 내용이다.

번아웃 Burnout

늘 바쁩니다. 해야 할 일만 해도, 하기 싫어서 대충해도 항상 바쁩니다. 당장 집어치우고 어디론가 가버리거나, 한 이틀 잠만! 푹 자고 싶은 생각밖에 없습니다. 회사에선 무슨 개선이다, 혁신이다 하면서, 이것만 하면 편해진다, 좋아진다를 반복하지만, 실제는 영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형편이 어렵거나 문제가 생기면 무슨 프로젝트를 바로바로 추가합니다. 이제는 믿을 수 없고, 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예전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이것저것 개선이 되면 일이 줄어드는 게 맞지 않습니까? 하지만, 일은 계속 늘어나고 시간은 더 부족하기만 합니다. 아주 좋게,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그런 개선이나 혁신이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그래도 그만큼 개선해서 문제가 재발하지 않으니, 이 정도 아니냐고 위로해 볼 만도 한데, 현실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아마 우리의 상황이 계속 변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 피할 수 없는 법과 규제의 강화입니다. 사회적 비용이나 고객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시시각각 법이 제정, 개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안전분야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강한 법률의 준수를 요구하고 있으니, 기업에서는 그에 따르는 규칙을 만들고, 시설을 갖추고, 반복해서 교육하고 훈련해야 합니다. 상당한 투자와 사람의 시간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꼭 이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바빠도, 법적인 규제는 아니지만, 사업의 필요에 따라 경쟁력 확보나 바람직한 운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각종 인증시스템을 도입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계획한 대로 되든 안 되든 ‘해야 할 일’이 많이 발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인정받고 경쟁사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 힘들어도 해야 합니다. 이런 운영체계는 상당히 많은 문서가 필요하고, 이행의 증거를 확보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니, 몸만 움직인다고 될 일이 아니고 머리도 많이 고생합니다.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이나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S Curve’이론으로만 본다면, 사업의 1단계는 우리의 상품이 새로운 고객이나 시장을 만족시켜 좋은 반응을 얻어내어 성장하고, 2단계는 그러한 사업이 신속하게 성장하지만, 곧 3단계에서 우리의 상품이 매력을 잃거나 경쟁사의 도전으로 점점 사라지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면, 단계마다 계속 강력한 선제공격을 하고 대응을 해야 합니다. 딱 한 번 잘한다고 계속 잘 되겠습니까? 사업이란 자체가 그 사업이 사라질 때까지 끊임없이 사람과 돈이 필요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바쁩니다.

회사의 목표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회사마다 목표를 높이는 것이 당연히 요구됩니다. 실적을 올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적당히 올리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 Stretched Goal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목표는 높았습니다. 게다가, 예산의 사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똑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비용은 확 줄여야 합니다. 그러니 예전처럼 하는 게 아니라 항상 다시 시작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검토할 내용은 2배, 3배가 됩니다. 목표와 실행 예산이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 어쩌겠습니까?

1년마다 인사 명령이 떨어지면 20% 정도는 새로운 이누언이 우리 부서로 전환 배치되고, 팀 배부적으로도 업무 분장을 새로 합니다. 일 좀 할 만하면 싹 바꿔버리니 모두 다시 배우고, 다시 해야 합니다. 전환 배치가 분명 나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자주 바꾸는 것은 업무에 무리가 따릅니다. 뭘 알아야 업무를 제대로 하고, 제대로 해야 진도가 나가서 일을 쳐낼 수 있는데, 새로 와서 두서너 달은 가르치고 배운다고 바쁩니다. 일이 거의 안 됩니다. 게다가 T/O가 점점 줄어듭니다. 한 명씩 자연 감소해도 충원하지 않습니다. 일은 점점 늘어나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어느 정도까지만 조절하면서 일합니다. 

신입사원은 들어오지 않고, 예전이면 과장, 차장, 부장 할 사람들이 담당이고, 나이 먹으니 일도 못 하겠다고 뭔 일 있을 때마다 엄살이고, 나잇값 못 하면서 대접받으려고 합니다. 나이 비슷하다고 팀장 말을 우습게 알기까지 합니다. 일을 차고 나가지 않습니다. 수비형으로만 업무를 하니 건성건성 시간 보내기가 태반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실력 있는 사람도 그만두고, 새로 들어온 입사자도 몇 달 만에 그만둬 버립니다. 겨우 새로 뽑으면? 그 친구 업무 가르친다고 몇 명이 붙들고 있어야 합니다.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일을 잘하는 건 고사하고, 일이 안정되지 않습니다. 바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경영자와의 이벤트가 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함께하든가 일과 중에 시간을 함께하는 겁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자리입니다. 또 일 년을 놓고 보니 한 달에 이틀정도는 직무 교육이든 기초 소용 교육이든, 법정 교육이든 교육이 있습니다. 배워야 하는 것도 있지만 교육시간 중에 업무를 본 적도 많습니다. 회의도 일이라지만, 회의가 많습니다. 회의 자료 챙기기도 함듭니다. 회의하고 나면 또 일만 잔뜩 생깁니다. 늘 그렇게 바쁩니다. 

회사 일도 일이지만, 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 가정을 돌봐야 합니다. 워킹맘은 말할 것도 없지만, 남자들도 집안일을 챙기는데 열심이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도 있고 매주, 매월 돌아오는 집안일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개인적인 취미 활동이나 여가 활동이 덧붙이면 정말 바쁩니다. 자기개발? 꿈도 못 꿉니다. 이 시대는 회산에서나 집에서나 슈퍼맨을 필요로 합니다. 누구도 슈퍼맨이 절대 될 수 없는 것을 알면서 말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의 답은 뻔합니다. 그저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잘 사는 법밖에 없지요, 그래도 한 번 정리해 보면 이렇게 하는 것도 요령일 것입니다.

첫째,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일은, 생각을 굳이 많이 하지 말고 기계적으로 반응하자는 것입니다. 전산화, 자동화가 상당히 진행되었지만, 그대로 사람이 해야 하는 단순한 업무도 아직 많습니다. 이런 것은 생각하면서 할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쉬는 셈 치고 약간 느그하게 Relax 하면서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것 입니다. 방전된 집중력을 충전한다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이래도 되는 업무는 꼭 있습니다.

둘째, 소위 ‘시간 관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을 잘 배분하여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일의 능률을 올리자는 것인데, 이 ‘시간’ 관리를 ‘에너지’관리로 바꿔 보도록 합시다. 일하면서 항상 똑같은 긴장감, 집중력 발휘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에너지의 기복, Ups and Downs이 있겠지요, 단순히 시간을 배정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과 그렇지 못한 시간을 잘 구별하여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나의 에너지 흐름을 파악하여 읽어내도록 합시다. 에너지가 강할 때와 약할 때를 일에 적합하게 조정하면서 활용합시다. 이제부터는 시간 관리가 아니라, 에너지 관리입니다.

셋째, 기왕 일할 것이면 잘하는 게 중요합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어서 일의 시작과 중간, 마지막 결과까지 감정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을 잘 해냄으로써 관련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본인에게 크든 작든, 금전적이든 비금전적이든 보상이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보상이 본인의 정서적 회복력을 빠르고 강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머피의 법칙 Murphy's Law에 반대인 샐리의 법칙 Sally's Law도 있지 않습니까? 일이 잘되면 긍정의 마인드가 생기고, 용기도 나고,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즉, 에너지가 넘치게 되는 원리입니다.

마지막으로, 건강입니다. 본인의 몸 컨디션이 나쁘면, 해야 하는 일은 몇 배 이상의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다면 최소한 기본은 해낼 수 있습니다. 아프면 만사가 다 귀찮습니다. 만성 질환, 골병든 게 문제이지 감기몸살이나 다리 부러진 게 문제가 아닙니다.

일을 해야 하니 에너지가 강한 시간대와 에너기자 약한 시간대를 요령껏 사용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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