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주제를 만나다: 피드백토크(1)

지하철 2호선을 타면 이색적인 안내방송을 들을 수도 있다. (사진출처=Wikimedia Commons)


라디오DJ처럼 안내방송을 하는 지하철 차장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라디오DJ처럼 안내방송을 하는 이상헌 신정승무사업소 주임에 대한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우산 챙겨요" "날씨는 풀렸지만, 일교차가 아직 심해요. 황사나 미세먼지 대비해 마스크도 챙기시고요. 2호선 모든 승무원이 직장인, 학생 여러분 항상 응원합니다. 파이팅하세요!” 그는 매일 지하철을 타는 지친 승객들에게 누군가 당신을 응원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서 이색적인 안내방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미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쿠팡맨의 사례도 비슷한 경우이다. 쿠팡맨은 접수받은 물건을 배송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손편지를 남기기도 하고, 고객의 생일에는 대문 앞에서 생일 파티를 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 디테일한 매뉴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CEO인 허브 켈러허를 포함해 직원들이 승객에게 즐거운 여행을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기내 방송 하나도 재미있게 한다. “손님께서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언제든지 날개 위에 마련된 테라스로 자리를 옮겨 피우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특별히 준비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함께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의류회사 매장 직원의 과업은 무엇일까? (사진 출처=Pixabay)


우리는 왜 일하는가

기업의 사전적 의미는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자본 조직이다. 하지만, 기업의 본질적인 존재 목적은 이윤 획득에 있지 않다. 그렇다면 기업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고, 충실해야 하는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류회사가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게 하고 자신감이 있는 삶을 살도록 돕는다”라는 고객 가치를 창조한 뒤, 이 가치를 충실하게 이행했을 때, 고객들은 값을 지불할 것이다.

이윤은 기업이 고객 가치를 충실히 제공했을 때 고객들이 제공하는 값지불로 따라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영속하려면 이 ‘고객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즉 기업이 지향해야 할 것은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다.
 

애인에게 100일 선물을 하는 사람의 과업은 무엇을까? (사진 출처=Pixabay)


과업 재정의로 고객에게 진짜 봄을

김로망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애인과 사귄 지 내일 100일이 된다. 어떤 선물을 줄지 한 달간 고민했다. 장미꽃 100송이와 목걸이를 선물로 주기로 결정했다.

만약 이 선물들을 택배기사가 대신 전달한다면, 택배기사의 과업은 ‘장미꽃 100송이와 목걸이를 안전하게, 약속한 시간까지 애인에게 배달하는 것’일 수 있다. 택배기사는 정한 시간까지 잘 도착하기 위해 네비게이션을 켜고, 배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알아볼 것이다.

하지만, 김로망이 직접 선물을 전달한다면, 그의 과업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의 과업은 ‘애인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김로망은 아마도 장미꽃 100송이와 목걸이를 전달하는 장소와 시간, 전달하는 방법, 전달하면서 말할 멘트 등 가능한 모든 것을 고민할 것이다.
 

"봄이 왔어요~!" (사진출처=가인지캠퍼스)


이렇듯, 과업을 무엇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일의 태도와 일의 종류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이상헌 차장, 쿠팡맨, 그리고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직원들의 과업 정의는 같은 업종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정의와 달랐던 것이다.

고객에게 진짜 봄을 선물하고 싶다면, 두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나의 과업은 무엇인가?
그 과업은 고객 가치에 초점을 두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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