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들에게 필요한 건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든든한 기반을 다져온 고수들의 평생의 통찰과 지혜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버핏. [출처=연합뉴스]

“’이런 생각은 해봤습니까?‘라는 말은 워런 버핏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버핏이 투자한 회사 사장들은 버핏의 투자를 받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이 버핏과 언제든 상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버핏에게 생각을 물으면 버핏은 여러 예를 들려주며 ’이런 건 생각해 봤습니까?‘라고 묻는다고 합니다.”

 

모든 CEO들은 아마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처럼 ‘원 포인트 레슨’을 해 줄 수 있는 조언자를 원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글로벌 경영 대가를 가장 많이 만난 경영학자로 불리는 이지훈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신간, ‘더 메시지(THE MESSAGE)’를 통해 세계적인 경영자들 28명의 삶을 통한 각각의 경영 잠언인 ‘원 메시지(ONE MESSAGE)’를 전하고 있다. 이지훈 교수는 “한 인물의 생각을 읽는 가장 빠른 방법은 그가 직접 한 말, 육성을 많이 접하고 그 중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한마디, 원 메시지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는 무려 54억 원에 낙찰된다. 단순히 유명한 CEO와 밥 한 끼를 함께 하는 것뿐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경매가 붙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영자들이 원하는 건 사람들이 원하는 건 비싸고 맛있는 점심, 유명인을 만나 인증 샷을 찍고 SNS에 올리는 이벤트가 아니라, 평생을 자신이 가진 통찰과 지혜로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자신의 든든한 기반을 다져온 그의 ‘원 메시지’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에게 맞는 옷 제공하려고 한 ‘카트리나 레이크’…‘봄이 오는 것을 오리가 먼저 안다’ 먼저 산업동향 파악해 탄소섬유 차체 개발한 ‘킹 리우’

카트리나 레이크 스티치픽스 대표. [출처=한국경제 인터넷 페이지]

“레이크가 개인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성을 중시하는 남다른 철학에도 기인합니다. 레이크는 혼혈이었기에 다양한 문화와 관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레이크는 키가 크든 작든, 몸무게가 많이 나가든 적게 나가든 모든 사람에게 맞는 옷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버사이즈 옷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카트리나 레이크 스티치픽스 대표는 제휴 브랜드들이 공급을 꺼려 한 때는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칼 라거펠드와 제휴해 다시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집념을 보였던 CEO다. 이지훈 교수는 카트리나 레이크에 대해 “그는 Culture fit, 즉 조직 문화 궁합이란 말을 싫어했다”며 “반反 다양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들의 차이를 존중하고 그것이 섞이지 않고 더해지는 Culture add, 즉 문화적 추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레이크에 사례에서 경영자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은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자전거 기업인 자이언트의 대표 킹 리우. [이미지 출처=위클리 비즈]

“혹자는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어떻게 아느냐’라고 의문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류 회장은 한시 한 구절을 읊어 줍니다. ‘봄이 오는 것을 오리가 먼저 안다. 春江水暖鴨先知’ 늘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 오리가 강물이 따뜻해지는 것으로 봄을 읽는 것처럼, 기업가는 늘 산업 동향을 민감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지훈 교수는 세계 최대 자전거 기업인 자이언트의 대표 킹 리우의 사례를 설명하며 “자이언트가 머리카락 굵기의 탄소섬유로 자전거 차체를 개발한 것도 ‘봄이 오는 것을 오리가 먼저 안다’의 경우였다”며 “당시만 해도 탄소섬유는 항공우주 산업에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었고, 자전거 업계에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류 회장은 그 가치를 미리 알아보고 연구개발에 전력했다”고 설명한다.

 

‘정직이 최고의 전략이다’ 악명 높은 산업에서 정직한 거래로 신뢰쌓은 ‘밥 아이거’…‘비전을 반드시 가져라’ 플랫폼 선점의 중요성 알아채고 집중한 ‘손정의’

디즈니의 CEO 밥 아이거. [출처=블룸버그] 

“하지만 그게 아이거의 스타일이었고, 잡스에게는 마법 같은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정직은 최고의 전략입니다. 아이거는 거짓말과 뒤통수 때리기로 악명 높은 산업에서 정직하고 공정한 거래로 신뢰를 쌓았습니다. 스티브 잡스나 조지 루카스, 아이작 펄머터, 루퍼트 머독이 기업 후견인으로 밥 아이거를 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이지훈 교수는 밥 아이거 디즈니 CEO의 사례에서는 ‘정직이 최고의 전략이다’라는 비현실적일 것 같지만 정도(正道)인 ‘원 메시지’를 전한다. 실제로 밥 아이거는 픽사를 인수한 후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협상에서 나는 내 카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뒤집어 보인다. 정직하면 안 될 이유가 뭔가? 나는 픽사를 살 필요가 있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 [출처=블룸버그]

“손정의가 남들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앞서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승률이 90%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고 70%의 승산이 보일 때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는 ‘플랫폼’입니다. 그는 어떤 회사가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것은 ‘게임의 룰을 지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그에게 야후, 아이폰, 알리바바, 암은 철포이자 플랫폼입니다.”

 

이지훈 교수는 이같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의 사례를 소개하며 “관건은 시장이 완숙되기 전에 플랫폼을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CEO에게 비전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손 회장은 30년 비전을 준비하던 한 부하 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비전이 없는 사람은 열심히 땀 흘리며 산을 오르지만, 제자리를 맴돌고만 있는 꼴이지. 그런 자세로는 자신을 둘러싼 원을 벗어나기 힘들어. 하지만 비전이 있으면 재빨리 높은 데까지 올라가서 결국 높은 산 정상까지도 정복할 수 있어.”

 

“네 마음 다 알아. 나도 비슷한 일 겪어 봤거든. 그런데 이런 생각은 해봤어?”…경영자에겐 지혜와 용기를 줄 ‘조언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출처=이미지투데이]

경영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고민하는 시간이 있다.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복잡한 일로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남에게 털어놓기는 망설여진다. 그럴 때 누군가 다가와 이렇게 말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참 힘들겠구나. 네 마음 다 알아. 나도 비슷한 일 겪어 봤거든. 그런데 이런 생각은 해봤어?”

 

이처럼 경영자에게는 복잡한 사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다 헤아려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조언을 해주는 것이 항상 필요하다. 그 말이 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아니더라도 문제를 새로운 각도로 볼 수 있는 지혜와 문제를 헤쳐 나갈 용기를 함께 얻게 되기 때문이다.

 

위로는 쉽다. 그러나 진정한 조언은 어렵다. 좋은 말이나 문구, 격언들은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개인의 인생경험과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그 가운데 자기의 인생을 압축한 하나의 메시지는 의외로 찾기 힘들다. 더욱 복잡해지고 예상하지 못한 위기들이 창궐하는 현시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이러한 조력자들을 찾고 그들의 힘을 빌리는 노력들이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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