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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를 품고 다니는 MZ세대가 온다…기업 내 '보상'과'징계'는 어떻게 변해야 하나
사직서를 품고 다니는 MZ세대가 온다…기업 내 '보상'과'징계'는 어떻게 변해야 하나
  • 편집국
  • 승인 2020.11.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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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내 보상과 징계의 정확성과 일관성에 따라 직원들의 일 능률 변
보상과 징계를 할때 꼭 기억해야 하는 '크레스피 효과'

30대 초반의 골드미스인 S 대리는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종일 자리에 앉아 있기는 하지만 멍하니 시간을 때우기 일쑤다. 재미있는 일도 없고 사람 만나는 일도 귀찮다. 이게 다 지난 연말 인사고과가 끝난 후 생긴 현상이다.

S 대리는 올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쏟아지는 약속들을 다 마다하고 회사 일에만 매달렸다. 자신의 능력을 쏟아 부을 수 있어서 재미도 있었다. 그러다가 몸 축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주위에서 걱정할 정도였다. 회사와 결혼했느냐는 핀잔도 많이 들었다. 개인 실적만 따지면 지난 고과는 기대할 만했다. 그러나 부서 전체의 실적이 문제였다. 자신의 실적은 좋았지만 부서 전체의 실적이 좋지 않아서 소형차 한 대는 족히 살 정도의 인센티브를 눈앞에서 놓쳤다. 게다가 연봉조차 동결되어버렸으니 물가인상률만큼 오히려 감봉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이 문제다.

그런데 매일 놀러 다니는 것 같던 동기 B는 실적 좋은 부서에서 근무한 덕에 두둑한 인센티브를 챙긴 것은 물론이고 과장으로 승진까지 했다. 지금 상태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또 마찬가지 결과가 나올 것이 뻔하다. 며칠 전 홧김에 작성한 사직서를 인사부에 보내려고 몇 번이나 시도하다가 그냥 컴퓨터를 꺼버렸다. 열심히 일하기도 싫고 그렇다고 가뜩이나 불황인 요즘 회사를 나간다고 해봤자 뾰족한 수도 없다.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회사내 보상과 징계의 정확성과 일관성에 따라 직원들의 일 능률 변한다. 출처: MichaelPage

이런 일을 겪어본 사람은 의외로 많을 것이다. 손으로 직접 작성한 사직서를 제출해야 했던 과거에는 사직서를 써서 서랍에 넣고 열받을 때마다 만지작거렸다. 아예 몇 년 동안 양복 윗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는 사람도 있다. 여차하면 즉석에서 멋지게 사직서를 던지려는 것이었다. 직장인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한 만큼, 조직에 기여한 만큼 대우나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사표 낼 생각으로 다니는 사람이 그 조직에 얼마나 충성을 다할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보상의 방향

앞의 예처럼 보상의 방향에 따라 수행 능력의 수준이 급격히 변하는 것을 '크레스피 효과(Crespi Effect)'라고 한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레오 크리스피 교수의 실험에서 따온 용어다. 낮은 보상 수준에서 높은 보상 수준으로 옮겨가면 업무 수행 능력이 향상되고, 반대의 경우는 수행 능력이 급격히 하락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크리스피 교수의 이론은 틀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보상이 늘어난다고 업무 수행 능력이 항상 증가하는 것도 아니고, 보상이 줄어들거나 징계가 늘어난다고 항상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서울대를 포함한 주요 국립대 교수들의 정년을 보장한 이후 4년만에 논문 수가 평균 30 퍼센트 감소했다고 한다. 정년을 보장하는 것은 분명 큰 보상이었지만 이것이 연구의 질과 양에 긍정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오히려 반대로 움직인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의 유명한 PS(Profit Sharing)제도도 좋은 사례다. 매년 결산이 끝나면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제도에도 맹점이 있다. 일의 양이나 질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근무하는 부서의 성격에 따라 인센티브 금액의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내의 영업이익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92퍼센트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다른 게열사 직원들이 받는 금액 차이가 크고, 삼성전자 내에서도 반도체나 모바일기기 분야가 더 많은 금액을 받게 된다. 그룹 내의 다른 계열사나 다른 사업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불평한다. 

교수들의 정년 보장이나 삼성의 경우처럼 보상을 높이는 것도 문제를 발생시킬 여지가 있지만, 감봉 정직, 대기발령, 경고 등 보상을 낮추거나 징계를 사용하는 것도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당사자들이 '징계를 받았으니 더 열심히 해서 이 치욕을 만회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번 추락한 사기는 많은 비용을 지출해도 회복되기 어렵고, 한번 절망한 사람은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 봉급이 줄어들고 승진 기회가 더 멀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일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따듯한 지적

물론 잘못을 했을 때는 적절한 징계가 필요하다. 인정에 이끌려 잘못한 것을 그냥 덮고 넘어간다면 나중에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옛말에 "필부의 만용과 아녀자의 인정으로는 천하를 도모하기가 어렵다"라는 것이 있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징계를 할 때에도 상대방이 기가 죽거나 마음이 상해서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인간적인 배려가 있어야 하고 믿음과 신뢰를 심어줌으로써 재기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리더의 적절한 보상과 징계는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일 능률을 높힘과 동시에 최고의 조직이 되게 한다. 출처: Salesforce

내가 모셨던 이채욱 전 GE 코리아 회장과 관련된 일화다. 그는 직원들의 실수를 지적할 때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가령 부하직원이 실수를 하면 "GE에서의 생활 일주일 단축이야. 다음에 같은 실수하지 않도록 해"라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면 "오늘 원피스 색깔 예쁜데? 덕분에 사무실 분위기가 화사해졌는걸. 어제 단축한 일주일 회복!"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어깨가 축 늘어져 있는 직원을 격려해주곤 한다. 조직생활이므로 잘못한 것을 그냥 넘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잘했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법을 강구한 것이다. 이런 일들이 자주 있기 때문에 해당 직원을 기분 상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실수를 명확히 알고 다음에 또 그러지 않도록 조심하게 된다. 

훌륭한 리더란 이 보상과 징계를 지혜롭고 적정하게 사용하는 사람이다. 무엇이든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한 법이다.

 

글. 이주형 (후성그룹 HR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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