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을 돕는 더브릿지 황진솔 대표, "탈북민은 탈북민이 도울 수 있어"
'임팩트 기부'라는 클라우딩 펀딩으로 수수료 없이 100%를 개발도상국 현지인, 탈북민들의 창업을 위해 사용

27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더브릿지에서 황진솔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브릿지는 개발도상국 현지인들, 탈북민들이 스스로 창업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필요한 인큐베이팅, 자원연계를 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더브릿지 대표
더브릿지 황진솔 대표

더브릿지만의 ‘임팩트 기부’

더브릿지는 ‘임팩트 기부’라는 독특한 클라우딩 펀딩을 진행한다. 임팩트 기부란 기부와 투자연계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다른 비영리 일반 펀딩과 다르게 수수료를 떼지 않고 100% 개발도상국, 탈북민들 자립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자립을 하면 원금을 재기부하는 형식이다. 환급된 자금은 다른 개도국 자립 비즈니스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황 대표는 더브릿지만의 가장 큰 차별점에 대해 “일반적으로 기부를 통해 도움을 줘야 된다는 수혜자로 개도국이나 탈북민들이 바라보는 경향이 많은데, 더브릿지는 그분들이 스스로 지속 가능하게 자립할 수 있는 모델들을 발굴해 지원한다. 궁극적으로 기부금을 모금해 개도국, 탈북민들에게 주고 다시 재기부를 해서 수익이 잡힌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를 기부해주시는 대상이 한국의 일반 클라우펀딩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개도국, 탈북민 분들이 저희에게 기부를 하는 형식이다. 일반 시민분들을 통해 모인 자금은 100% 개도국, 탈북민들에게 전달하고 그들이 잘 자립해서 원금을 재기부하는 기준을 수익으로 한다. 더 브릿지는 불쌍한 이웃, 취약계층을 돕는다는 개념이 아니다. 결국 더브릿지가 잘되야 개도국, 탈북민들에 대한 지원이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더브릿지는 개도국, 탈북민들과 함께 협력하고 함께 성장, 상생해나간다”라고 덧붙였다.

창업을 하게 된 이유

황 대표는 비영리 조직을 도와주다 비즈니스 모델이 나와 창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연변과학기술대학교 교환학생 시절 조선족 친구와 기숙사에 살게 되면서부터 창업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조선족 친구의 아버지가 북한에 들어가 비즈니스를 하고 계셨다. 조선족 친구도 나중에 자기도 북한 관련된 사업을 하고 싶다고 얘기하더라. 한국 사람으로서 합법적으로 북한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없어 내가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그분들이 실질적으로 북한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끔 지원하고 현지 사업들을 도와주며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창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더브릿지 회사 게시판
더브릿지 회사 게시판

가치 있고 해야만 하는 사업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사업이지만 창업 과정은 쉽지 않았다. 황 대표는 “어떤 소셜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창업을 했던 거라 여러 어려움들을 예상했었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급여, 사람을 관리하는 부분들은 상상을 못 했었다. 오히려 사업보다는 조직문화, 채용이나 인력을 관리하는 게 저에게는 어려웠던 부분들이었다”며 “창업가로서 평생 고민해야 되는 문제들인 것 같다. 시행착오를 통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 중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창업 과정 속 황 대표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사업을 진행해나간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황 대표는 “처음에 사업을 시작했던 목적. 미션들이 달성되는 과정들이 컸다. 개발협력, 통일, 탈북민 이슈. 개도국, 탈북민들이 충분히 자기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하게 도전적으로 본인들이 속한 커뮤니티 안에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함께 존중하고 협력하고 상생하는 걸 목표로 했다. 창업 과정 중에 다양한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함께 성장, 상생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구나를 느끼고 사업을 통해 경험들이 생기는 것들을 보면서 큰 확신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치 있고 해야만 하는 사업에 대한 확신이 컸고 사업이 힘든 것보다 여러 과정을 통해 개도국, 탈북민들에게 받았던 피드백이나 관계를 통해 지금까지 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그들과 함께 협력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존중해주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에 대한 확신이 다양한 어려움들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창업의 핵심가치는 있는 그대로를 존중+수평적 협력

황 대표는 창업을 했을 때 필요한 핵심가치에 대해 “나와 다른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걸 바탕으로 생성된 관계를 통해 생산하는 것. 수평적 협력이 중요하다. 지속 가능한 사회 문제를 발생시키는 사람과 풀어가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것을 효과적으로 풀어가는 것. 가치나 잠재 가능성을 조직을 통해 함께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황 대표는 창업을 하려는 청년들에게 “지금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긴 하지만 그 과정 속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여러 어려움들이 있을 거다.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인턴십을 통해 본인이 해야 되는 창업의 영역들을 관찰하고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자기가 창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야 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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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과 소통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중간 다리의 역할

황 대표는 더브릿지를 운영하면서 제일 보람을 느꼈던 순간에 대해 “저희를 통해 개인이나 한국의 기업이 탈북민과 소통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저희가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세 사람이 함께 연합한 모습으로 하나의 다리를 만드는 더브릿지 로고처럼 더브릿지는 이벤트 기부 형식인 생일, 결혼, 다이어트 기부 캠페인 등 그간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을 선보였다.

또한 아이템이 좋더라도 한국 시장 안에서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민 기업과 통일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들을 연결해 함께 콜라보해 서비스를 홍보하는 사례, 탈북민 음식과 한국 요식업체와 콜라보해 새로운 형태의 요리가 나오는 사례 등 여러 협력개발을 통한 사업을 진행했다. 황 대표는 “이런 형태의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불쌍한 이웃을 돕자가 아닌 정직한 피드백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성장하는 모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통일의 여정 가운데 필요한 연습 같다. 탈북민 기업과 한국 기업이 협력을 통해 겪는 시행착오들을 시민들이 해보면서 북한을 이해하고 정부가 아닌 시민들이 직접 해보며 통일을 위한 필요한 근육을 길렀으면 한다. 기업이나 개인이 더브릿지를 통해 소통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통일을 준비하는 자세? 실질적인 참여 행동이 필요

그러면서 황 대표는 통일을 준비하려면 실질적으로 참여 행동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적인 활동 협력을 통해 경험해보고 배우는 것들이 활성화되는 게 필요하고 통일에 대한 실제적인 생각과 고민을 통해 서로 배워야 준비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탈북민 출신의 사업가가 끼치게 될 영향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탈북민 3만 3천 명이 문화적, 정서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고 소외될 수밖에 없는데 탈북민 기업가들이 잘 정착해 탈북민들을 고용하는 정말 중요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금도 탈북민 사업가가 탈북민들을 고용한다. 북한을 너무 모르기 때문에 상처, 오해,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미래에 탈북민 출신의 사업가들이 그 중간 갈등들을 최소한 시키고 북한과 남한 양쪽의 눈높이에 맞는 통일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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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필연적인 것!

더브릿지는 개도국과의 협력이 60% 탈북민이 40%를 차지한다. 문화적인 소통방식으로 인해 여러 가지 오해들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묻자 황 대표는 “여러 가지 예상하지 못했던 오래들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갈등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 친구 간에도 싸우면서 친해진다는 말처럼 가볍게 아는 사람들이랑은 싸울 일이 없는데 비즈니스 파프너한테는 서운함, 오해 등이 생길 수 있다. 갈등을 피하는 건 오히려 언젠가 일어날 미래의 갈등을 회피하는 거다. 그런 갈등들을 정직하게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해결할지가 훨씬 더 생산적이다”라고 조언했다.

긍정적이고 밝은 마인드셋을 가진 인재!

더브릿지만의 인사정책 모토에 대해 황 대표는 “채용, 인사 이런 부분들이 아직 저한테는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사회적 기업인만큼 소셜미션을 가지고 직관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기보다는 이성적으로 고민하고 소셜미션에 대한 공감대가 중요한 것 같다. 재정적인 보상보다는 사회 혁신 변화에 목적이 중요하고 좋은 마인드셋만 가지고 세상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주어진 소셜 탁월성, 전문성, 자기 주도성이 중요하다”며 “주어진 것을 하기보다는 주어지는 역할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긍정적이고 밝은 마인드셋. 사회 안에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인재상이다”라고 말했다.

직원과 함께 협력, 만들어가는 과정

황 대표는 더브릿지 기업문화에 대해 “수평적 조직문화를 하려고 하고 있다. 자기 주도성, 자신이 원하는 사업을 설계, 격려, 공감한다. 오전 11시까지는 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 시간 역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2주 안에 80시간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 조건이다. 본인의 삶, 라이프스타일을 최대한 존중한다. 회사 미션과 함께 협력, 만들어가는 과정이다”라고 전했다.

황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에 대해 “올해 밸류 커뮤니케이션 팀을 신설했다.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인식과 편견을 깨는 것이다. 그동안 지원했던 성과, 변화들을 온라인 상으로 차별화 있게 전달하는 것. 유튜브, SNS 활성화를 통해 영상팀, 다지인 팀을 큰 규모로 만들어 앞으로 해나갈 기업 콘텐츠들을 조금 더 청년세대에 맞게 풀어내고 소통하는 것. 그리고 사업들을 소셜 채널 콘텐츠들을 통해 생산하고 한국 기업과 일반 시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며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을 밝혔다.

끝으로 황 대표는 “국제개발, 탈북민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여러 파트너 기관들과 협력하고자 하는 다양한 한국의 기업들이 저희를 통해서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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