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의 학생들이 거주하는 꿈시루 하숙
돈이 아닌 '사랑'이 중심이 된 경영 철학
2018년 하숙집 오픈 후 한 학기만에 정원 꽉 차
코로나 시절, 적자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식사에 정성 다해
졸업 후에도 하숙집을 잊지 못하는 학생들

2022년 들어 다시 대면이 시작된 대학가는 방을 구하는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원룸, 기숙사가 주된 자취 방식인 대학생들 사이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식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어 학부모도 선호하는 '하숙'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꿈시루 하숙을 지키는 고양이 '영미' (출처 : 꿈시루 하숙)
꿈시루 하숙을 지키는 고양이 '영미' (출처 : 꿈시루 하숙)

인하대 후문에 위치한 '꿈시루 하숙'이 하나의 예다. 꿈시루 하숙은 최근의 물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1인실 방과 식사 제공을 합해 1달 50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을 오픈 후 4년 넘게 유지하고 있고, 입주하려는 학생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이에 사례뉴스팀은 인하대 후문 '꿈시루 하숙'의 김순덕 이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60대의 나이에도 바쁘게 살 수 있다는 것은 행복

이모는 하숙을 운영하는 이유를 '돈'이 아닌 '재미'와 '사랑'으로 설명했다.  이모는 돈을 중요시 했다면 하숙을 운영하지 않았을 거라 설명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던 시절, 모든 대학이 비대면으로 학사를 운영했기 때문에 하숙집에는 단 두명의 학생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모는 정원 20명 중 학생이 두명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다. 두 명이 내는 하숙 비용으로 기본적인 식재료 비용도 충당할 수 없었지만 이모는 정성을 들여 꾸준히 식사를 제공했다. 이모는 그것을 '사랑'이라 표현했다. 부모와 떨어져 타지에서 혼자 지내는 학생들이 다 내 아들 같았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고 한다. 

또한, 이모는 학생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학생들이 자취하면서 겪는 여러 문제들을 도와주며 바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 말했다. "내 나이 사람들 보면 경로당에 있는 사람들도 있고, 집에서 병 걸려 누워 있는 사람들도 많어, 근데 나는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게 좋다니께"

이모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학생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오후에는 봉사활동을 다닌다고 하셨다. 봉사활동을 마친 후엔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학생들과 즐겁게 정담을 나누신다고 하셨다. 학생들도 이모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타지 생활의 적적함을 극복할 수 있었다.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반찬이 제공되는 꿈시루 하숙 (출처 : 꿈시루 하숙)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반찬이 제공되는 꿈시루 하숙 (출처 : 꿈시루 하숙)

학생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캐치한 꿈시루 하숙

최근 대학생들은 자기 관리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예전과 달리 무분별하게 고기 위주, 인스턴트 위주의 식사를 하지 않는다. 건강와 몸의 아름다움을 위해 '비건'이 유행하고 야채, 과일 위주의 식습관도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모는 고기와 자극적 양념이 위주인 외식의 단점을 파악했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사를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야채 위주의 식사를 주로 제공하고 있다. 고기가 나오는 날에도 구운 돼지고기, 소고기 등 붉은 육고기가 아니라 소화에 도움이 되는 닭, 생선 등의 고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옥상에서 기르는 상추와 같은 채소를 비롯해 다양한 야채 반찬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하숙에 한 번 입주한 학생들은 대체로 떠나지 않고, 입주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자 아이들에게 건강한 밥을 먹이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 

학생의 생일날 케잌을 제공하는 꿈시루 하숙 (출처 : 꿈시루 하숙)
학생의 생일날 식사와 함께 케잌을 제공하는 꿈시루 하숙 (출처 : 꿈시루 하숙)

모든 것은 '사랑'이었기 때문

이모는 코로나 사태 2년동안 발생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버텨 올 수 있었던 것을 '사랑'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계속 하숙에 거주하는 경우도 많고, 취업에 성공한 후에도 하숙에 찾아오는 것 또한 '사랑'을 베풀고 '사랑'받았기 때문이라 전했다.

꿈시루 하숙은 학생의 생일날 식사 시간에 케잌을 제공한다. 당연하고 사소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작은 정성이 큰 감동을 주는 법이다.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는 학생에게 집과 같은 편안함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된다. 이모는 학생의 생일을 직접 챙기고, 학생의 취업과 대외활동과 관련된 고민을 들어주며, 인간 관계에 대해서도 학생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다. 이모는 이러한 것을 '사랑'을 주고 받는 과정이라 설명했다.

이모는 단지 방과 식사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학생과 일거수 일투족을 공유하며,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을 위해 나중에 먹을 수 있도록 따로 식사를 준비해 두기도 하신다. 또한,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학생이 집에 무사히 돌아왔는지 항상 체크하신다고 한다. 원룸이 지닌 단점이자 하숙이 지닌 장점이다.

이모는 단지 학생에게 돈을 받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모든 순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학생을 도울 수 있다고 전했다.

하숙과 5분 거리에 위치한 인하대학교 인경호 전경 (출처 : 인하대학교)
하숙과 5분 거리에 위치한 인하대학교 인경호 전경 (출처 : 인하대학교)

졸업 후에도 찾아오는 하숙생들

꿈시루 하숙에 거주했던 학생들은 이모의 '사랑'을 잊지 않고 꾸준히 찾아 온다.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 해외로 떠나는 학생,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하숙에 거주하지 못하는 학생 모두 하숙 단톡방을 떠나지 않고 이모의 안부를 묻는다. 단지 돈을 낸 계약 관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관계가 된 것이다.

이모는 하숙에 거주했던 학생들을 이어주기도 한다. 같은 회사에 취직했다면 그 학생들에게 소식을 서로 전하게 해서 하숙생들끼리 모임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같은 하숙에 있었다는 사실에 반가움을 느끼고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인하대 후문에 위치한 '꿈시루 하숙'이 인하대학교 후문 하면 생각나는 첫번째 하숙집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랑 때문이다. 단지 방과 식사를 제공받는 사이를 넘어 함께 있었던 시간동안 따뜻함을 느끼고 좋은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마음을 끌어 당길 수 있었던 것이다. 

다른 하숙집이 적자에 허덕이며 문을 닫는 데 반해, 꿈시루 하숙은 모든 방의 정원이 가득 찼으며 사소한 것 하나에도 예민한 최근의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가장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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