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밀 암 진단 구현을 위해 머신러닝으로 암 단일세포(싱글셀)를 분석 테스트하는 플랫폼을 개발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을 딴 기업명 '위트젠'
수술 중심 치료 벗어나…환자 맞춤형 치료 실현하여 환자 삶의 질 높이는 서비스 제공

위트젠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암 치료 의사결정을 돕는 종양 단일 세포 분석 테스트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병원이 암 환자의 종양 단일 세포 전사체 염기서열(scRNA-seq : single cell RNA sequencing) 데이터를 위트젠에 보내면 데이터를 가공 후 머신러닝으로 분석하여 환자의 암 세부 타입과 암세포의 행동을 예측하여 

수술 전 의사에게 전이 발생 장기, 하중 변이성, 치료 등급, 위험 정도와 성장 정도, 약물 추천 및 치료 계획 등의 구체적인 정보가 담긴 임상정보 리포트를 제공한다.

의사들은 환자의 scRNA-seq 데이터를 위트젠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분석 과정을 관리하며,

수술 전 환자에 최적화된 1차 항암치료에 필요한 약물, 수술 시기, 선행 항암 화학요법 등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최적의 정보를 제때 얻고 나아가 치료 예후 예측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수술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 수술 전 치료 효과를 최대화하고 진정한 환자 맞춤형 치료를 실현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래는 위트젠 이상윤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위트젠 이상윤 대표
위트젠 이상윤 대표

Q. 위트젠과 대표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위트젠바이오테크놀로지의 대표 이상윤입니다.

위트젠은 초정밀 암 진단 구현을 위해 머신러닝으로 암 단일세포(싱글셀)를 분석 테스트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부 졸업 후 은행권에서 13년 넘게 근무하고 10년 가까이 투자 금융 업무를 하다가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 2014년 휴직 후 UC Berkeley MBA 학위 취득을 위해 미국에 유학을 왔습니다.

2016년 졸업 후 은행에 사직서를 내고 미국에서 인공지능용 신소재 반도체 기술 스타트업 창업을 시도하여 미국 정부기관인 National Science Foundation으로부터 딥테크 사업화 지원 자금을 유치한 바 있습니다.

현지 스타트업에서 사업개발과 전략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국내 스타트업들의 미국 진출을 돕는 컨설팅을 하다 2021년 위트젠 사업을 구상하여 팀을 구성하고 22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Q. 위트젠의 뜻과 로고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제가 존경하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의 이름을 사업에 꼭 쓰고 싶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이 세운 논리실증주의 즉, 증명할 수 없으면 말하지 않는다는 명제가 이 사업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알파벳으로 이름을 쓰고 보니 Wit는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 지혜라는 뜻이기도 하고 Gen은 보통 유전체 분석회사가 Genomics를 줄여서 회사에 쓰기도 해서 절묘하게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과 의미가 통해 위트젠(WittGen)으로 이름을 최종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로고는 그리스 문자인 Phi (파이) 소문자에서 따왔습니다.

파이(φ 또는 ϕ)는 수학에서 기하급수적 황금비를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철학에서는 이상적 세계에 대한 믿음과 숫자와 관련된 개념, 자연적 움직임과 운동과 관련된 개념, 인과성과 결과에 관련된 개념으로 사용됩니다.

화학에서도 파이는 분자의 평면도를 나타내는 매개변수로 사용되고 파이 값은 분자 공간 구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서 분자의 반응성, 물성, 화학적 안정성 등을 예측하는데 중요합니다.

파이의 이런 여러 의미들이 우리 사업에 부합하여 파이 형상을 통해 디자인을 하게 되었고 마침 유전체 이미지를 표현해 주어서 지금의 로고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그리스 문자인 Phi (파이) 소문자에서 따온 위트젠 로고
그리스 문자인 Phi (파이) 소문자에서 따온 위트젠 로고

Q. 창업을 하게 된 계기와 구체적인 스토리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공지능용 신소재 반도체 개발 사업이 높은 기술 개발 벽에 부딪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구 개발자가 아니다 보니 기술 개발 가능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꽤나 오랜 기간 고정 수업 없이 사업화에 공들였던 것이라 좌절이 컸습니다.

마음 한편에는 계속 창업을 해야 한다는 고집이 있었고 반드시 길이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여러 사업을 구상했지만 확신과 열정을 불러일으킬만한 것들이 없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 잠시 들어와 지내던 때에 금융 그룹 대표인 친한 고등학교 선배의 책장에서 찰스 그래버가 쓴 '암 치료의 혁신 면역 항암제가 온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직접 책을 사서 탐독하며 관련된 일을 하자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인 지인들에게 물어보며 공부를 했고 몇몇 분과 연이 닿아 AI와 바이오 테크를 융합한 신약 물질 개발 같은 사업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기도 하고 컨설팅 요청을 받기도 하면서 관련 서적과 논문들을 계속 읽게 됐습니다.

MBA 과정 중 바이오 테크 상업화 관련 전공 수업을 재밌게 들었던 기억이 있었고 선뜻 사업에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생명공학 분야 연구자들 커뮤니티에 가입해 세미나를 들으며 연구 트렌드를 보게 됐습니다.

싱글셀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AI가 아직 개척되지 않은 해당 분야에서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생각에 싱글셀과 AI를 결합한 설루션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시작할 수는 없었고 가능성을 검증해야 했습니다. 마침 미국 바이오 테크 회사 이나래 박사님께서 관련된 논문을 쓰면 협업할 전문가들이 관심 갖고 동참할 것이고 같이 사업할 사람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셔서 이 박사님과 논문 쓰기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제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현실적 연구 주제로 바뀌게 되어 저를 포함한 3명의 공동 창업자와 함께 위트젠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싱글셀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AI가 아직 개척되지 않은 해당 분야에서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생각에 싱글셀과 AI를 결합한 설루션을 만들고자 창업한 위트젠
싱글셀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AI가 아직 개척되지 않은 해당 분야에서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생각에 싱글셀과 AI를 결합한 설루션을 만들고자 창업한 위트젠

Q. 창업을 시작하실 때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셨습니까?

아무래도 호기롭게 시작했던 첫 사업이 좌초되며 가족, 특히 아내를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수입 없이 벌어놓은 돈을 거의 다 소진하며 부채를 안고 살아야 했습니다. 갈등과 번민에 놓여있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다른 면에서 보면 일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면서 제대로 된 팀을 구성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올까 봐 늘 두려웠습니다. 아무래도 다들 본업들이 있는 상황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일을 참여하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지고 주도적인 참여를 기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데이터를 모으는 일 등 궂은 노동력이 필요한 일을 다 했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되 부담을 느끼게 하지 않는 선에서 프로젝트 관리를 했습니다.

비전과 동기부여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들 마음이 움직이길 기다려 주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조금씩 반응을 해주더군요. 다행히도 그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들이 지금 함께하고 있습니다.

위트젠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암 치료 의사결정을 돕는 종양 단일 세포 분석 테스트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위트젠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암 치료 의사결정을 돕는 종양 단일 세포 분석 테스트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Q. 위트젠의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 반응이 궁금합니다. 어떤 후기가 가장 기억에 남으십니까?
스탠퍼드 의대 암 연구 센터 연구원에게 제품과 기술 데모를 구두로 시현한 적이 있습니다.

30분 정도 시간을 요청드렸는데, 2시간 가까이 질의응답과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품이 나오면 본인뿐 아니라 연구실의 모든 과학자들에게 데모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주겠다고 출시가 되면 꼭 연락 달라는 부탁을 당부하셨습니다.

경쟁업체들 서비스가 별로인데 돈을 많이 쓰게 되어 데모 후 저희 서비스로 주력 연구 툴을 바꾸는 것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제품 비용에 대한 가이드라인까지 주셔서 저희 제품 가격 책정 전략 수립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직원은 현재 몇 명입니까?
현재 저를 포함해 김민준 CSO(연구개발 총괄), 정민우 CTO(머신러닝/소프트웨어 개발 총괄) 공동창업자 3명이 위트젠을 이끌고 있습니다. 5월에 UI/UX 디자이너 한분이 합류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저희 위트젠은 UC Berkeley Skydeck이라는 액셀러레이터 지원을 받아 UC Berkeley 석/박사와 학부생들이 인턴으로 참여하며 제품/기술/연구를 함께 하고는 있습니다. 

현재 미국 Plug & Play로부터 두 번째 초기 투자 (미국에서는 최초)가 확정되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채용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상윤 대표를 포함한 김민준 CSO(연구개발 총괄), 정민우 CTO(머신러닝/소프트웨어 개발 총괄) 공동창업자 3명이 위트젠을 이끌고 있다.
이상윤 대표를 포함한 김민준 CSO(연구개발 총괄), 정민우 CTO(머신러닝/소프트웨어 개발 총괄) 공동창업자 3명이 위트젠을 이끌고 있다.

 

Q.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직원 채용 시 특별히 중요하게 보는 점이 있으십니까?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실행 역량, 개척가 마음가짐 (미국식 표현: a roll up your sleeve attitude), 다양한 변수 수용력, 그리고 겸손한 자신감을 실력보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직원들을 어떻게 성장시켜가고 있습니까?
위트젠은 아직 신생 벤처라 저를 포함해 각자가 자신을 성장시켜야 합니다.

지금 마주한 문제와 앞으로 마주할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내는 모든 과정이 성장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연구, 개발 분야 외에도 고객과 시장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계획해 놓은 다양한 목표들을 정해진 시간 내에 달성해 내는 일이야말로 성장의 모든 것이 아닐까 합니다. 

Q. 기업만의 특별한 조직 문화가 있습니까?
투명하고 열린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성장과 생존이 전제가 된 건전한 갈등(argument)을 장려합니다.

근거가 있는 논리 중심의 치열한 토론에 기반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각자의 전문 분야를 존중하고 다른 분야에 대한 배움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누군가의 부족함은 업무의 구분 없이 다른 사람이 채워줄 수 있어야 합니다.

출처:프라이머
출처:프라이머

Q.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행복했던 때는 언제입니까?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해 내고 알고리즘을 만들며 개발하고 있던 머신러닝의 가능성을 팀원들이 모두 확인할 수 있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과연 이게 될까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고 앞으로 나아가게 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첫 투자를 유치해냈을 때였던 것 같은데 큰 금액은 아니지만 우리의 가능성을 인정해 주는 투자자가 생겼다는 사실에 팀이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고 창업한다고 했을 때 믿음과 힘을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해했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조금은 떳떳해질 수 있게 되지 않았나 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행복할 때는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위트젠이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서비스가 되는 순간뿐일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기업의 향후 계획과 비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3년 4월 내 첫 공식 고객 유치를 시작으로 30개의 고객사 유치(미국, 한국), 3억 원의 매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5년 시장 점유율 3% 달성을 통한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합니다. 위트젠은 수술 전 암 치료에 없어서는 안되는 임상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유일한 바이오테크사가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이를 통해 진정한 암 환자 맞춤 치료 구현과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최고의 설루션을 개발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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