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

십여 년 전 근무했던 회사에선 마지막 퇴근자가 사무실 형광등이나 콘센트의 전원을 켜놓은 채 퇴근하면 경위서를 작성해야 했다.

다른 한 곳에선 직원에게 제공하는 비품이 볼펜뿐이어서 필요한 비품을 사비로 구매하기도 했다. 그뿐이랴, 서른 명 넘게 있던 사무실의 여름 에어컨 적정 온도는 늘 26도 이상, 하루 몇 시간 이상 작동 금지. 이런 곳도 있었다.

물론 모든 곳이 그랬던 것은 아니다. 한 회사에선 비품 구매가 비교적 자유로웠는데 그러다 보니 물품 구매 담당자가 개인 용품을 회사 비용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보다 더 열악한 기업도 있겠고 좀 더 자유로운 곳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은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그것이 당연하다. 이면지 사용은 가장 흔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비품을 아끼고 조심히 다루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요식업의 경우 주방에서 매번 세제를 짜서 쓰는 게 아니라 큰 그릇에 물을 담아 세제를 풀어놓고 사용하기도 하며 남은 소주는 기름 묻은 식탁을 정리하는데도 요긴하게 쓰곤 한다.

그렇다면 어떤 자원을 아껴야 수익 창출 및 비용 절감의 효과가 극대화될까? 단기적으론 직원 해고, 또는 복지를 줄이거나 에어컨 사용을 줄이면 비용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비용 절감 차원에선 그렇다. 기업의 목적이 지출 줄이기라면 그럴 수도 있다. 다만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어떤 자원을 활용해야 할까? 기업의 자원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적 자원이라 생각한다.

작은 볼펜, A4 용지 한 장 아까운 걸 안다면 어찌 보면 가장 큰 자원인 인적 자원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회사의 성패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직원이 회사의 도구일 뿐이냐며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흔하게 사용하는 단어인 HR이라고 표현하면 다를까? 사람대 사람의 개념이라기보단 경영에 필요한 요소 중 가장 큰 자원인 것은 사실이다.

어떤 자원보다 고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다른 어느 도구보다 능력의 한계가 없는 인적 자원은 그럼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까.

여느 사무용품, 여러 조리 도구들도 함부로 다루지 않는 것이 당연하듯 인적 자원의 목적과 쓰임새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은 경영자나 관리자가 알아야 할 덕목이다. 작은 볼펜 하나도 아껴 쓰면서 우리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혹은 직위의 고하를 빌미로 후임이나 직원을 하대하며 막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직원은 기업이 가진 가장 값진 자원이다. 자원이라는 의미가 소모품이나 부품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기업의 대표는 규모가 커질수록 이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업의 자원이라 하더라도 어느 누구도 타인이나 조직에 종속되어 있지 않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작은 만년필 하나는 품에 끼고 소중하게 다루면서 그 펜을 사용하게끔 본인 일을 대신하는 직원은 찬밥 신세하는 기업의 대표라면 인성에 대한 문제에 앞서 자원의 적절한 활용에 실패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직원은 직장에서 사람이 아닌 기업의 부속품으로 취급받을 때 자괴감을 느끼며 의욕을 상실한다. 다만 직원은 회사의 일원이 맞다. 기업의 이윤 창출과 성장을 위해 채용되었고 제시된 연봉에 합의하여 고용되어 있는 존재다. 자원이 맞다. 인적 자원일 뿐이다.

회사 내 비품은 아끼고 절약하며 소중하게 사용하면서 가장 큰 자원인 인적 자원을 소홀히 하는 건 아닌지, 그 어떤 자원보다 능력의 한계가 없기에 방심하며 과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떠나는 직원의 뒷모습을 보며 요즘 사람들은 끈기 없이 일하지 못한다며 한탄만 하는 건 아닌지,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원인 인적 자원을 어떤 마음으로 대했었는지 스스로 살펴보길 바란다.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온마음 파트너스 이경미 대표가 쓴 컬럼입니다. 온마음 파트너스는 일과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근본이 되는 마음을 경영함으로써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기업입니다. 이경미 대표는 모든 활동의 본질인 마음을 바탕으로 개인과 기업의 진정성 있는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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