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싶다면 공동학습효과를 이용하라
조언구하기는 고객에게 책임감을 부여함으로써 빠른 동반자 의식을 형성해

핸디캡 투성이었던 사회 초년병 시절, 그 핸디캡들은 새로운 환경에 처할 때마다 나로 하여금 진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새로운 동료, 새로운 상사, 새로운 고객, 심지어 새로운 이성을 만날 때에도 어김없이 나를 따라다니며 힘들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힘든 상황들로부터 자유로워진 나를 발견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난 그들을 대할 때마다 조언을 구했던 것이다. 조언을 구하면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특히, 진심을 담아 조언을 구하게 되면 그들은 예외 없이 친절하면서도 진지한 답변들을 내게 해주었다. 사실 고백하자면 난 특정 상황에서 나의 무지함이 들통날까 두려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출처: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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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의 품위 유지를 위해 거의 본능적으로 튀어나온 일종의 처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혜택은 컸으며 무엇보다도 그들이 내게 호감을 갖는 것이 좋았다. 그들은 고무되었고 나를 대할 때마다 하얀 치아를 더 크게 드러내며 나와의 시간을 즐겼던 것을 기억한다.

그때 느낀 것이 '아 사람들은 조언을 구하면 존중받는 느낌을 받으면서 말이 많아지는구나'였다. 물론, 과유불급이다. 입버릇처럼 조언을 구한다면 나를 너무 무능하게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선별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존경할 만한 사람, 놓치고 싶지 않은 고객 위주로 말이다. 이와 같은 조언 구하기는 기업 비즈니스 세계에서 활용할 때 매우 유용하다.

(사진출처: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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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브랜드와 동질감을 느끼고 그에 따라 해당 브랜드를 충실히 사용하게 하고자 노력한다. 이때 협동학습효과(cooperative learning effect) 차원에서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면 좋다.

가장 좋은 예로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이나 브랜드 활동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의견이나 기대라는 형식이 아닌 반드시 조언이라는 형식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표현의 차이가 사소해 보이지만 조언이라는 형식이 소비자와의 일체감을 이루려는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진출처: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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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을 하는 것은 그 사람(소비자)의 마음을 통합하며, 이는 그 사람(소비자)의 정체성을 상대방의 정체성과 연결되도록 자극한다. 반면에 의견이나 기대를 전달하는 것은 그 사람(소비자)의 마음이 자기 성찰적인 상태가 되도록 만들어서 스스로에게 더욱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

소비자 피드백을 조언의 프레임으로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가 통합되느냐 분리되느냐가 결정되고, 이후에 소비자가 브랜드에 얼마나 몰입하는가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실제 관련된 흥미로운 온라인 설문 조사도 있었다. 미국의 한 레스토랑은 건강식 메뉴를 내세워 다른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하기를 원했는데 이러한 계획에 대한 피드백을 예비 소비자들로부터 받고자 한 것이다.

(사진출처: 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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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참가자는 레스토랑과 관련한 조언을 요청받았고, 나머지 참가자는 레스토랑에 대한 의견이나 기대를 요청받았다. 마지막으로는 그들에게 레스토랑을 애용할 의향이 있는지까지 표시하도록 했다. 그러자 조언을 제공한 참가자들은 다른 형식의 피드백을 제공한 참가자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수가 해당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는 피드백을 보내왔다.

조언을 하는 것이 해당 레스토랑에 대한 지원 욕구를 강화해 브랜드 친밀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기업 간 거래에서도 관계관리 측면에서 고객들에게 조언을 구하면 좋다. 조언을 통해 해당 거래에서 책임감을 느끼는 것만큼 빠르게 동반자 의식을 형성하는 것도 드물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프론티어비즈 박주민 대표가 쓴 칼럼입니다.  프론티어비즈 박주민 대표는 대한민국 기업영업의 전문화를 위해 글을 쓰고 강의하는 기업영업교육전문가입니다.  저서로는 ‘전략적 판매의 고수가 된 박태출 ’  ’B2B '찐'영업으로 승부하라 ’ ‘상위 1% 세일즈 리더들의 특급 노하우 : 프로미스 ’  ‘자영업뎐 ’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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