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 AI 2가지 활용 방안? 업무 최적화·고객 서비스
AI트렌드와 가능성에 대해 깊이있게 고찰하되 기업 내에서는 ‘고객의 니즈’에 집중해야

지마켓 AI Product 팀 김선호 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AI Product팀은 이커머스에서 필요로 하는 AI 기술을 연구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팀으로 김선호 팀장은 주로 개인화 추천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고, 최근에는 지마켓 모바일앱의 홈화면을 개인화하는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선호 팀장은 석사, 박사과정에서 의학과 컴퓨터공학이 결합된 융합공학인 의료정보학을 전공해 이 때부터 AI 분야에 눈을 뜨게 됐다. 그리고 첫 직장에서 빅데이터 및 AI 관련 연구개발 업무를 주로 담당하다 현재 지마켓 AI Product팀으로 옮겨 AI를 상용화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한 때 스타트업을 꿈꾸며 사업을 준비했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기술 연구와 상용화·사업화까지 넓게 발을 걸쳐본 경험이 있다보니, 자연스레 각 요소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조직 내에서 협업해야 하는지에 대한 뷰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선호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마켓 AI 사용 방식, AI기술과 비즈니스 사례, 실패와 성공 요인, 커뮤니케이션 방식, 중소기업 이커머스 AI 활용 방법, 중소기업 AI 트랜스포메이션 적용, 국내외 AI 트렌드 동향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다음은 지마켓 AI Product 팀 김선호 팀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된다고 아티클에서 말씀 하셨는데 지마켓에서는 어떤 형식으로 AI를 활용하는지 궁금합니다.

지마켓에서의 AI 활용을 크게 두 관점으로 나눠보면, 업무 최적화와 고객 서비스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업무 최적화에 해당하는 사례는 상품정보 정확도를 높인다던가 보안적 이슈를 예측 혹은 탐지하는 모델 등이 해당하겠고, 고객 서비스는 저희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품추천 서비스, 고객 타겟팅, UX의 개인화 등이 해당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사례들이 있지만, 각 사례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면 사람 또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성격의 업무나 서비스를 자동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면에서 적절한 AI 기술의 도입은 비즈니스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AI 기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일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타이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AI 기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했던 사례 중에 대표적으로 성공했던 사례와 실패했던 사례는 무엇이었습니까?

‘AI 기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한다’는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객의 needs·wants 또는 비즈니스 상에서 발생하는 문제 분석하고 이를 AI 기술로 해소할 방법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현재 진행 중인 모바일홈 개인화 프로젝트를 들 수 있을 것 같고, 실패사례는 입사초기에 섣불리 덤볐다가 중단했던 물류 시스템 최적화 프로젝트가 생각나네요. 

모바일홈 개인화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진화 중입니다만, 현재까지의 성과만 놓고 봤을 때 AI 기술 도입으로 고객당 클릭률은 이전 대비 40%라는 전례없는 수준의 향상을 보여주고 있고, 고객들이 클릭한 상품수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즉,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의 만족도가 개선된 결과임을 의미합니다. 모바일홈에서의 매출이 증가한 것은 물론이고요.

물류 시스템 최적화는 지마켓에서 운영중인 스마일배송 동탄메가센터의 재고운영을 최적화하는 문제였습니다. 대략 6년전쯤이겠네요. 당시는 입사초기였다보니 이커머스 물류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이론적 시뮬레이션과 물류 현장에서의 실제적인 어려움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실감했는데요, 이것이 AI 기술과 비즈니스를 실질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어떤 고민이 필요한지 생각하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지마켓 모바일홈 개인화 프로젝트(사진출처: 지마켓)
지마켓 모바일홈 개인화 프로젝트(사진출처: 지마켓)

Q. 각각 실패와 성공 요인은 무엇이었습니까?

모바일홈 개인화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전사적인 지원이 있었습니다. AI를 도입하자마자 성과가 개선될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보다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던 조직적 공감대가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지원이 있었기에 여러 가설들을 실험해가며 모델을 고도화해 나갈 수 있었고요. 성공요인을 한가지 더 꼽자면 모바일홈 개인화와 같은 큰 규모의 프로젝트 이전에, AI를 활용한 작은 성공사례들을 쌓아왔던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성공사례들의 축적이 결국 조직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토대가 되어 주었으니까요.

물류 재고운영 최적화 프로젝트는 정확히 이 반대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부족, AI 프로젝트 도입에 대한 전사적 경험 부족 등이 결국은 조직적 공감대를 갖고 추진하기 어려운 배경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단순하게 ‘AI 기술 도입해보면 좋지 않을까?’와 같은 순진한 접근으로는 꾸준하게 추진할 수 있는 조직적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해서 솔루션을 찾고, 비용을 들여가며 반복적으로 시도해야 성공할까 말까 하는 수준의 쉽지 않은 프로젝트를 혼자 덤볐으니 잘 될 리가 있나요.

Q. AI와 Biz 간의 간극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간극이 있었습니까?

AI 개발자는 현업에서 발생하는 현안을 잘 모르고, 현업 담당자는 AI 기술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간극입니다. 서로의 전문성이 다름에서 기인하는거니까요. 하지만 그걸 굳이 ‘체감한다’라고 했던건 그 문제가 단순히 직군이나 정보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기보다는, 이걸 해결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부딪히게 되는 문제를 언급하고자 했던 겁니다.

일반화하긴 어려울 수 있지만, 아무래도 AI 개발자는 직접적으로 비즈니스 현안을 파고들만한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죠. 그래서 현안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안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이 과정을 즐기는 AI 개발자는 많지 않거든요. 단적으로 말해서 코딩하기도 바쁜데 슬라이드 만드느라 고민하고 싶지 않다는거죠.

(사진출처: 지마켓)
(사진출처: 지마켓)

심지어 슬라이드 작성시간이 길수록 업무 만족도나 효율성이 급감하는 정도니까요. 게다가 열심히 설득하는 자료를 만들었는데도 기술적 정보가 나열되어 여전히 현업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워 공감이나 설득되지 않는 비효율적인 미팅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예요. 현업에서 기술적용 시나리오를 나름 열심히 고민해서 제안해오는 경우, 대개는 아무래도 AI 기술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해 부적절한 기술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죠. 이 때 AI 개발자들의 반응은, 현업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의 본질에 집중해야 하는데 많은 경우 제안된 기술자체에 매몰되어 부정적인 반응을 늘어놓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러면 현업에서는 AI 기술 도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거고요.

모든 경우가 그렇진 않겠지만, 대다수는 양 직군간의 관점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자체가 간극의 원인인 것 같고, 이걸 잘 해소할 수 있는 인재의 배치나 조직적 장치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Q. AI 기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려면 엔지니어들, Biz 담당자들, UX 디자이너들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마켓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며 일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희도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지만, 적어도 제 입사초기에 비하면 많은 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기획부서에서 어떤 AI 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지 다소 일방적인 요청을 했었다면, 현재는 기획초기부터 함께 논의해나가는 방식으로 변모해왔습니다. 

초기방식의 문제는, 기획부서에서 감안하는 기술 방법론이나 개발일정이 AI 조직의 그것과 호흡이 맞지 않기 때문인데요. 일단 AI 기술은 개발하는데도 시간이 걸리지만, 무엇보다 만족할만한 성능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일정을 예상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획부서에서 기술을 요청하더라도 그 때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면 기획에서 원하는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그러면 디자인이나 서비스 개발 일정을 감안한 프로젝트 관리도 까다로워지는 것이죠. 그리고 AI 기술의 특성상 고객반응 데이터를 확보하고 다시 재학습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장치가 개발일정에 감안되지 않을 수 있고요. 

이런 문제를 여러번 경험하면서, 현재는 서비스를 구상하는 기획초기 단계부터 자연스레 담당자들이 함께 모여서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논의하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엔지니어들이 Biz 담당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사례를 들어야 하는데 주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나가는지도 궁금합니다.

저희 팀에서 하고 있는 노력들을 예로 들어보면, AI 기술의 예상 도입 효과를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면, 슬라이드를 작성하더라도 서비스에 적용된 화면을 예시 든다던가, UX 상에서 고객이 겪게 되는 변화를 중심으로 설명한다던가 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팀 내에서 개발 중인 기술들도 될 수 있으면 팀 데모 사이트에 올려두고 현업에서 직접 결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돕고 있기도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인 기술 방법론도 전달하지만, 시각적인 것만큼 직관적인 것은 없으니까요. 때로는 AI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현업 입장에선 고객이 어떤 느낌의 경험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것만 전달되어도 충분할 수 있고요.

(사진출처: 지마켓)
(사진출처: 지마켓)

Q. 실험적 성격의 AI 기술 개발을 시도했다고 아티클 글에 나와 있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개발을 시도했습니까? 그 결과는 어땠습니까?

실험적 성격의 AI 기술이라 함은, 아직 현업의 니즈로 대두되지는 않았으나 향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기술적 시도들을 말합니다. AI 분야는 워낙 기술변화가 빠른 편인데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모델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서비스에 적용된 추천기술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기존에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의 경우 생성형 AI 기술을 대외적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시도보다는, 추천기술개발에 필요한 일부요소로서 LLM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상품으로부터 유의미한 키워드를 추출하는 등의 자연어처리 모델로는 기존의 방법론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를 활용한 추천모델의 고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고객의 반응에 따른 실시간 개인화 추천 기술개발도 실험적 성격의 AI 기술 개발의 사례로 들 수 있겠는데요, 개발 비용이 많이 필요하기에 현업과 그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진행해왔고 연 내에는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생성 AI 발전으로 인해 메타버스 서비스가 지금보다 대중화된다면 이들이 이커머스의 중요 채널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생성 AI 기술이 갖는 의미를 파악하고 변화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는 뜻인데 다가오는 AI 시대 속 중소기업과 경영자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될까요?

질문해주신 것처럼 메타버스 자체의 중요성보다도 생성 AI 기술이 일으킬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그 변화의 가능성이 큰 이커머스 관점의 채널로서 메타버스를 언급한 것입니다. 당연히 이 외에도 다른 채널들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고요. 

최근 생성 AI 기반 서비스들이 정신없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 중 대다수는 안타깝지만 위기를 맞닥뜨릴 수 밖에 없고, 진주같은 서비스만 살아남아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닷컴버블 시대에 살아남은 서비스들이 지금의 빅테크 기업들이 된 것처럼요.

(사진출처: 지마켓)
(사진출처: 지마켓)

어떤 서비스가 성공할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들이 변화의 물결에 쓸려내려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터넷 쇼핑이 시작되던 시기에 빠르게 온라인 판매를 시도했던 판매자들, 유튜브 초창기부터 컨텐츠를 개발하고 공유하며 사업기회로 연결하는 시도를 해온 기업들 등 과거에도 그런 역사는 반복되어 왔습니다. 

최근의 AI 기술의 변화도 결국 누가 발빠르게, 그리고 꾸준하게 시도해보고 사업적 가능성을 찾아내는지의 싸움이 될 것이라 봅니다. 업무 생산성의 개선일 수도 있고, 새로운 서비스 혹은 비즈니스 기회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런 시도들은 기존 프로세스의 변화를 요구하거나 구성원들의 저항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익숙해서 기회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요. 

ChatGPT 가 발표된 이후로 경영자의 의지로 억지로 끌고 나가는 바람에 구성원들이 골머리를 썩는 사례들도 종종 듣게 되는데, 이런 방법은 오히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조직적 동력을 잃어버리는 역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경영자들에게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떤 기회가 있는지 끊임없이 탐색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조직적 공감대와 함께 시도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Q. 중소기업에서 이커머스 AI를 잘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AI를 잘 활용하려면, 역설적이게도 AI 기술을 의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AI 트렌드와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고찰하되, 기업 내에서의 적용에 있어서는 ‘고객의 니즈’에 집중해야 AI 기술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다보면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서비스가 되어버리고, 비즈니스의 본질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고객의 니즈에 맞는 해결책을 고민하면서 AI 기술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잘 판단해내는 것이야말로 AI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Q. AI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중소기업에서 AI트랜스포메이션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AI 트랜스포메이션(AIX)은 일종의 마케팅 용어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굳이 설명해보자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은 조직이나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에 필요한 도구를 도입하고 활용하는 것에 좀 더 초점이 있다면, AIX는 DX의 결과물로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와 AI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운영을 최적화하거나 새로운 사업기회 혹은 성과를 창출하는 것에 초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AIX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은 앞서 답변드렸던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가지 덧붙인다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뜯어고치겠다는 접근보다는 작은 AI 기술 도입 사례들을 축적해가며 점차 확대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바람직한 접근이라 생각하고, 저희도 그렇게 변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지마켓)
(사진출처: 지마켓)

Q. AI가 점차 우리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AI가 완전히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인간이 AI 기술을 슬기롭게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개인적으로는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어서, 현재의 내 일이 대체될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 가치를 위한 일과 직업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세시대에 하인들에게 집관리나 식사, 청소를 맡겼던 귀족들은 놀기만 했을까요? 물론 놀고 먹기만 한 귀족들도 많았겠지만, 본인들의 일거리가 하인들로 대체되었기에 음악과 예술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도 할 수 있죠. 그리고 그것이 직업이 되었고요. 

자율주행이 보편화되어 운전을 대체한다면 인간은 차량 내에서 아무것도 안하게 될까요? 오히려 그 이동시간을 기회로 삼은 새로운 사업들이 생겨나게 될 겁니다.

AI가 그림과 영상을 제작해주고 소설을 써주면, 기존의 예술가들은 도태될까요? 저는 AI가 생성한 결과물들을 발판삼아 더 창의적인 저작물들을 내놓는 예술가들이 많이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마치 과거에 종이에 만화를 그리던 작가들이 태블릿으로 더 빠르게 웹툰을 내놓게 되었고, 사진작가들이 포토샵 보정을 동원해 더 만족스런 결과물을 빠르게 내어놓고 사업화했던 것처럼요.

내 일이 AI로 대체할 것을 걱정하는 것보다는, AI 기술의 발전을 지렛대 삼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더 ‘창의적’인 사고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이 중요합니다. 이는 비단 AI 시대 뿐만이 아닌 역사적으로 어느 시대든지 요구되어 왔던 능력입니다.

Q. 향후 국내외 AI 트렌드 동향은 무엇입니까? 기업들에서 AI를 어떤 형식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입니까?

지금의 AI 트렌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생성형 AI가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서나 행정 문서 등을 사람이 일일이 작성하던 문서를 생성형 AI가 대부분을 자동으로 작성하게 하고 사람은 최종 검수만을 하는 수준으로 일하는거죠.

또는 이미지나 영상 제작을 생성형 AI로 여러 시안을 작성하도록 해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일부 수정을 거쳐 완성하는 방식의 시도도 있습니다. 또, 반도체, 유전체, 의약품 등 많은 자본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해 그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등의 시도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기술 자체를 비즈니스의 핵심기술로 활용하는 신규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대부분 이처럼 기존 업무의 생산성 또는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찾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이고 당연하고도 합리적인 접근이라 생각합니다.

(사진출처: 지마켓)

Q.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에 대해 궁금합니다.

앞서 AI 기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것에 대한 말씀을 드렸는데요. 저는 제가 그런 일을 담당하는 것을 넘어서, 이를 위한 조직적 역량의 향상에 기여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비즈니스적 성과로 연결되는 것을 볼 때마다 큰 성취감을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마켓에서도 이런 부분에 기여하려 노력해왔고, 올해도 다음단계의 조직적 역량을 갖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브릿징(bridging) 역량은 AI 시대를 넘어 계속해서 요구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역사적 시기를 지나고 있기에 ‘AI’ 라는 단어가 일상에 너무나도 자주 등장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너무나 당연한 기술이 되어있을 겁니다.

언젠가 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서 세상을 주도하게 될거고요. 그 때에도 브릿징 역량은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훌륭한 기술역량을 갖춘 인재 못지 않게 이런 역량을 갖춘 인재가 매우 중요함에도, 아직은 명확한 직군이나 포지션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아요.

저는 훌륭한 AI 개발자나 데이터분석가가 되는 길보다는 수년전부터 이 포지션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길을 선택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기술과 사업을 모두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에 수많은 정보 속에 파묻혀 허우적댈 때도 있지만, 제 관심사나 성향에도 잘 맞기에 앞으로도 계속 이 길을 추구하게 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일하는 경영자와 리더들을 위해 격려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최근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여러 경영자나 리더들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AI 기술을 잘 알고 있는 리더들조차도 이 위기감의 대상에서 예외는 아닐만큼, 다방면에서 AI 기술로 인한 변화와 사례들이 넘쳐나는 요즘입니다. 이런 때 일수록 경영자만의 판단보다는 구성원들이 다함께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자 실제적인 업무에서 AI가 어떤 효율과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과 함께, 그들의 업무를 대체해버릴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을 함께 강구하는 열린 토론과 조직적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실험하고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투자에 인색하지 않아야 하고요. 현재의 비즈니스만으로도 여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이 과정으로 얻게 될 기업 차원의 경험과 자산의 가치는 결코 낮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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