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환경과 인간의 심리에 최적화된 스토리 마케팅으로 앞서가는 방법

[책만나] 스토리노믹스

[이미지 출처=밸러스트 아이앤씨]

“데이터와 스토리는 다르다. 데이터는 일어난 일들을 열거하고, 스토리는 그 일이 어떻게, 어째서 일어났는지 표현한다. 데이터는 수량과 빈도에 따라 사실의 목록을 작성하고, 스토리는 이런 사실의 이면과 배후에 놓인 인과 관계를 드러낸다. 스토리는 관련 없는 것들을 배제하고 역동적인 변화에 집중한다. 그렇게 사실적인 소재를 가지고 원인과 결과의 사슬에 따라 점진적으로 사건이 펼쳐지는 구조를 새롭게 빚어내는 것이 스토리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찬사를 보낸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존경받는 스토리텔링 강연자인 로버트 맥키는 올해 그의 저서 ‘스토리노믹스’에서 위와 같이 설명하며 “이제 끼어들기 전략과 속임수로 ‘관객’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광고 중심 마케팅’의 시대가 끝났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붙잡고 유의미한 정서적 경험으로 보상해 주는 ‘스토리 중심 마케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래에는 기업들이 광고를 위해 신문이나 TV 등의 매체를 빌리기보다는 자체 플랫폼에서 브랜드 스토리를 생산하여 스트리밍하는 데 훨씬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게 될 거라는 게 로버트 맥키의 전망이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인 삼성, 나이키, MS, IBM 등은 ‘스토리 중심 마케팅’으로 바꿔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전통적인 광고를 뛰어넘는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다.

[이미지 출처=이화여대 이프리스 블로그]
[이미지 출처=이화여대 이프리스 블로그]

“업체들은 독자에게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광고의 크기, 디자인, 폰트, 배열 등을 바꿔 가며 실험을 했다. 그렇게 해서 발견한 가장 효과적인 광고 전략인즉, 독자가 기사 스토리를 읽는 도중에 광고를 넣어 버리는 ‘끼어들기(interruption)’ 작전이었다. 일단 기사 스토리로 독자의 흥미를 끈 다음 중간에 브랜드 메시지로 흐름을 끊어 놓는다. 독자의 사고 흐름에 갑자기 끼어들어 브랜드 메시지를 소비자의 의식 속에 강제로 주입하는 수법이다.”

 

사람들이 유튜브를 즐겨 보지만, 광고는 스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로버트 맥키는 이에 대해 “갑자기 끼어드는 광고가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고 불쾌감마저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8세기 벤저민 프랭클린 시대의 신문에서부터 현대의 TV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광고는 흥망성쇠를 거듭해 왔다. 그리고 끼어들기식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켜 왔고, 오늘날은 구독자 중심의 넷플릭스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무광고 OTT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로버트 맥키는 허풍과 호언장담이 일상화된 ‘마케팅 문제의 뿌리’를 지적한다. 그는 “과장된 수사와 속임수로 점철된 마케팅의 기만적인 행태가 독자들의 광고 무시 현상, 심지어 기업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당면한 위기들을 해결하고 소비자들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은 바로 ‘스토리’다

로버트 맥키(사진)는 허풍과 호언장담이 일상화된 ‘마케팅 문제의 뿌리’를 지적한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로버트 맥키는 “사람의 생각과 생각을 가장 잘 이어 주며, 이성적 메시지의 명료함을 감정의 포장 안에 잘 감싸서 강력한 힘을 실어 전달하는 소통 양식이 바로 ‘스토리’”라며 “스토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붙잡고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들며, 유의미한 정서적 경험으로 보상해 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스토리에 담긴 생각?감정의 융합은 우리 내면의 풍요를 더해 줘…“공동체 단합시키며 문화 창조하는 역할 하는 것도 바로 ‘스토리’다!”

 

“스토리란 정확히 무엇인가?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등장한 모든 스토리에 필수적인 핵심 사건은 단 세 단어로 압축될 수 있다. 갈등이, 삶을, 바꾼다. 그러므로 최선의 정의는, ‘인물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야기하는 갈등 중심 사건들의 역동적 상승’이라 하겠다... 목적과 허구 중 무엇을 전달하든 최상의 스토리는 유의미한 정서적 경험으로 관객을 만족시킨다. 이제껏 웃기다고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을 보며 웃게 되고, 이제껏 비극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을 놓고 울게 된다.”

 

로버트 맥키는 ‘스토리’에 대해 위와같이 설명하며 “특히 중요한 점은 두 경우 모두 이제껏 몰랐던 삶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스토리’는 이제껏 느껴 보지 못한 감정들에 의한 통찰을 감싸고 있다. 맥키는 “스토리에 담긴 생각과 감정의 융합이 우리 내면의 삶에 크든 작든 일정한 풍요를 더해 준다”며 “아름답게 말해진 스토리는 그 세계에 들어갈 때보다 더 성숙한 인간으로 우리를 내보낸다”고 전한다.

[이미지 출처=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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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우주, 시간, 죽음 등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왔다.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고, 원인과 결과를 표현하며, 사건들을 통합해 무의미한 것에서 의미를 도출하여 미지의 두려움과 공포로부터 살아남았다. 공동체를 단합시키며 문화를 창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스토리’였던 것이다.

 

“잡스는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원하지만 의식적으로 깨닫지 못하던 바를 알아차렸다. 그것은 바로 독특한 정체성, 즉 스스로를 반항적이고 창의적인 엘리트로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그래서 잡스는 아름다움과 촉감과 우아함으로 이런 특징을 표상하는 기기를 만들어,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책상에서 주머니로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잡스가 꿈꾸던 휴대전화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던 무언의 욕구에 말을 걸었다. 애플은 그의 비전을 탁월한 광고 시리즈로 스토리화했고, 그렇게 브랜딩의 역사를 새로 썼다.”

 

로버트 맥키는 잡스와 애플의 예를 들며 스토리의 타깃 욕구를 찾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라고 권한다. ▲무엇이 내 고객을 괴롭히는가 ▲고객이 필요로 하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무엇인가 ▲해법을 요구하는 감춰진 문제가 과연 무엇인가. 그렇다면 스토리는 과연 어떻게 인간의 정신과 조응하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스토리텔링의 바탕이 되는 보편적 형식의 구성 요소들은 무엇일까. 맥키의 주장에 따르면 스토리는 ‘과정’도, ‘여정’도, ‘내러티브’도 아니다. 그는 “스토리는 인물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야기하는 갈등 중심 사건들의 역동적 상승이며, 그 핵심은 한마디로 ‘갈등이 삶을 바꾼다’에 있다”고 말한다.

[이미지 출처=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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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평생 스토리를 보고 들었으니 자신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짐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연주회에 다녀 봤으니 작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와 다름없다. 잘 짜여진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악기 연주법을 터득하듯이 ‘기술’과 ‘형식’에 대한 체화가 필요하다. 상황별 창작의 기술을 스스로 키울 수 있는 보편적인 형식과 전략으로는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허구 전달 스토리’와 이를 애플, 나이키, 레드불, GE 등 성공적인 브랜드 스토리텔링으로 적용한 ‘목적 전달 스토리’가 있다.

 

‘스토리노믹스(Storynomics)’ 궁극적인 목표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성과 거두는 것…“마케팅 데이터들을 스토리화하고, 조직문화까지 스토리화하라!”

 

“베조스 같은 선각자들은 자신의 사업 전체를 스토리화한다. 그들은 스토리 형식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들의 소통은 세계와 회사, 두 방향 모두를 향한다. 스토리를 활용해 밖으로는 상품을 내놓고 판매하며, 안으로는 경영적 사고를 구체화한다. 데이터가 아닌 스토리를 도구 삼아 그들은 팀을 구축하고, 제품을 디자인하고, 전략을 분석하고, 계획을 수립하고,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무엇보다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기업들이 광고비로 지출하는 6000억 달러에서 대부분의 돈을 떼어 내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꾸준히 쏟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가? 무엇보다 마케터들이 더 이상 돈으로 관객을 빌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스토리노믹스(Storynomics)’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로버트 맥키는 이를 위해 “B2B, B2C 선두에 선 브랜드들의 수십 가지 전략과 사례 연구를 근거로, 마케팅, 브랜딩, 광고, 판매 등의 전 영역을 스토리화하라”고 말한다. 스토리를 활용해 브랜드 친밀감을 얻고, 디지털 마케팅과 결합시켜 더 많이 대중들에게 확산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기존의 마케팅 데이터들을 스토리화하고, 궁극적으로 조직문화까지 스토리화하라”고 조언한다.

[이미지 출처=앱스토리]
[이미지 출처=앱스토리]

“인구 통계에 따르면, 1억3900만 명의 미국인 노동자들이 출퇴근 운전에 쓰는 시간은 일일 평균 52분이다. 전체 인구로 그 시간을 따져 보면 1조8000억 분, 시간으로 환산하면 296억시간, 날짜로는 12억일, 햇수로는 3,400만년이다. 이렇게 보면, 향후 10년간 가장 위력적인 기술혁신은 운전 시간을 스토리 시간으로 바꿔 놓는 기술이 될 것이다. 오늘의 운전자가 차량들 사이를 운전하며 팟캐스트를 즐긴다면, 내일의 운전자는 최적 경로로 안내하는 자율주행차에 몸을 맡기고 즐겨보는 넷플릭스 시리즈나 어느 새로운 브랜드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몰아 보기로 감상하고 있을 것이다.”

 

끝으로 맥키는 미래에는 자율주행 자동차 안에서 소비하는 스토리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맥키는 “스토리에 대한 수요와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스토리텔링 크리에이터들의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바뀌는 이 시대, 어떻게 미래의 브랜드와 고객이 연결되고 스토리텔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경영자라면, ‘스토리노믹스’를 주목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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