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직장인 52%는 정확한 퇴사 사유를 알리지 못하고 회사 떠나
일반적으로 불편한 감정이 주가 되는 '퇴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 '부검 메일'
부검 메일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회사와의 갈등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어… 넷플릭스 직원 76%는 이 제도에 긍정적

2020년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에 따르면 퇴사 경험이 있는 직장인 2,2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2%가 퇴사를 하며 정확한 퇴사 사유를 알리지 못했다. 말 못한 퇴사 사유 1위는 '직장 내 갑질 등 상사·동료와의 갈등'이었다. 이러한 갈등으로 퇴사한 직장인의 66%가 이유를 숨긴 채 퇴사했다. 설문에 응한 39%는 평소 친분이 있던 상사, 동료 등 소수에게만 퇴사 사유를 공유했고, 22%는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퇴사'는 부정적이고 숨겨야만 하는 이슈로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퇴사자의 마지막 의무, 5가지 질문

넷플릭스에는 퇴사하는 직원에게 퇴사의 이유, 퇴사자가 느낀 아쉬운 점들을 분석하는 '부검 메일'이라는 문화가 있다. 부검 메일에 퇴사자가 쓴 내용에서 회사의 문제점을 발견하면 회사는 그 문제를 고칠 수 있다. 다른 직원들은 퇴사자가 떠나는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되어 근거 없는 소문이 사내에 퍼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회사를 떠나는 직원은 퇴사 당일 동료들에게 몇 가지 요소를 갖춰 메일을 보낸다. 메일 작성에 참여하는 사람은 퇴사하는 직원, 직속 상사와 인사 담당 직원이다. 퇴사하는 직원이 초안을 작성하면 상사와 인사담당자가 논의해 부검 메일을 완성하는 구조다. 이직이든 해고든 사유에 상관없이 작성되는 이 이메일에는 다섯 가지 내용이 담긴다.

1. 왜 떠나는지
: 다른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2. 회사에서 배운 것
: 새로 배운 것, 경험한 것을 작성한다.
3. 회사에 아쉬운 점
: '넷플릭스가 이랬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을 전제로 쓴다.
4. 앞으로의 계획
: 어느 직장에서 어떤 업무를 할지 작성한다.
5. 넷플릭스의 메시지
: 직원을 떠나보내는 넷플릭스의 입장을 말해준다.

 부검 메일의 목적은 '남은 사람들'

떠나는 이유는 '넷플릭스의 10가지 가치'에 입각해 작성하되 직원이 원치 않는 내용은 넣지 않는다. 다만 직원의 잘못된 행동으로 회사가 피해를 봤다면 예외다. 실제로 PR 최고 책임자 조나선 프리드랜드는 인종차별 발언을 두 번이나 해서 해고당했다. 그는 사과의 편지로 부검 메일을 대신했다.

중역급이 퇴사하면 부검 모임(Postmortem meeting)을 열기도 하며 함께 일한 직원들에게 왜 퇴사하게 되었는지 등을 나눈다. 넷플릭스 직원의 76%는 부검 메일 제도에 동의했으며, 오히려 큰 도움을 받는다고 이야기했다.

넷플릭스 직원의 76%는 '부검메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출처: The College Post

과거 넷플릭스 고객서비스 부서에서 연달아 3명이 퇴사를 하는 사건이 있었다. 부검 메일을 통해 넷플릭스는 부서 팀장이 불공평하게 직원을 평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팀장은 결국 해고되었다. '부검 메일'을 통해 넷플릭스는 추가 퇴사자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부검 메일 쓰다가 돌아온 직원

부검 메일을 작성하다 퇴사 결정을 번복하는 직원도 있다. 메일을 작성하며 상사와 의논하는 과정에서 쌓였던 오해가 풀리기도 하고 회사와 합의점을 찾기도 한다.

전 넷플릭스 엔지니어 어니 탬은 메일을 쓰며 "처음 입사했을 때의 열정이 떠올랐고, 얼마나 스마트한 사람들과 함께 일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등이 떠올랐다."라고 전했다. '부검 메일'은 떠나더라도 자아성찰의 시간이 되고, 뒤탈 없이 정리하고 나올 수 있게 하는 문화로 직원이 회사와 좋은 관계로 남아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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