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업은 한국 문화 산업 내에서도 타국과 비교해 커다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모든 걸 뒤집어 엎었다. 위드코로나를 언젠가는 시작해야 할 현재, 영화 산업이 대비해야 할 사항 몇 가지를 조언삼아 던지고자 한다.

2022년이다. 코로나가 전 지구의 최대 이슈가 된 지도 어언 2년이 되어간다. 이는 삶을 영위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비대면이 2020년대를 대표하는 단어가 되고, 여러 산업들의 존망이 크게 바뀌었다.

요식업, 관광업과 같이 사람들로 하여금 외출하게끔 하는 산업은 통계치를 내세울 것도 없이 침체기임을 체감할 수 있다.

반대로 배달,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산업 등은 연일 상종가를 찍고 있다. 이 시기에 주가를 끌어올린 넷플릭스의 사례를 살펴보자.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2월과 2021년 1월의 평균 주가를 비교하면 무려 55% 상승한 모습이다.

넷플릭스의 주가 차트다. 2020년 1분기부터 현재까지 변화 추이를 살펴보자. 출처: 네이버
넷플릭스의 주가 차트다. 2020년 1분기부터 현재까지 변화 추이를 살펴보자. 출처: 네이버

코로나 시국 전과 후의 차이가 큰 또 하나의 예시로 영화 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타국과 비교했을 때 이상하리만큼 영화를 많이 본다.

일반적인 데이트 코스에 영화는 빠지지 않을 정도이다.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미국영화협회의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16년부터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 영화시장 규모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각각 6위, 5위, 4위, 2019년에는 무려 3위를 차지한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화를 정~~말 많이 보는 편이다. 출처: 미국영화협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화를 정~~말 많이 보는 편이다. 출처: 미국영화협회

2020년부터는 침체기 그 자체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1월 이후 현재까지 월 전체 극장 관객 수가 1000만을 넘긴 적이 없다.

시장이 절정이던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 5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는 그나마 해외 기대작들이 속속이 개봉을 진행한다.

그 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코로나 도래 이후 최초 500만 관객 돌파, 전세계 수익 10억 달러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자그마한 희망을 보여준다.

2022년 1월 6일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관객 수이다. 코로나 시대 이 정도의 관객 수는 영화 산업에 주는 의미가 크다. 출처: 네이버
2022년 1월 6일자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관객 수이다. 코로나 시대 이 정도의 관객 수는 영화 산업에 주는 의미가 크다. 출처: 네이버

현재는 다시 거리두기를 시행 중에 있지만 언제까지 위드코로나를 미루고 있을 수는 없다. 전세계적으로 영화 산업이 다시 활기를 띄려는 지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영화 산업의 주요 쟁점을 몇 가지로 정리해봤다.

극장에서 마음 놓고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관람한 지도 오래됐다. 출처: 20세기 스튜디오
극장에서 마음 놓고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관람한 지도 오래됐다. 출처: 20세기 스튜디오

1. OTT는 더 이상 무시하기 힘들다.

상술한 넷플릭스의 예시를 괜히 든 게 아니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 더 이상 OTT를 무시하기는 힘든 시대가 됐다.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에 한류 열풍을 몰고 오고, <DP>가 군 비리를 폭로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다.

2017년 <옥자>의 개봉 당시 3대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개봉을 보이콧했던 사건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현재는 보이콧했던 이들이 되려 넷플릭스 작품의 극장 개봉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기업들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을까. 출처: CGV 앱
멀티플렉스 기업들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을까. 출처: CGV 앱

이용 규모의 증가 또한 필연적이다. 닐슨코리아(2021)의 ‘2020 하반기 미디어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1월 대비 2020년 11월 넷플릭스의 순 이용자 수가 64.2% 증가했다고 한다.

넷플릭스 뿐만 아닌 네이버 시리즈온과 왓챠는 같은 기간 순 이용자 수가 50%, 티빙은 30% 증가했다. 광고비 또한 2019년 88억 원에서 2020년 202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대중성과 화제성은 물론이요, 자본을 이용해 작품성까지 챙기고 있는 요즘이다. <로마>, 최근에는 <파워 오브 도그> 등의 작품이 유력 시상식의 주요 부문에서 수상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 거대기업들도 이에 투자하고 있다. 올 겨울 한국에 출시한 디즈니 플러스와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HBO Max, 그리고 쿠팡, 애플, 아마존까지.

세계 최고의 자본가들이 OTT 산업의 가능성을 봤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영화 산업에서 OTT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참고로 HBO Max는 워너미디어 소속 자회사이다. 워너미디어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 DC 실사 영화, 왕좌의 게임 등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출처: 워너미디어
참고로 HBO Max는 워너미디어 소속 자회사이다. 워너미디어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 DC 실사 영화, 왕좌의 게임 등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출처: 워너미디어

2. 극장은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힘들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화 산업을 이야기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극장이다. 가장 변화의 폭이 크다. 앞으로의 전망도 예상하기 힘들다. 허나 2018, 19년처럼 커다란 호황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건 확실하다.

비대면과 온라인이 수반된 라이프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이는 피치 못할 상황으로 인해 예정보다 빨리 찾아왔을 뿐이다.

언젠가 일상에 뿌리를 박을 거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인간은 언제나 더 편한 삶을 강구해 왔다.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비대면과 온라인이라는 수단은 사람들이 더 편하게 이를 접할 수 있게 한다.

완전한 일상 복귀가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그 때가 되면 지금보다 극장 나들이를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극장과 OTT 동시개봉의 빈도가 늘어나면서 “OTT로도 볼 수 있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드는 횟수가 늘어난다.

미국의 경우에는 "듄"같은 기대작을 이미 극장과 OTT에서 동시 개봉하고 있다. 출처: 워너미디어
미국의 경우에는 "듄"같은 기대작을 이미 극장과 OTT에서 동시 개봉하고 있다. 출처: 워너미디어

극장에서 경험하는 영화는 다른 장소와 비교했을 때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더 이상 이것 만으로는 차별화하기가 힘들다. 극장 산업체들이 그들만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야 한다.

극장들은 이미 새로운 시도를 자행하고 있다. 출처: 롯데컬쳐웍스
극장들은 이미 새로운 시도를 자행하고 있다. 출처: 롯데컬쳐웍스

3. 흥행하려면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

한때 우리나라 영화에는 흥행공식이 있었다. 작품의 질과는 상관없이 흥행공식만 때려 넣으면 실패는 하지 않았다. 유명 배우 여러 명 캐스팅, 초반부는 코미디였다가 후반부에 눈물 그득한 슬픈 장면, 반일 프레이밍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꾸준히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달에 1~2편 정도는 당연히 감상한다. 1년에 20편 내외다.

그러다 보니 영화를 보는 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어쭙잖은 공식 때려 넣기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어떤 영화인지는 말하지 않겠다.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상술한 흥행공식을 전부 받아들인 결과다. 출처: 네이버
어떤 영화인지는 말하지 않겠다.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상술한 흥행공식을 전부 받아들인 결과다. 출처: 네이버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 좋은 퀄리티로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공식 같은 것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백두산>의 사례를 보자.

네이버 영화 기준 네티즌 평점이 5.74로 매우 낮은 편이다. 730만의 손익분기점에 820만 관객 기록, 어쨌든 본전은 넘겼다. 대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제는 흥행공식을 마구잡이로 집어넣는다고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음을 의미한다. <인랑>, <자전차왕 엄복동>, <군함도> 등 이를 뒷받침하는 표본도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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