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지표에 매몰되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왜곡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적인 마케팅에서는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평가하는 일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광고 및 마케팅 활동에 대한 정량적 효과 측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예산 투입에 따른 성과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대표인 성과 관리 지표로는 ROI(Return on Investment), ROAS(Return on Adversiging Spend)가 주로 활용되고 있고, 예산 투입 결과에 대한 정량적 측정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점점 더 많은 마케팅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근 대기업들의 경우 연간 적게는 수십 억에서 많게는 백 억이 넘는 예산을 퍼포먼스 마케팅 비용으로 편성해 집행하고 있으며, 일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의 경우도 아직 수익이 창출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신규 유입 고객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퍼포먼스 마케팅 예산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퍼포먼스 마케팅의 성과 측정 지표인 광고 효율에 지나치게 매몰될 경우 기업의 마케팅은 방향을 잃고 정작 중요한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퍼포먼스 마케팅의 광고 효율은 항상 좋다고 보고받는데 실질적인 매출이나 비즈니스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CEO와 마케팅 임원들의 불만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광고의 성과를 판단하는 지표상의 숫자는 늘 효율적으로 나오지만, 매출이나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마케팅의 성과는 제품과 서비스, 유통 등 다양한 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모든 마케팅 성과를 퍼포먼스 광고 효율 지표로만 평가하려는 분위기에 중압감을 느낀다는 실무자들의 불만 또한 적지 않다.

마케팅 및 광고 예산 투입의 가치를 증명하는 ROI, ROAS는 매우 합리적인 개념이고, 광고 효율을 높이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인데 왜 이런 이슈들이 제기되는 것일까? 그 원인은 광고 효율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정과 왜곡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기술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거나,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있는 업계의 분위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왜곡은 소비자들을 기만하거나 광고 효과를 속이는 광고 사기(AD Fraud) 기술이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프트봇으로 허위 클릭 수를 만들어 내거나, 광고를 클릭하지도 않았는데 제품 페이지로 이동(redirection) 시키는 행위, 보이지 않는 광고도 노출된 것처럼 숨겨서 노출회수를 늘려 보고하는 등 기술적 사기 기법들이 만연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인 LUNIO(lunio.ai)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광고중 약 36% 가량이 사기이거나, 의심이 가는 트래픽이라고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심각한 마케팅 예산 낭비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러한 광고 사기 기법 외에도 광고 효율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요소는 제품 구매를 위해 직접 방문하는(Organic Visit) 트래픽마저 광고 성과로 포장한다는 점이다.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ROAS를 높이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매체의 AI 타게팅 알고리즘은 광고 성과 목표로 지정된 일정 숫자(KPI)를 달성하도록 작동한다.

그렇기에 구매 직전 단계에 있는, 광고 없이도 알아서 구매할 사람들의 라스트 클릭(Last Click)을 찍어 내거나, 평소 해당 카테고리 광고에 잘 반응하는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광고를 노출시킬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들이 광고 효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소비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소수의 구매의사 결정 단계의 고객을 놓고, 모든 경쟁사들이 치열하게 광고 경쟁을 하기 때문에 광고 단가는 상승하고, 소비자의 광고 피로도는 높아지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소비자 트래픽을 서로 뺏고 빼앗기는 치킨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다.

Ehrenberg Bass Institute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구매 직전 단계에 있는 고객은 전체 잠재고객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퍼포먼스 광고를 맹신하고 광고 효율에만 집착하면 95%가 넘는 대다수 잠재 고객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상황에서 광고 효율에 매몰된다면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의지가 없는, 비효율적, 소모적 마케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퍼포먼스 마케팅은 고기를 먹으러 고깃집 문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전단을 나누어주며 전환율이 높다고 좋아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 아닐까?

퍼포먼스 마케팅의 왜곡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마케팅 퍼널의 제일 상위 단계에 있는 잠재 고객들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인지, 태도 변화를 일으키며 구매로 유도하는 통합적인 전략아래 DMP(Data Management Platform)과 같은 서드파티(3rd party) 오디언스 데이터(Audience Data)를 활용해서 끊어짐이 없는 브랜딩 to 퍼포먼스 마케팅을 해야한다.

거대 미디어들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AI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지만 광고 타겟 오디언스 데이터를 전혀 공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광고 효율이 아무리 높더라도 그 효율이 정말 우리 잠재 고객으로부터 온 것인지, 바로 이탈하게 될 구매가능성이 낮은(Low Profile) 고객인지 선별할 수 없다.

이제는 브랜딩으로부터 퍼포먼스 광고에 이르기까지 마케팅의 전 과정을 오디언스 데이터를 기준으로 연결해서 분석하고 집행하며 측정해야 한다. 시장 조사단계에서부터 전략 수립, 크리에이티브 개발, 미디어 믹스 및 운영 최적화, 유입 효과 측정 및 고객 이탈방지, 구매유도 및 향후 개인화 마케팅과 CRM에 이르기까지 오디언스 데이터 관점으로 끊어짐 없이 연결해서 마케팅을 전개해야 제대로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고객 데이터(1st Party Data) 분석을 통해 자사 충성도 높은 상위 이용 고객의 특성을 파악하고 서드 파티 데이터(3rd Party Data)를 통해 이들과 비슷한 속성을 가진(Look Alike) 고객을 찾아 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

또한 카테고리 고관여자와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오디언스 데이터에 기반한 브랜딩, 마케팅 활동을 펼침으로써 잠재되어 있던 구매 욕구를 일으킬 수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브랜드는 경쟁사와 고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사를 이용중인 고객이라면 우리 서비스의 차별화 포인트와 헤택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서 우리 고객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오디언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면 숫자뿐인 광고 효율 지표가 아니라 잠재적 타겟 오디언스에 집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퍼포먼스 마케팅은 '달이 아니라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향하고 있다.

지금의 퍼포먼스 마케팅은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패러다임 전환은 지금까지의 후행적 데이터 활용에서 벗어나, 마케팅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오디언스 데이터를 활용해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며 효과를 측정해야 가능하다.

또한 신규 고객이 유입된 이후 구매전환에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고객 경험을 최적화하며 향후 마케팅 전략에 반영하는 데이터의 선순환, 데이터가 흐르는 그로스(Growth) 마케팅을 기업의 모든 부서,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IGAWorks Consulting 백승록 대표가 쓴 칼럼입니다. 

ⓒ 사례뉴스는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합니다. 출처를 표기한 다양한 인용과 재배포를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