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책임자란 현재와 미래를 잇는 이야기의 간격에 소제목들을 넣는 사람
브랜드 진단을 위해서는 생각의 프레임이 중요하다
포기하지 않고 10년 후를 바라보면서 계속 방법을 찾는 사람은 길을 찾게 될 것

교육 AI 스타트업 뤼이드의 조세원 상무를 사례뉴스에서 만났다. 조 상무는 CMO로 야놀자의 흥행을 이끌었으며, 현재는 뤼이드 CBSO로 새로운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다. 뤼이드는 올해 누적 투자액 2,800억원을 넘어서 유니콘기업 등극이 임박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다.

브랜드란 무엇이며, 어떻게 고객의 머리 속에 집을 짓게 되는가. '스토리텔러' 조 상무의 브랜드에 대한 철학을 들어보았다. 

브랜드 책임자란 현재와 미래를 잇는 이야기의 간격에 소제목들을 넣는 사람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브랜드 책임자란 현재와 미래를 잇는 이야기의 간격에 소제목들을 넣는 사람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브랜드 책임자=현재와 미래를 잇는 이야기의 간격에 소제목들을 넣는 사람

저는 브랜드에 대해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사람입니다. 비즈니스의 현황이 이렇고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비전이나 미션은 저기 멀리 있지만, 이 회사는 ‘그것을 할 것이다, 할 수 있다, 상상이 되고 기대가 된다’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브랜드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직원들을, 투자자들을, 소비자들을, 때로는 채용 대상자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와 미래를 잇는 이야기의 간격 사이사이에 어떤 소제목들을 집어넣어야 사람들의 머리 속에 스토리가 매끄럽게 연결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전에 있었던 야놀자도 여행업 중에서도 숙박업, 숙박업 중에서도 특정 카테고리에 국한되어 있었죠. 내부 직원이나 외부에서나 다 이런 좁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브랜드 책임자는 머리 속에 갖고 있는 비전을 사람들에게 비저블(visible)하고 크레더블(credible)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브랜드 책임자는 머리 속에 갖고 있는 비전을 사람들에게 비저블(visible)하고 크레더블(credible)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런데 2016년에 이미 파운더(founder)는 전세계의 여행 산업에 대한 비전을 그리고 있었고, 파운더가 그리고 있는 로드맵은 캠페인 등을 통해서 다른 사람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중간중간에 납득 가능한 스토리들의 연결점을 만들어낸 것이죠. 뤼이드도 시장에서는 토익앱을 만드는 작은 회사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파운더는 전세계 교육 시장의 모든 것들을 완전히 혁신하고, 교육의 엔진 자체를 바꾼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토익앱은 이 비전을 향해 가는 첫단추였을 뿐입니다. 브랜드 책임자는 머리 속에 갖고 있는 비전을 사람들에게 비저블(visible)하고 크레더블(credible)하게 만드는 사람입니다.

'브랜드를 하는' 사람들이 치뤄야 하는 전투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CEO나 실무를 하는 사람이나 답답함이 있습니다. 브랜드가 개념적으로는 굉장히 넓은데, 실제로 실무팀에 주어지는 권한은 많지 않습니다. 

CEO가 기대하는 것과 브랜드팀의 실제 권한 사이에 큰 갭이 있습니다. 어떤 영화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는 무조건 믿고 본다는 신뢰가 형성되었을 때, 우리는 이것을 '브랜드'라고 부릅니다. 기업에 대해서도 브랜드가 훼손되고 형성되는 건 기업의 모든 활동 때문입니다.

'브랜드를 하는' 사람들이 치뤄야 하는 전투
'브랜드를 하는' 사람들이 치뤄야 하는 전투

광고는 너무 매력적으로 잘했는데, 벤더나 외주업체를 다루는 방식이 너무나 비인간적이어서 브랜드가 훼손될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는 너무 훌륭한데, 면접자들에게 굉장히 부주의하게 대응을 해서 브랜드가 훼손되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반면에 광고는 하나도 안 했지만, 소비자 게시판에 정성스럽게 답글을 단 것 때문에 '떡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브랜드팀은 회사의 인사, 영업 정책 등 모든 것들에 다 관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물리적으로 그런 권한을 가진 브랜드팀은 거의 없죠. 

오히려 실무적으로는 브랜드팀은 광고를 만들거나 로고를 바꾸거나 슬로건을 만들거나 이런 표현의 영역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CEO들은 '브랜드팀을 셋업하고, 좋은 인재를 데리고 오면 브랜드가 정말 좋아질 줄 알았는데, 바뀌지 않네', '광고비를 50억, 100억을 썼는데, 결과는 뭘까?' 좌절을 느낍니다.

과정에서 브랜드팀은 어떤 식으로 다른 조직들과 일을 해야 하는 걸까? 우리 회사의 정말 문제가 전문가를 데려오고 광고를 돌리면 해결되는 걸까? 이런 논의를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 걸까? 이런 전투를 거치면서 브랜드를 하는 방법을 배워가게 됩니다.

브랜드 진단을 위해서는 생각의 프레임이 중요!

"우리도 이제 브랜드를 좀 키워보자!"라고 할 때, 정확히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점검할 수 있는 생각의 프레임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퍼포먼스 마케팅이나 앱개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AARRR'이라는 생각의 프레임이 있습니다.

AARRR 지표는 Acquisition(집객, 하루 방문 고객수), Activation(구매, 고객 멤버 등록, 최초구매), Retention(재방문, 재구매), Revenue(매출, 객단가), Referral(추천, SNS 좋아요, 공유수)로 구성됩니다.

브랜드 진단을 위해서는 생각의 프레임이 중요!
브랜드 진단을 위해서는 생각의 프레임이 중요!

프레임을 사용하면 지금 우리는 어디에서 누수가 있는지 실무자와 리더가 함께 깊게 들어가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브랜드 마케팅은 그런 공통의 틀보다는 너무 타사의 사례 위주로 이야기가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빙그레가 이런 캐릭터 써서 재미 봤다는데, 그러면 우리도 캐릭터 할까? 이런 식이 많다는 겁니다. 어떤 회사는 캐릭터 때문에 흥할 수도 있고, 어떤 회사는 게시판에 AS를 너무 잘해서 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종 아웃풋으로 나온 것만 보고 우리도 똑같은 거 하자고 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봉준호 감독도 흥행이 안 된 영화가 있습니다. 흥행은 누구도 알 수 없죠. 하지만 생각의 프레임을 가지게 되면, 문제를 정확하게 같이 진단하고 같은 방향으로 솔루션을 찾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웹툰, 유튜브 시크릿 모드, 네이버 댓글... 대한민국 평균을 보기 위한 습관

웹툰은 제가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자해서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제 아이디를 끄고 시크릿 모드로 들어가서 보기도 합니다. 저의 시청 습관과 관계 없이, 지금 유튜브에서 대한민국이 제일 많이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입니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믿는 편입니다. 두번째, 저는 저 자신이 대한민국 소비자의 샘플이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취향이나 제 의견과 다른 그룹들이 하는 이야기를 많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웹툰, 유튜브 시크릿 모드, 네이버 댓글... 대한민국 평균을 보기 위한 습관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웹툰, 유튜브 시크릿 모드, 네이버 댓글... 대한민국 평균을 보기 위한 습관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저의 경우에는 그것을 보는 루트 중에 하나가 네이버 댓글입니다. 20대 남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기 위해 댓글을 봅니다.

이 친구들이 생각할 때, 지금 우리 사회에서 본인들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어떤 부분에서 분노하고 어떤 경우에 브랜드의 메시지가 정당하지 않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나? 그런 민감함을 읽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어떤 정도의 바운더리가 모두가 동의하는 수준의 경계선인가에 대해서는 정량적인 분석을 할 수는 없지만, 대략의 센싱(sensing)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리더가 스스로 안테나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을 맡은 실무자가 주장하는 바를 믿어주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마음 속에 결론이 있더라도 참을 수 있어야 합니다. 

조세원 상무 “계속 방법을 찾다보면, 브랜드가 되어간다!”
조세원 상무 “계속 방법을 찾다보면, 브랜드가 되어간다!”

그게 너무 전면에 드러나는 순간 조직 전체에 센싱하는 안테나가 잘못된 한방향으로 쏠려버리고 많은 로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회의 때 CEO가 적절하게 침묵을 해줘야 한다고 많이들 이야기합니다. 

아이디어를 들었을 때, CEO가 막 이야기 해버리면 이미 답이 난 상태로 회의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리더는 최대한 중립으로 보일 수 있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최종 판단은 리더가 내리지만, 두루두루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계속 방법을 찾다보면, 브랜드가 되어간다!

빌게이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1년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은 과대평가하고, 10년 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은 과소평가한다." 뭔가 제자리걸음인 것 같을 때도 있고, 올해 벌써 4분기인데, 목표의 절반도 못한 것 같다는 갈증을 느끼시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겁니다.

기업의 성장이 직선으로 항상 같은 속도로 가지 않습니다. 2, 3년간 역량이 축적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도약을 하면서 성장 곡선이 가파라지는 경우도 있고, 속도는 회사마다 다 다릅니다. 포기하지 않고 10년 후를 바라보면서 계속 방법을 찾는 사람은 길을 찾게 될 것입니다.

인터뷰. 뤼이드 조세원 상무 / 글. 이명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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