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有備無患)…평시에 ‘비즈니스 연속성 관리’(BCM) 체계 갖춰놓은 A사
‘소 잃고 외양간을 꼭 고쳐라’…‘플레이북’ 통해 업무중단 교훈 반영해 극복한 C사

[이미지 출처=매경 이코노미]

현재 코로나19 감염병의 국내 발생 초기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유행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중소기업들은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까지도 고려한 팬데믹 플래닝을 계속해서 생각해 대비하고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의 팬데믹은 영향 기간, 대상, 범위 등에 있어 그 어떤 재해 재난보다 충격이 길고 크고 광범위하다. 또 사회적 재난이라는 특수성과 개별 기업의 관리,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상황으로 인해 통상적인 대응책 만으로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감염병 대유행의 주요 특징과 발생 단계별 예상 이슈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이해하고 기업 특성에 맞는 대응 조치를 취한다면 절대 이겨내지 못할 위기는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중소기업들 각 기업들이 벤치마킹해 볼 만한 구체적인 펜데믹 비상경영의 실제 사례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평시에 ‘비즈니스 연속성 관리’(BCM) 체계를 갖춰 놓은 A사

[이미지 출처=CIO 코리아]

중소기업 A사는 평소에 ‘비즈니스 연속성 관리’(BCM, 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라는 체계를 갖춰,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주요 핵심 업무와 기능이 사전에 정해진 수준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대응 역량을 갖추어 놨다.

 

이들은 ▲주요 사업장(시설) 사용 불가_영향 시나리오 ▲임직원 손실(대량 결근)_영향 시나리오 ▲IT 시스템 중단_영향 시나리오 ▲광역 재해 발생_영향 시나리오 등 네 가지 영향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A사는 BCM 체계를 운영하고 있었다.

 

평상시 A사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다음을 가정하고, 해당되는 각 영향 시나리오의 세부 고려사항을 추가로 정의해 대응에 임하기로 준비했다. 항목은 아래와 같다.

 

▲감염병으로 최대 임직원의 50%가 결근하거나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 ▲감염병 유행 초기 수 주간의 감염병 대유행이 몇 차례 반복될 수 있음 ▲팬데믹 상황으로 접어들면 몇 달간 지속될 수 있으며, 소강기로 접어들다가 다시 몇 번의 확대, 만연기를 거칠 수 있음 ▲정부 방역정책에 따라 필수 대응 요원을 제외하고는 자원을 동원할 수 없는 상황 ▲감염병 대유행 상황은 특히 감염되지 않은 직원이라도 일할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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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회사 정책에 따라 A사는 코로나19 발생 후 실제 중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1월 중순부터 인트라넷 상단에 ‘Novel Coronavirus(COVID-19) Update’라는 메뉴를 만들고, 매일 코로나19 감염병 유행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이곳에 업데이트했다. 동시에 회사의 위기관리팀(CMT)이 이미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응 조치를 취하기 위해 가동됐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평상시 비즈니스 연속성 체계를 운영하고 훈련을 진행하는 글로벌 BCM팀이 아닌, 위기 시에만 가동하는 CMT가 소집됐음을 알렸다. 나아가 이 메뉴를 통해 보건 전문가로 구성된 보건안전팀은 해외 출장, 집회 참석, 직원 건강 관련 정보를 전달했고, 글로벌 BCM팀은 A사의 모든 고객 및 협력사의 문의에 대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지를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가 A사 내부에서 ‘Health Hazard Emergency’로 명명한 보건 위기에 해당하는 만큼 관련 주제 전문가들이 모인 보건안전팀이 상황 분석과 판단을 주도했다. 이 팀은 감염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한국을 포함한 몇 개국의 사업장에 재택근무 지침을 내리는 한편 미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을 반드시 고쳐라’…‘플레이북’ 통해 업무중단 교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C사의 사례

[이미지 출처=https://parang0309.tistory.com/82]

또 다른 중소기업 C사는 지난 2008년부터 14개의 공급망 돌발 사고 관리 플레이북(playbook)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C사의 BCP인 플레이북은 상대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큰 사건들을 다룬다. 이 플레이북에는 다양한 장소에서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업무 중단 형태들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 이 때문에 C사 내부적으로는 똑같은 실수의 반복을 최대한 막고 있다.

 

그래서 C사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기존 플레이북에서 연관이 있는 요소를 끌어오는 동시에 SCRM을 통해 새로운 플레이북을 만들고 있다. 즉, 개별 사건마다 자체 대응 및 공급 업체 대응이 잘 이뤄졌는지를 사후 평가하고, 그 교훈을 바탕으로 기존 플레이북을 개선하거나 새 플레이북을 만들어 재발을 방지한고 있는 것이다.

 

C사의 플레이북에는 위기 상황에서 답해야 할 핵심 질문의 유형들이 열거돼 있다. 즉, 지역 내 얼마나 많은 공급업체가 있는가, 그들이 어떤 부품이나 제품을 만드는가, 그들이 사건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가, 공급업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예비 대책이 있는가, 현장에 미치는 실제 영향의 크기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같은 질문들이다. 플레이북에는 또한 템플릿, 체크 리스트, 기타 공급망 중단의 관리·경감을 위해 참고할 만한 자료들도 담겨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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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C사는 이 플레이북에 있는 팬데믹 대응 시나리오를 매우 상세하고 정교하게 가정한 뒤 진행했던 적이 있다. 지난 2009년 10월, 중국 광둥성?상하이?베이징에서 급성 호흡기 질환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달 21일 학교와 대학에는 임시 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이에 C사의 SCRM팀은 즉시 SCIM 조직을 소집, 대기하게 하고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리스크를 평가했다.

 

신종플루 감염 확산 상황이 점점 악화되면서 C사의 SCIM 조직의 상태는 ‘대기’에서 ‘가동’으로 격상됐다. SCIM 조직은 C사에 미칠 잠재적 파급에 대해 상세한 리스크 평가를 시행했으며, 이를 경감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곧 이어 C사는 몇몇 특정 시설의 자재 관리자들에게 부품 재고가 완성 부품을 추가로 만들기에 충분한지를 분석했다.

 

그런 다음 공장 폐쇄에 대비한 완충 장치를 만들기 위해 몇몇 시설의 생산을 최대 초과 근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SCIM 팀원들은 운영 상태 및 신종플루 발생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공급업자들과 접촉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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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당시 중국 정부가 모든 사업체가 5일간 문을 닫을 것을 권고했고, 사람들은 집 안에 머물 것을 권장 했다. 이에 C사는 광저우 현장을 일정 기간 폐쇄하기로 했다. C사는 심각한 감염병 확산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전 평가, 의사결정으로 인해 생산을 중단해도 회사 매출과 수익에 영향을 주지 않을 만큼 충분한 재고를 확보할 수 있었다.

 

C사는 SCRM팀의 후속 조치들 덕분에 광저우에서 발생한 감염병이 다른 도시로는 전염되지 않았고, SCRM팀은 WHO의 전면적 경보 수준에 의존하는 대신 도시별 상황 모니터링을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당시 다행히 중국 정부가 우려했던 것만큼 감염병이 치명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민간 회사들, 대학, 학교들은 다시 문을 열게 됐다. 이에 따라 C사는 사전적 재고 축적을 멈췄고, SCIM팀은 경고 수준을 ‘감시 국한(감시만 하는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C사는 이처럼 연례 BCP 훈련을 통해 실제 플레이북이 잘 돌아가는지를 점검하고, 업무 중단의 교훈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 C사는 이런 훈련을 토대로 재해, 재난 발생 시 자원을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한편, BCP, 즉 플레이북의 효과성과 완전성을 테스트해 나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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