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유린 대표, 어린이병원 대학생 봉사를 계기…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와 가족들 삶의 질 개선 기여
민들레마음, 수익금 절반 전국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에 후원
상상나라 그림교실, 환아들과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만든다.
민들레마음 손유린 대표, ‘시금치를 먹는 티라노’, ‘알약 삼키는 양’, ‘하늘을 나는 상어’를 그리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실현시키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는 심각한 질환을 가진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여러 가지 증상, 불편, 스트레스 등 신체적·심리적·사회적·영적 어려움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통합적 의료 서비스이다.

22년 10월 기준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범사업기관은 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국립 암센터,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화순전남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충남대학교병원 그리고 영남대학교 병원으로 전국 10개뿐이다.

민들레마음은 환아들이 그린 대표 캐릭터를 통해 키링, 에어팟 케이스, 포스트잇, 엽서, 인형, 머그컵과 같은 상품을 제작하여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와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B2B 상품으로 수익을 내는 전략을 사용하여, 래쉬가드 전문 제조사인 배럴, FNC 엔터테인먼트, 임영웅 콘서트 키트 제작 참여 등을 통해 캐릭터 브랜딩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서비스의 전국적 확대와 질적 개선에 기여하고 환아들이 도움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문제 해결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환아와 가족들이 더욱 편안한 투병 생활을 이어가도록 함께하고 있는 민들레 마음 손유린 대표를 만났다.

아래는 손유린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손유린 대표, 어린이병원 대학생 봉사를 계기…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와 가족들 삶의 질 개선 기여 [출처:민들레마음]
손유린 대표, 어린이병원 대학생 봉사를 계기…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와 가족들 삶의 질 개선 기여 [출처:민들레마음]

Q. 민들레마음과 대표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민들레마음은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들과 가족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는 디자인 소셜 벤처로 환아들과 상상나라 그림교실이라는 이름으로 그림을 그리고 이 그림을 바탕으로 다양한 디자인 상품을 만들어 수익금으로 환아들과 가족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Q. 대학생 때 어린이병원에서 한 봉사활동을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되셨는데, 봉사활동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습니까? 창업을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을 남들보다 7년을 늦게 들어갔기에 늦은 만큼 대학 생활을 알차게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대학생만 할 수 있는 활동을 버킷리스트로 적었고 많은 활동 중에 ‘평생 할 봉사활동을 대학생 때 해버리자‘라는 마음으로 어린이병원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매주 3시간씩 정해진 시간에 환아와 노는 활동이었고 그 3시간 동안 보호자는 밥을 드시거나 휴식 시간을 보내시고 수납하시는 등 잠시나마 보호자분들의 시간을 확보해 드리는 방식이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환아와 보호자와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아이들의 의료권이 제대로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소아 의료권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의료복지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환아와 가족들의 삶의 질이 개선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오래 지속가능성을 갖고 할 수 있는 창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상상나라그림교실, 환아들과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만든다.
상상나라그림교실, 환아들과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만든다.

수익 모델을 만들면서 두 가지 원칙을 세우게 되었다. 첫 번째는 아이들을 불쌍한 이미지로 포장해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만이 가진 밝고 희망찬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아이들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를 통해 자존감도 높이고 즐거움도 느끼고 삶의 희망도 찾을 수 있으면 한다.

창업 아이템에 대해 아이들이 어른과 경쟁해서 우위를 가질 만한 게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던 중에 아이들이 그린 ‘하늘을 나는 상어’, ‘시금치 먹는 티라노사우루스’그림을 보게 되었고 아이들의 상상력이 담긴 ‘그림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게 되었다.

Q. 창업동아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하셨는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이겨내셨습니까?
처음에 창업을 시작할 때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다. 아이들의 그림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진입장벽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간단한 수익 모델이다. 창업에 대한 많은 비판에 논리적으로 설득할 자신이 없었다.

다행히 매출이라는 결과물도 나오기 시작했고 사회적 가치와 영리적 가치를 함께 챙길 수 있게 되어 주변에서도 믿어주기 시작했다.

또한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고 상사가 있던 경험이 없어서 비즈니스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비즈니스 에티켓, 견적서 쓰는 것, 채용 공고 올리는 것, 근로 계약서 쓰는 것, 배송 사고 대처, 공장 제품 관련 문제 등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이때 주변 대표님들이나 민들레마음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야기에 같이 고민해 주시고 시간과 정성을 다해주시는 분들이 조언해 주시고 격려를 해주셔서 이겨낼 수 있었다. 

민들레마음 손유린 대표,  ‘시금치를 먹는 티라노’, ‘알약 삼키는 양’, ‘하늘을 나는 상어’를 그리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실현시키다. [출처:이미지투데이]
민들레마음 손유린 대표,  ‘시금치를 먹는 티라노’, ‘알약 삼키는 양’, ‘하늘을 나는 상어’를 그리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실현시키다. [출처:이미지투데이]

Q. 환아가 그린 그림으로 민들레마음 제품이 만들어지는데, 어떤 제품이 출시되고 생산되는지 궁금합니다.
민들레마음 제품으로는 판매용과 전시, 후원, 선물인 비 판매용이 있다.

판매용의 경우 환아들의 그림을 통해 만들어진 총 5개의 대표 캐릭터로 구성되었고 저작권을 받아 생산되고 있다.

민들레마음은 디자인 기업이고 캐릭터를 주업으로 하고 있다. 캐릭터가 너무 많아지면 디자인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찾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민들레마음‘하면 떠오르는 캐릭터와 디자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제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매개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품보다는 패키징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택배나 온라인 몰에서 제품을 구매하신 분들에게는 상상나라 그림교실, 중증희귀난치질환에 대한 설명이 담긴 회사소개서를 함께 드리면서 민들레마음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받아보시는 소비자분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보여주면서 돌려보고 이를 통해 우리의 가치가 알려지기 바란다.

민들레마음은 환아들이 그린 대표 캐릭터를 통해 키링, 에어팟 케이스, 포스트잇, 엽서, 인형, 머그컵과 같은 상품을 제작한다. [출처:민들레마음]
민들레마음은 환아들이 그린 대표 캐릭터를 통해 키링, 에어팟 케이스, 포스트잇, 엽서, 인형, 머그컵과 같은 상품을 제작한다. [출처:민들레마음]

Q. 민들레마음을 통해 직접 그린 그림이 굿즈로 출시되고 판매되는 것을 본 아이들과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아이들은 신기해하고 보호자분들은 뿌듯해하신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내가 그린 그림이 제품이 되어 돌아오는 것, 사람들이 팝업 행사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 만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직접 보게 되는 것이 흔한 경험은 아니기 때문이다.

민들레 마음과 함께 작업을 하면 환아를 작가님, 그림을 작품이라고 보고 작가님 명함도 만들어드리고 있다. 실제로 환아들이 자신의 명함을 병동에서 여기저기 주고 다닌다고 얘기를 들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재밌어하고 즐길 수 있게 되고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게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보호자분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없기에 작가라는 호칭으로 상장을 받는 것을 좋아하신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위로를 줄 수 있고 활기를 줄 수 있게 된다.

환아나 환아 가족분들은 무력감을 느끼기 쉽다. 자연 치유되는 병이 많이 없고 병명이나 치료법이 없는 희귀질환이 많아서 의료진의 도움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게 많은데, 그 과정에서 어쩔 도리가 없는 것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상상나라 그림교실을 통한 활동과 경험들이 자존감을 높이게 되는 활동들인 것 같다.

환아와 가족들의 삶의 질이 개선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창업을 하게 된 손유린 대표
환아와 가족들의 삶의 질이 개선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어 창업을 하게 된 손유린 대표

Q. 회사 이름인 민들레마음의 뜻은 무엇입니까?
이름에는 세 가지 뜻이 있다. 민들레 꽃말의 의미인 사랑하는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잊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 민들레 홀씨를 후 불면 멀리 날아가는 것처럼 우리 마음과 이야기들이 바람 따라 멀리 퍼지길 바라는 파급력 그리고 농촌이나 도시나 흙이나 콘크리트 사이나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민들레의 꿋꿋한 생명력이 담겨 있는 이름이다.

Q. 민들레마음의 인재상은 무엇이며, 조직 문화는 무엇입니까? 
제일 먼저는 아이들을 사랑해야 한다. 병원이랑 일을 할 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안전에 신경 써서 세심하게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들레마음과 함께하는 팀원은 매주 반나절 정도 어린이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성범죄로 인한 형 또는 치료감호 경력이 있는 분은 참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어린이병원에서 봉사활동이 가능한 사람이어야 한다. 

소셜 미션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팀원들이 기업의 가치를 함양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직접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모두 현장을 경험하면서 소셜 미션에 동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사관리 전공수업 시간에 배운 ‘개인의 비전과 조직의 비전이 일치할 때 최고의 성과가 나온다’는 것에 따라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새로운 회사와 콜라보를 할 때 팀원들이 하고 싶은 것 위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민들레 홀씨를 표현한 민들레마음 로고 [출처:민들레마음]
민들레 홀씨를 표현한 민들레마음 로고 [출처:민들레마음]

Q.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입니까?
가끔 팝업 스토어를 진행할 때, 언제부터 시작했고, 왜 했고, 병원에서 왔는지, 자세하게 물어보시면서 종국에는 자녀가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었다. 원래 나라가 해야 하는데 대신해주어 고맙다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내가 잘하고 있구나’, ‘이 땅에 태어나서 뭔가 남기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동시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Q. 민들레마음이 궁극적으로 어떤 모습이 되기를 소망하십니까? 앞으로 민들레마음의 향후 계획과 비전은 무엇입니까?
민들레마음을 통한 궁극적인 목적은 환아와 가족분들이 외롭지 않게 하는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가 아프면 보호자 중 한 분은 사회생활, 경제생활을 포기하시고 병원에서 간병을 도맡아 하게 되고 다른 자녀가 있다면 그 자녀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기도 하며 이런 상황을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여 사회적, 경제적으로 고립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사회적, 경제적으로 고립된 환아와 보호자를 하나로 연결하는 공동체 커뮤니티 사업을 하는 것이 올해 목표이다.

영리적인 부분에서 B2C로는 테니스, 골프, 캠핑 분야의 액세서리로 여가 시장에 진출 예정 중이고 패션 부문인 파자마 출시도 계획 중이다.

B2B의 경우 올해는 직접 영업을 통해 B2C 핵심 타깃인 1030 여성의 관심사인 패션, 뷰티, 엔터, 금융 분야와 관련된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안하려고 한다.

손유린 대표 "고립된 환아와 보호자 가족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공동체 커뮤니티 사업을 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출처:민들레마음]
손유린 대표 "고립된 환아와 보호자 가족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공동체 커뮤니티 사업을 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출처:민들레마음]

Q.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일하는 경영자와 리더분들을 위해 격려나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올해 초에 트렌드 코리아, 2023년 산업 경제 전망 분석 그리고 경제 연구소 발행하는 2023년 보고서를 찾아 읽었는데 다 하나같이 올해 정말 힘들고 어렵다는 내용이 많았다. 이럴 때일수록 모든 분들이 잘 버티셨으면 좋겠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버티면 기회가 오게 된다. 기회가 왔을 때 잡으려면 버티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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