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날과 새로운 일은 리셋된 몸에서 비롯된다.

하버드 의대 임상정신과 교수인 존 레이티는 <운동화 신은 뇌(2009)>와 <맨발로 뛰는 뇌(2016)>에서  0교시 체육수업으로 성적을 올린 연구를 다뤘다. 오랜 적막을 깨고 국내에서도 0교시 체육수업 도입 사례가 최근 발표되었다. 

부산 소재 초중고 52%가 아침 운동을 자발적으로 참여해 교사와 학생 모두 호응이 좋고 건강, 체력, 인성에 끼친 영향까지 연구한다고 밝혔다(조선일보, 4월26일자).

과연 이러한 성취도는 학생의 전유물일까. <맨발로 뛰는 뇌>에서는 청소년기의 뇌 발달 외에 스웨덴 연구를 소개했다. 1950년부터 1976년까지 군에 입대한 남성 120만 명을 대상으로 각각 15세 때와 18세 때의 심폐 지구력과 근력, IQ, 각종 인지 능력을 비교 대조한 결과 지적 능력에 긍정적인 상관 관계가 있었다.

수검자들의 성인기까지 추척해 체력 점수가 높았던 사람들이 더 높은 교육 수준과 인생 만족도, 사회 경제적 지위를 성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IQ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통념과 달리 체력이 지적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했다.

학생보다 심각한 게 성인의 작업 환경이다. 인간의 두뇌는 생각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니라  움직이기 위해 진화했음에도(움직임의 뇌과학, 캐럴라인 윌리엄스) 일과 삶에서 몸은 역행하고 있다.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필요한 걸 손에 쥐는 세상이다. 자동차, 의자, 스마트기기, 사무 공간이 손가락 뺀 나머지를 붙들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질환은 2017년에 약 864만 명에서 2021년에 926만 명으로 7.1% 증가했다. 그 중 경추(목)질환은 18.4%나 증가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인한 거북목(일자목) 증후군은 2017년 205만 명이 2021년에는 239만명으로 16.4%나 늘었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통증자들은 숨은 수치다. 모두가 근육, 뼈, 관절이 온전하기에는 역부족인 생활 속에 살고 있다.

업무 성과를 높일 만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인력의 체력부터 챙겨야 할 이유다. 무형 에너지야말로 조직 성과와 직결된다. 활력 넘치는 조직으로 다음을 제안한다.

첫째 나만의 0교시 체육 수업을 구축한다. 평소 출근 준비에 근육을 의식해 움직이든, 조금만 시간을 할애해 운동하는 것이다. 저항운동이나 유산소운동을 한다. 5분부터 시작해 루틴이  만들어지면 시간을 점차 늘린다.

아침 운동의 효과를 맛보면 홈트나 집 근처, 회사 헬스장 등 운동 시간이 절로 는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햇빛과 함께 팔을 힘차게 움직여 빠른 걸음으로 출근한다. 일 할 근력과 심폐 지구력을 비축하는 것이다. 에너지를 발산하는 시간에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는 게 수면을 앞둔 늦은 밤보다는 낫다.

둘째, 아침 찬물 샤워를 생활화 한다. 샤워 마무리를 찬물로 하는 것이다. 찬물 역시 운동과 마찬가지로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킨다. 우리 몸은 추위에 노출되면 항상성 기전으로 자체 열을 만든다.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밤에 씻는 게 편할 수도 있다.

격렬한 운동과 마찬가지로 잠들기 전 찬물 샤워는 수면을 방해한다. 찬물 샤워는 활력을 넘어 면역을 올려주고 질병으로 인한 결근율을 29% 낮췄다는 연구도 있다(하이닥 뉴스, 5월20일자). 심장질환자나 갑작스런 찬물 등 예외는 있지만 운동과 뜨거운 물로 달궈진 몸에 끼얹은 찬물은 시너지가 된다.

셋째, 야근은 사무실 밖에서 스트레칭과 함께 한다. 근육과 관절은 낮 시간 동안 수축된 상태다. 움직임이 많으면 많은 대로 움직임이 적으면 적은 대로 타이트해진다. 굳은 부위를 펴는 자세가 필요하다. 명상이란 정신에서 분리된 행위라 했다. 스트레칭도 효과를 보려면 호흡과 함께 동작을 일정 시간 유지해야 한다.

하루를 돌아본 자와 앞만 보고 달린 자의 삶도 큰 차이를 만든다. 이상 모두에 해당하는 게 재택 야근 스트레칭이다. 일상 자세와 반대급부로 동작을 선택해 근육(근막)을 이완시켜 보자. 숙면은 물론 다음 날까지 지장 주는 야식도 설 자리를 잃는다.

필자는 6년간 이를 생활화 하여 업무 효율성과 효과성을 체감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집무실에서의 꾸준한 근력 운동으로 다섯 조직을 거치며 40년 넘게 일해도 몸에 고장난 적이 없다고 했다(조선일보, 5월12일자).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원이 질병으로 인한 결근율도 80% 낮았고 의료비 청구도 27% 하락했다고 한다(운동화 신은 뇌). 0교시 체육 실천을 성과 평가나 건강보험료와 연계하면 조직을 넘어 국가 활력에도 이바지 할 것이다.

우리 몸에는 물이 60%를 차지한다. 움직임이 없는 곳에는 물이 고인다. 몸 속이나 몸 밖이나 고인 물이 썩는 건 마찬가지다.

아침의 수축과 저녁의 이완은 생리, 정신, 정서의 원활한 흐름을 책임진다.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똑같은 날 역시 단 하루도 없다. 매일이 똑같다고 느끼는 마음이 있을 뿐. 새로운 하루와 신성장 동력은 리셋된 몸에서 비롯된다.     

*본 기사는 이지 사례뉴스 필진기자가 쓴 컬럼입니다. 이지 필진기자는 몸 쓰고 글 쓰는 사람, 세상의 메신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허리 역할을 하듯이 건강이 곧 보험이라는 사명으로 나 자신을 심사하고 평가하는 데 핵심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턴의 미학’ ‘내 몸은 거꾸로 간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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