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예술과도 같아서 특별한 재능(talent)이 필요하기도 하고 남다른 감성 지능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영자는 어쩌면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비가 나이팅게일에게 충고했다. "나처럼 사람들이 사는 집의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사람들과 함께 살렴." 나이팅게일이 말했다. "나는 지난 날의 불행을 되새기고 싶지 않아서 인적이 드문 외딴 곳에 사는 거야.""

나이팅게일이 지난 날에 겪었던 불행은 무엇이었을까?

(사진 출처: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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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은 밤꾀꼬리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소리를 지닌 새이자, 동시에 밤에 하도 울어대서 사람들이 잠을 못 이루게 하는 성가신 존재로 여겨진다. (앵글로색슨족 말로 밤에 우는 스트레스 'nightsongstress'라는 뜻이다)

아름다운 소리를 지녔다는 것은 하늘로부터 어떤 특별한 선물(talent)을 받았다는 말이다. 주변에 살펴보면 탁월한 외모나 재능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본다. 너무 예쁜 외모로 인해 어릴 적부터 사람들이 필요 이상의 관심을 보이며 가만두지 않는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여배우 '모니카 벨루치'의 아버지는 어릴 적 그녀에게 미모로 인해 당할 어려움을 알려주며 앞으로 강해져야만 한다는 조언을 했다.

뛰어난 지능으로 학업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던 학생들이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TV에서 영재로 소개되며 유명세를 치른 아이가 조기 입학한 대학에서 자살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가들이 있다. 남다른 감성지능을 지닌 그들은 문학과 미술과 음악과 그 외 창작을 요구받는 분야에서 지낸다. 그들은 비현실적인 사고방식과 생활 태도 때문에 대체로 가난하다.

물질이나 돈이나 현실적인 사안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대처 능력도 떨어져서 무능해 보이기도 한다. 처마 밑에 둥지를 짓는 일을 시도하곤 했지만 제비처럼 능숙하게 완성짓지 못하고 실패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열패감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마저 원만하지 못하고 심지어 이용을 당하며 버려지는 경우도 있기에 그들의 가뜩이나 풍부한 감성은 찢기고 상하는 일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현실적인 일상사로 가득 찬 마을을 떠나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숲으로 들어간다. 거기 그 숲에서 그들은 시시때때로 눈물을 쏟고 통곡도 한다. 마을에서 보자면 어리석은 자들이 내는 소음공해와도 같다.

탐욕에 눈이 먼 인간들이 벌이는 도시 개발로 인해 숲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가 왔다. 숲에서 우는 나이팅게일의 울음소리도 언젠가는 그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왜냐하면 살아있는 것들만이 울고 노래하기 때문이다. 죽은 자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사진 출처: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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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슬픈 일이 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마을은 도시로 바뀌고 있다. 처마가 있는 집이 사라지고 유리와 콘크리트로 이뤄진 빌딩 숲이 올라가고 있다.

제비들도 살아가야 하는 터전을 상실하고 있다는 말이다. 도시에서 쫓겨난 제비가 돌아갈 숲마저 사라지는 일이 벌어질 예정이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나이팅게일에 대한 폭력이 응징된다는 점에서 매우 통쾌한 일일 지도 모르지만, 결국 크게 보자면 큰 비극에 해당한다. 다 같이 죽는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나이팅게일이 개인의 사감(私感)을 떠나 밤에도 잠 못 이루고 목 놓아 우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영도 어찌 보면 자금과 인력과 아이디어를 결합하여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는 예술 행위와도 같다.
진정한 경영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제비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지닌 사람들이다.

이상을 좇아 밤낮을 잊고 달려가다가 번아웃이 찾아와 현업에서 물러나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필자 역시 서른일곱 살에 파산을 하고 이후 13년이란 시간 동안 은둔하며 지냈던 이력이 있다.
이 순간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으로 경영에 힘쓰는 분들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본다.

(사진 출처: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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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에세이스트 김쾌대 작가가 쓴 칼럼입니다. 김쾌대 작가는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해외 관련 업무를 하다가, 캐릭터 라이센싱과 IT 웹 개발 벤처회사를 창업해서 운영했습니다. 사업이 망한 이후 콘텐츠 마케팅 기획 프리랜서로 활동하다가 나이 오십에 접어들면서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고, 골든아워를 놓치지 않아 죽지 않고 생환했습니다.

이후 글 쓰는 전업작가로 전향하여 시니어를 위한 '치유와 통찰의 글쓰기'를 지향하며 현재 만학도를 위한 ‘진형중고등학교’(서울 소재)에서 글쓰기 동아리반을 이끌며 기회가 닿은 대로 지자체 특강이나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생각보다 잘 지내는 중입니다'와 '컵라면이 익어가는 시간에'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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