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바리스타를 양성하는 사회적 기업
국내 정신장애인 고용유지율 평균 18.3%... 히즈빈스는 90% 이상
장애인들을 위한 '7단계 교육 시스템'과 '다각적 지지 시스템'

지난 8월 11일 히즈빈스 이민복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즈빈스는 장애인 전문가를 양성해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사회혁신 기업 ‘향기내는 사람들’의 커피 브랜드이다. 이민복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히즈빈스에 대한 소개, 조직문화, 가치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이민복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성수동에 위치한 '히즈빈스 커피' 성수점 매장 내의 모습이다. (출처: 사례뉴스)
성수동에 위치한 '히즈빈스 커피' 성수점 매장 내의 모습이다. (출처: 사례뉴스)

Q.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세상을 만드는 카페 장애인과 가족들의 꿈의 직장 히즈빈스에 와 있습니다. 히즈빈스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향기 내는 사람들 ‘히즈빈스’의 지금 공동 대표로 있는 이민복입니다. 저희는 중증 장애인들에게 카페와 커피 제품 제작과 같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히즈빈스는 사회적 기업인 '향기 내는 사람들'의 커피 브랜드인데요. 

2009년 한동대학교 학생들이 한동대 도서관에 1호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5년 차 기업이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 임정택 대표님이 홍콩에서 열린 여러 나라 대학생들이 모여 창업 경진대회가 열렸습니다. 중국에 있는 대학생들이 어려운 국민들을 위해 돕겠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 말에 임정택 대표님이 동기를 얻으셨습니다.

‘자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한국에 온 후, 우리나라에도 소외받는 약자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셨습니다. 대표님도 크리스찬이셨습니다. 성경 말씀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니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면 지극히 작은 자가 누가 있을까 주변에 찾으시다가 정신장애인 재활센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장애인분들과 2주 정도 생활하면서 이분들이야말로 지극히 작은 자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인기 있었던 드라마에 바리스타가 나왔었습니다. 그걸 보던 장애인분들은 저런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 하시고 한동대학교 도서관 한 켠에 포스코에서 5천만 원 지원을 받고 1호점 <히즈빈스> 카페를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히즈빈스의 비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세상을 만든다." (출처: 사례뉴스)
히즈빈스의 비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세상을 만든다." (출처: 사례뉴스)

Q.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세상을 만든다”라는 그 비전이 세상에 너무 필요한 기업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중증 장애를 가진 장애인을 서비스직에 고용하기 시작한 최초의 카페 기업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A. 그런 것 같아요. 아마 최초일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 카페도 막 생기기 시작할 때고, 장애인분들이 카페에서 일을 한다는 것. 특히 중증 장애인분들이 카페에서 일을 한다는게 아마 없었을 겁니다.

중증 장애인분들이 일자리를 얻는다는 건 대부분 비장애인과 구별되어 있는 장소에서 볼펜을 조립한다거나 약간 고립되고 분리된 장소에서 일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히즈빈스 카페는 분리된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서비스직입니다. 눈을 마주치고 주문도 받고 음료도 만들고 인사도 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분리되지 않고 같은 곳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히즈빈스는 현재 필리핀을 포함해 2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129명 중 73명의 장애인 선생님들과 전국 각지에서 일을 하고있다. (출처: 사례뉴스) 
히즈빈스는 현재 필리핀을 포함해 2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129명 중 73명의 장애인 선생님들과 전국 각지에서 일을 하고있다. (출처: 사례뉴스) 

Q. 히즈빈즈 장애인 직원의 90%가 평균 3~4년 정도 근속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정신장애인이 3개월 직업을 유지하는 유지율이 18.3%인 것에 비교했을 때는 정말 놀라운 수치라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A. 평균 근속 연수가 42개월 정도입니다. 즉, 3년 6개월 정도인데요, 특히 정신장애인 선생님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셔서 오래 다니기가 참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히즈빈스에는 다각적지지시스템이 있고 그 시스템 안에서 본사 스탭들, 매니저, 담당 사회복지사분들의 케어를 받습니다. 덕분에 이 놀라운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Q. 히즈빈스는 장애인 전문가 집단이다, 커피 전문가 집단이다 등 이렇게 소개할 정도로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전문가들이 있습니까?

A. 저희가 하는 비즈니스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21개의 히즈빈스 카페를 운영하는 것과 또 하나는 ‘향기 제작소’라는 로스팅/디저트 공장이 있습니다. 

커피와 스콘, 케잌 등 다양한 디저트류를 판매하고 있다. (출처: 사례뉴스)
커피와 스콘, 케잌 등 다양한 디저트류를 판매하고 있다. (출처: 사례뉴스)

먼저 카페에선 장애인 바리스타 분들이 커피를 만듭니다. 이 곳에서 40~50가지의 다양한 음료들을 매니저님과 장애인 바리스타 분들이 만들어서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그리고 로스팅이라는 건 커피 원두를 열로 볶는 것입니다. 로스팅 공장이랑 저희가 쿠키랑 스콘 만드는 공장이 있는데 로스팅 하는 것, 쿠키와 같은 디저트를 만드시는 선생님들도 장애인 선생님들입니다.

Q. 이렇게 해외에서도 놀랄 만한 그런 장애인 고용 유지율을 보이는 비결이 총 2가지 시스템이 중요하게 작동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첫 번째는 ‘7단계 교육 시스템’, 또 하나는 ‘다각적 지지 시스템’ 인데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저희가 ‘7단계 교육 시스템’이 있습니다. 저희는 가치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일을 하고있는 나랑 똑같은 정신장애인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는 그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장애인 선생님들이 차근차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을 단계별로 만들었습니다. 카페에서 위생 교육, 음료 만드는 교육, 서비스 교육 등을 단계적으로 걸치고 있습니다.

또한 kt, 텍톤스페이스와 함께 개발한 장애인 바리스타를 위한 VR 콘텐츠가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VR을 활용해서 교육을 실시합니다.

그다음에 ‘다각적 지지 시스템’이라는 건 장애인 바리스타 선생님들을 여러 사람들이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시스템입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장애인분들을 채용을 한다 하더라도 신경 쓰기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비장애인 매니저가 매장에 상주하면서 장애인 바리스타 분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문제를 1차적으로 해결해주고 아침에 출근하면 약은 잘 먹었는지, 복약 지도와 같은 것을 확인시켜줍니다.

1차적인 관리를 비장애인 매니저가 현장에서 직접 하는 것입니다. 또한 매니저 외에도 본사 스탭들, 담당 사회복지사, 지역사회에 연계되어있는 사회복지학과 학생들과도 연계되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오리진 원두인 게이샤 원두로 추출하는 히즈빈스. (출처: 사례뉴스)
에티오피아의 오리진 원두인 게이샤 원두로 추출하는 히즈빈스. (출처: 사례뉴스)

Q. 그런데 이 다각적 지지 시스템이 유지가 조금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하셨어요.

A. 효율적이지는 않습니다. 비장애인 여러 명이 장애인 한 명을 계속 지지해주고 격려해줘야 하니까요. 꽤 많은 인풋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효율성보다는 효과성을 보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장애인을 전문가로 양성해 가는 것. 히즈빈스의 비전입니다. 

Q. 비장애인 직원들에 대한 시스템도 굉장히 중요하게 들리는데 어떻게 케어하고 계십니까?

A. 저희가 ‘비욘드 히스빈스’ 라는 비전을 새롭게 내보냈습니다. ‘기존의 히즈빈스를 뛰어넘어보자’ 라는 뜻입니다.

<히스빈스> 라는 사회적 기업에 오시는 비장애인 분들은 기존 급여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고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히즈빈스’의 비전이 좋아서 오십니다. 그런데 그것도 좋지만 ‘내 커리어가 계속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것’. 공통의 목적도 좋지만 자신의 목표를 향해 일하는 그러한 조직문화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입니다.

또한 저희가 내부적으로 영어 이름을 부릅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또 하나는 자신의 일에 전문가가 되어 책임을 지도록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직급으로 부르는 조직에서는 팀장, 대표 뒤에 숨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전문가가 되는 것을 위해 영어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에서 독서, 체력 증진, 교육과 같은 복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히즈빈스는 매출보다는 고용 그리고 효율보다는 효과 쪽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출처: 사례뉴스)
히즈빈스는 매출보다는 고용 그리고 효율보다는 효과 쪽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출처: 사례뉴스)

저희가 중증 장애인 선생님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 시작한 회사지만 그것이 저희 최종 목표는 아닙니다. 그것이 첫 번째 스텝이라면 두 번째 스텝은 선생님들이 그만두지 않고 오래 다닐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 그리고 전문가가 되는 게 저희 두 번째 목표입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바리스타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대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식들을 히즈빈스 뉴스레터로 매달 발행을 합니다. 현재 한 4천 명의 구독자님이 계시는데요, 일반 고객분들을 포함해 협력하는 기업들, 경영자들도 많으십니다. 

내부적인 그런 행사들을 비롯해 장애 인식 개선 교육과 관련된 정보를 내보내는 등 사회적 가치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Q. 히즈빈즈의 매출이 2015년에 점프업을 했을 때가 바로 이 히즈빈스 컨설팅을 시작하신 시점이라고 합니다. 이 사업에 대해서 좀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2015년 전까지는 직영점 카페 매출이 회사 매출의 전부였죠. 직영점을 계속 만드는 것은 비용 부담이 컸습니다. 직영점을 만들려면 계속해서 임대료를 내야되고 필요한 물건들을 다 구매를 해야했으니까요. 계속 새롭게 매장을 만드는 데 한계가 오면서 고민한 것이 가맹 모델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법률상 직원이 100명이 넘으면 3.1%를 장애인을 고용해야 되는 법률이 있습니다. 허나 기업들은 100명이면 3명, 1천 명이면 30명을 고용해야 되고 또 고용하지 못하면 해당되는 인건비를 벌금으로 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기업들은 장애인을 고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고용을 해도 맡길 일이 없고 고용을 해서 문제가 발생할까 불안하니 그냥 벌금을 내고 맙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들과 공공기관들이 벌금을 내는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히즈빈스 카페를 가맹점으로 하게 되면 그 안에 사내 카페가 만들어지고 그만큼 벌금을 내지 않고 장애인을 해당 회사 소속으로 뽑을 수 있으니 회사는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장애인 선생님들은 일자리를 얻고. 모두가 행복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최근 새로 생기는 히즈빈스 카페들은 대부분 가맹모델입니다. 

공통의 목표와 자신의 목표 또한 두 가지를 달성해나갈 수 있는 기회의 카페인 히즈빈스. (출처: 사례뉴스)
공통의 목표와 자신의 목표 또한 두 가지를 달성해나갈 수 있는 기회의 카페인 히즈빈스. (출처: 사례뉴스)

Q.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경영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저희도 열심히 했는데 적자가 나면 남는 건 없고 계속 허덕이는 이런 현실이 힘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렇게 많은 장애인 선생님들이 새롭게 일자리를 얻었구나, 히즈빈스로 인해 새롭게 미래를 꿈꾸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한편으론 대단한 생각이 듭니다. 

현재 이 채널을 보고계시는 경영자 분들도 이 길이 맞나 싶은지 계속되는 고민을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잘 안보이는 미래를 꾸역꾸역 찾아서 가야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한 믿음, 막연한 낙관주의가 아닌 현실적 낙관주의자가 될 수 있는 경영인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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