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 더휴 대표 “외톨이였던 직원들 삼삼오오 함께 웃고 즐기는 것 볼 때 ‘회사 하기 잘했다’ 생각 들어”

(주) 더휴 직원들이 함께 즐거운 분위기 가운데 회의하는 모습.
(주) 더휴 직원들이 함께 즐거운 분위기 가운데 회의하는 모습. ⓒ사례뉴스

“대부분의 사원이 중증장애인 이기에 회사에 입사하기 전·후로 확실히 구별되어 집니다. 3개월 후부터는 그들의 부모님들도 변화를 감지합니다. 현실적으로 가족 일원이 중증장애일 경우 모든 것을 가족들이 분담하고 떠맡아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직장생활과 급여를 제공받고, 직장 동료들과 많은 교류를 하고 당당한 사회구성원의 일부로 나아가는 것을 보게 되는 거죠. 외톨이였던 인생에서 직원간 삼삼오오 영화관을 가며 깔깔거리며 웃고 즐기는 사진들을 SNS상에서 볼 때, ‘더휴가 아니었다면 집안에서 쓸쓸히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있었을 것’이라는 부모님들의 말씀을 들을 때 ‘이 회사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주) 더휴 권영 대표.
(주) 더휴 권영 대표. ⓒ사례뉴스

부산시 사상구 삼락동에 위치한 ‘중증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 ㈜더휴 권영 대표는 사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을 이같이 설명하며 “중증 장애인들에게 매출고용에 따른 평생직장을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핵심가치”라고 답했다. 더휴에 입사한 직원의 80%는 ‘발달장애인’이다. 이들은 장애인들 중에서도 소외되는 장애인들로, 평생에 친구 없이 사는 경우도 많고 의사소통이나 사회생활이 어려워 직장에서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휴는 이러한 문제점을 ‘연계고용제도’를 활용한 사업으로 해결하고자 해 오고 있다. 이는 연계고용형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생산·서비스한 제품을 매입함으로 매출의 일정부분을 감면받게 되는 제도로, 고용부담금액의 60% & 감면액 한도 매출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법적 최고 감면을 적용시킬 수 있는 회사는 전국적으로 10여개 정도이고 전국을 커버하는 회사는 1~3개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며 더휴는 다양한 사업품목을 개발해 'only one'(국내 유일)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더 휴]
더 휴의 사업 구조 설명표. [이미지 제공=더 휴]

지난 2015년 7월에 창립해 첫 해 매출 0원을 기록 (당시 지방에서는 연계고용제도를 아는 회사가 한 곳도 없었음)한 더휴는 2016년 연 7천만원, 2017년 3억5천만원, 2018년 12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2019년엔 30~40억 전후의 매출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거래처로는 미래에셋그룹, 에어부산, KCC, 삼정회계법인 등 100여개 회사와 거래하고 있다. 2019년 현재 40여명의 중증장애인과 그들을 지원하는 매니저들을 포함해 약 70여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으며, 주요 사업품목으로는 화훼, 장례일회용품, 종이컵, 나무젓가락, 유니폼(근무복), 안전화, 우산, 선물셋트, 청소, 임가공 포장 등의 10여가지를 주력으로 운영중이다.

 

“보편적인 회사는 업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더휴는 장애사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특히 발달장애는 단시간에 본인들의 역할은 배정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더휴는 다양한 사업품목을 고려해 주기적으로 순환업무를 실시하며 본인의 적성에 맞는 업무를 찾고 장기적으로 본인의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이런 과정을 통해 사회적응이 어려웠던 장애사원들이 저희 회사에 잘 정착했고, 2명의 여성 장애사원은 결혼도 해서 지금 잘 살고 있습니다.”

더 휴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모습.
더 휴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모습. ⓒ사례뉴스

지금은 이런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지만, 처음엔 더휴도 인재채용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권 대표는 “그냥 ‘일 잘하겠지’라는 마음으로 고용하기도 하고 똑똑한 사원보다 인간적인 사원을 고용해 보기도 하고 그 반대 사원도 고용 해봤는데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며 “현재는 회사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 회사의 비젼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 회사의 성장이 많은 장애인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에 함께 하려는 사람을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부터는 최우수·우수사원 선발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에게 해외여행 등 포상도 제공하고 있다.


“‘내가 할 수 없겠다’ 생각했지만…믿지 않는 직원들마저 ‘하나님이 보여주신 증거들’ 인정하며 말씀 붙잡고 시작하게 돼”

 

“처음 이 사업을 일주일간 고민하고 모든 자료를 확인하고 있을 때 제가 내린 결론은 ‘내가 할 수 없겠다’ 였습니다. 제 가족이 장애인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벌려놓은 또 다른 사업도 있었고 특별히 돈, 인맥, 경험도 없었던 것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기존의 직원들은 현재의 회사가 너무 어려운데 또 다른 회사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많은 반대가 있었고 믿음의 사람이니 증거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하나님은 다음날 그 증거들을 보여주셨고, 믿지 않는 직원들은 ‘당신의 하나님이 보여주신 증거들을 도저히 부정하지 못하겠다’며 결국 마음대로 하라고 하더군요.”

최근 사무실 이전 후 감사예배를 드리는 더 휴 직원들의 모습.
최근 사무실 이전 후 감사예배를 드리는 더 휴 직원들의 모습. [사진=더 휴 제공]

신실한 크리스천인 권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게 된 스토리를 이렇게 털어 놓으며 “빌립보서 4장13장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는 말씀을 붙잡고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 2년간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권 대표는 “아무것도 모르고 2달 만에 법인을 설립하고 부모님께 자금을 융통해 큰 빚을 졌고 매출보다 지출이 훨씬 더 커 직원들 급여를 주기위해 사채도 쓰게 됐다”고 전했다.

 

직원들 급여를 주기 위해 이런저런 일을 하는 몸부림 속에 권 대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쇼핑백을 제작하는 일이라고 한다. 당시 부산의 한 중견회사에서 분양용 쇼핑백을 의뢰 받았는데 한달만에 3만장을 제작해야 했다. 규모가 워낙 커 기계로도 못하는 일이었는데, 그는 30여년 경력의 할머니들을 찾아서 장애사원들과 먹고 살려고 하니 무조건 기술을 습득하게 해달라고 졸라서 기술을 전수받기도 했다. 권 대표는 “당시 모두 회사가 망할 거라고 돌아섰는데 한 분의 직원 어머니께서 우리의 진심을 믿어주고 끝까지 지지하셔서 위기를 함께 극복한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장애인과 함께하는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참여한 더 휴 직원들의 모습.
'장애인과 함께하는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참여한 더 휴 직원들의 모습. [사진=더 휴 제공]

“지난 2018년도부터 최저임금의 상승과 고용율(2.9%→3.1%)이 변동되며 기업의 부담이 증가해 저희 회사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매출이 급상승하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가장 힘들 때 직원들과 장애사원 부모님들의 응원, 그리고 회사가 1차 도약해야할 상황이 되었을 때 회사가 가진 가치를 보시고 믿음으로 투자해 주신 6분의 주주가 있었기에 현재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중증장애인 1천명을 고용하는 회사’를 향후 회사의 비전으로 삼고 있다는 권 대표는 전국 각 지역의 사업품목에 따라 지사를 설립해 해당 지역의 장애사원을 고용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사업분야를 다시 개척 중이다. 그는 “뜻이 좋고 목적이 좋지만 많은 기업들과 미팅을 할 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품질(퀄리티)”라며 “아무리 많은 혜택을 제공해도 품질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누구도 거래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회사를 시작했을 때에 이 부분 때문에 많은 마음고생이 있었지만, 지속적 품질경영을 목표로 해 온 더휴는 지금은 비즈니스로서도 면모를 잘 갖추게 됐다. 

더 휴 회사 건물 모습.
더 휴 회사 건물 모습. [사진=더 휴 제공]

“제가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모 그룹사의 자회사 대표님과 1시간 미팅한 적이 있습니다. 그 대표님께서는 1시간 내내 더휴가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시다가 미팅을 마쳤습니다. 당시 초라한 회사매출로 심각한 경영의 어려움에 있을 때였는데 충격이 상당히 오래 갔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안 된다’라고 할 때, 안 될 이유를 찾을 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고 행동한다면 사업은 결국 성장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믿음으로 나아간다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초창기 더 휴 멤버들이 회사 설립 후 함께 화이팅을 외치던 모습. [사진=더 휴 제공]
초창기 더 휴 멤버들이 회사 설립 후 함께 화이팅을 외치던 모습. [사진=더 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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