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유스비(USEB) 대표 “10년차 지인 직원들과 밤샘 끝장토론 해 가며 창조적 솔루션 찾아내”

김성수 유스비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회사 창업 멤버들의 모습  ⓒ사례뉴스

“‘암호화폐’라는 말만 들어가면 얼굴을 찌푸리는 담당자들의 분위기 속에서 서비스의 가치를 소개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요소는 바로 팀이었습니다. 함께하는 두 공동창업자와의 서로 의지가 되어주고 목표와 가치를 위해서 포기하지 않기로 서로를 동기부여한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자금세탁방지의무 강화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우리나라가 상호평가를 받게 되는 이슈가 생기면서 저희의 사업이 각광을 받게 되었습니다. 참여하게 된 IR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고, 정부의 창업지원과제가 연달아 선정되는 수혜를 경험했습니다.”

 

레그테크(RegTech)라는 분야의 기술을 서비스하는 업체인 주식회사 유스비의 김성수 대표는 지난 10월31일 사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창업 후 가장 힘든 순간을 극복한 스토리를 이같이 털어놨다. 김성수 대표는 “경영자에게 가장 큰 보람 중 한가지는 우리의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 받았을때 이고, 또 하나는 함께하는 팀원들이 즐거워할 때다”고 말했다. 레그테크란, 레귤레이션(Regulation)과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결합된 복잡한 법적문제를 기술로서 더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준수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김성수 유스비 대표가 회사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례뉴스

유스비라는 회사 이름이 ‘use Blockchain’에서 고안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회사의 핵심가치는 4차산업의 화두인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로 사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현실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법과 규제’의 영역”이라며 “익명으로 거래되는 블록체인 금융거래 시스템으로 인해 자금세탁과 범죄수익 은닉 등의 용도로 이용되는 경우가 빈번해져, 이를 방지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사업모델”이라고 밝혔다.

 

유스비의 핵심사업은 특히 고객확인의무(Know Your Customer)의 자금세탁방지(Anti Money Laundering)부분을 도와주는 솔루션 제공이다. 이는 암호화폐를 다루는 거래소나 서비스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다. 회사는 현재 서초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총 8명의 직원이 팀을 이루고 있다. 법인으로 창업을 한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 창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던 한 의과대학 박사의 창업…“팀원들이 즐거워하고 각자 맡은 부분 적극적으로 일하는 것 바라보며 큰 보람 느껴”

 

“저는 원래 의과대학에서 박사과정 중이었지만, 청년들의 창업 성공스토리에 항상 관심이 많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그 모험을 저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전공을 살리는 방향의 창업도 있었지만, 꼭 그 테두리 안에서 제한받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사업이란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김성수 대표가 한 모임에서 기업 소개 발표를 하고 있다.  ⓒ사례뉴스 

유스비를 창업하게 된 계기를 대하 김 대표는 이렇게 서두를 시작하며 “2년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블록체인이 한참 4차산업의 핵심화두로 떠오르고 있을 때 마음이 맞는 2분명의 지인과(공동창업자) 사업을 구상했고, 몇 가지 시장조사와 타당성 검토 후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어떤 스타트업이나 마찬가지지만, 첫 수익이 나기 전까지 모두가 월급을 받지 못하고 일해야 하는 시간이 유스비에도 있었다. 창업자금으로 모았던 돈들이 모두 소진되고, 수익이 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초창기엔 ‘암호화폐가 사기다’라는 여론 때문에 정부지원 과제나 투자미팅이 모두 취소됐다고 한다.

 

“지난 스마트테크코리아 데모데이 당일날 가장 마지막에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앞선 회사들이 매출실적부터 서비스내용까지 주눅들 정도로 뛰어난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마지막에 발표를 하고 조용히 저희 부스에 와서 앉아 있는데, 심사위원 한분께서 오셔서 “정말 좋은 서비스를 하고 계신거에요”라고 격려해주시면서 회사에 대해서 이것저것 더 물어봐 주셨습니다. 정말 위로와 격려가 많이 되었습니다.“

 

어렵게 참여한 IR(기업소개) 대회에서 ‘비록 입상은 못 하더라도 용기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고 돌아가려고 했던 김 대표는 이 대회 최종평가에서 1등을 수상하게 된다. 이때를 기점으로 회사는 큰 용기를 얻었고, 이후 적극적인 정부과제 도전에서 수혜를 얻게 됐다고 한다. 현재는 ‘벤처인증’까지 받게 되는 작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누구보다 팀원들이 더 즐거워하고 더 각자의 맡은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일하는 것을 바라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심경을 전했다.

IR대회에서 1등 수상시 김 대표의 모습  ⓒ사례뉴스 

 

10년지기 친구 공동창업자들과 마음속 이야기 솔직하게 나누는 신뢰관계 형성…“배려하는 마음으로 서로 더 헌신하는 분위기죠”

 

“우리 회사의 큰 장점은 직원들이 서로 10년지기 친구라는 거에요. 비록 나이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서로 10년이상 이미 신뢰가 쌓인 상태고, 학생 때부터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기르는 과정까지 모두 함께 시간을 공유했던 사이입니다. 보통 창업하면 공동창업자들끼리의 갈등이 많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 회사는 서로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충분히 솔직하게 하고 나눌 수 있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돼 있다보니 배려하는 마음으로 더 헌신하는 분위기 입니다. 눈빛만 봐도 뭘 해야할지 누가 어떤 걸 잘하는지 알고 팀웍이 정말 잘 맞습니다.”

 

김 대표는 유스비의 최대 강점으로 이처럼 ‘끈끈한 팀웍’을 든다. 단순히 오랜 지인들이라 팀웍이 좋을 뿐 아니라, 이들 모두가 또한 ‘전문인력’이다. 정보보안박사, 은행의 컴플라이언스 오피서 경력자, 변리사, 변호사, 증권사 13년 경력의 금융전문가, 개발자 등등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가 커지면서 앞으로는 새로운 분야를 습득하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적응력과 오픈마인드가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디지털 서비스 특징상 우리 서비스는 글로벌 고객들을 타켓으로 하고 있다”며 “외국어에 능통하고,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인 분들을 채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유스비 팀원들의 대부분도 외국어 한가지 이상 구사할 수 있는 인원들로 구성돼 있다.

유스비 직원들이 글로벌 창업관련 모임에 참석한 모습. ⓒ사례뉴스

뿐만 아니라 유스비는 인재성장에도 많은 애를 쏟고 있다. 팀원들 각자가 자기 개발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학회나 연수 프로그램에 자율적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달별로 1회 이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회사 사무실 한편에 빈 테이블이 있는데 그 위에 각자가 공부한 자료들, 참고한 책들을 진열해 둔다”며 “언제든 쉽게 찾아보고 손에 닿는데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뒀다.”고 설명했다.

 

“저희가 최근 출원한 특허는 1주일간의 ‘끝짱토론’으로 고안해낸 것입니다. 최근 FATF 에서 확정한 자금세탁방지 권고안에서 까다로운 ‘Travel Rule’에 대한 부분이 있었는데, 암호화폐를 송금할 때 보내는 사람뿐 아니라 받는 사람의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룰’이었습니다. 대부분 암호화폐 사용자는 현재 익명으로 계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고, 실제로 전세계 업계에세도 아직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저희는 해결책이 위해 1주일 정도 화이트보드에 시나리오를 직접 그려가며 스터디와 토론을 계속 진행했고, 결국 적절한 솔루션을 찾아냈습니다.”

유스비 직원들이 회사 회의실에서 자유롭게 토론하며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사례뉴스

유스비는 이처럼 좋은 팀웍과 좋은 인재들이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분위기에서 해결책을 만들어 내 나간다. 김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모두가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위해 밤새도록 토론했고, 결국 1주일만에 아이디어를 정리해 특허를 출원하는 단계까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생각한 조건에 만족하는 방법을 찾아낸 순간의 기쁨은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고 미소를 보였다.

 

“2년뒤 글로벌 지사 세우고 유스비 솔루션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사례 만들 것…스타트업 특권은 무한한 성공에 대한 꿈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내년 6월 이후 우리나라 금융권의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강화된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때가 유스비의 솔루션의 승부처가 되는 시기로 내다보고 있다. 이 시기에 대한민국이 국제기준에 가장 건전하고 적법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공헌하는 것이 유스비의 목표다. 김 대표는 “1년내 국내 레그테크 분야 10대 기업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2년뒤에는 싱가폴과 홍콩, 호주 등에 지사를 두고 글로벌 디지털 금융분야에 저희 솔루션이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금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현재가 아닌 미래의 가치를 매일 공유하는 경영자가 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에게는 특권이 있습니다. 바로 무한한 성공에 대한 꿈을 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안전한 직장생활이 아닌 자신의 비즈니스를 하기로 발을 내딛는 순간, 미래가치는 무한하게 커지는 거죠.”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 중인 김성수 유스비 대표 ⓒ사례뉴스

다른 창업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김 대표는 학창시절 박사과정을 겪으면서 실험과 연구를 많이 했던 경험을 들려줬다. 그때 그에게 한가지 ‘체득’된 것이 있는데 바로 ‘실패하는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내가 원하는 실험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 실망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며 “결국 100번 실패하더라도 1번의 좋은 성공을 가져다주는 디딤돌이 된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유스비를 지금까지 경영해 오면서 실패하고 평가받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이 여기까지 오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창업자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마인드 이면서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어려운 시기를 멋진 팀웍과 끈기로 이겨내고, 위대한 성장을 앞두고 있는 유스비를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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