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사부의 마케팅 인사이트] 위기에 처한 리더의 의사결정 오류 (1)

필진 : 맹명관 전 포스코 전략대학 전임교수

[이미지 출처=KBS뉴스]
[이미지 출처=KBS뉴스]

기억컨데, 경제위기라 꼭 짚어 말하자면 1997년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인한 IMF 외환위기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현재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쇼크라 일컬어지는 '코로나19' 위기를 들 수 있다. 이런 예측하지 못한 마치 '쓰나미' 같은 위기가 닥칠 때 리더는 '잘 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하지만 결코 녹록치 않다.

 

문제는 리더의 의사결정에 '정답'이 없다는 것이고, 리더의 선택에 따른 결과로 조직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위험성이 항상 도사린다. 특히 비즈니스 영역에서 부족한 정보를 기반으로 리스크를 체크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고단위의 처방'은 이론과는 달리 늘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의 의사결정과정을 '시스템1'과 '시스템2'로 분류해 설명하고 있다. 전자는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자동적으로 빠르게 작동하며, 후자는 복잡한 계산을 포함한 집중력과 주의력을 필요로 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전통적인 주류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로 놓고 시스템2를 따르고, 행동경제학에서는 합리성과 거리가 먼 시스템1의 인간을 전제로 한다.

대니얼 카너먼의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설명한 '시스템1'과 '시스템2' 분류 도표. [이미지 출처=ㅍㅍㅅㅅ]

여기서 전통적인 주류경제학에서 거론하는 비이성적 판단과 의사결정이 나오는 인지적 편향의 4가지 요소는 평소 리더들의 의사결정에 매우 유사한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생각과 말에 그치기 보다는 실행하는 것이 무조건 낫다고 여기는 '행동 편향', 평소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 들이는 '확증 편향',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소식에 더 끌리는 '부정 편향', 실체적인 진실보다 잘 포장된 이야기가 큰 힘을 발휘하는 '이야기 편향'이 그것이다.

 

보이는 것이 현실이라고 믿는 '맹신'·결정한 것은 끝까지 성공해야 한다는 '맹목적'·나의 능력을 믿는다라는 '자만심' 등을 버려야 

그렇다면 리더는 왜 의사결정에 오류를 범하는가?

 

첫째, 눈으로 보는 것이 현실이라고 믿는 맹신 때문이다. 이는 자신이 직접 보지 않거나 경험하지 않은 것은 현실에서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따라서 익숙한 과거방식을 택하거나 과거의 패턴이나 추세에 입각하여 현실을 보게되는 관점의 고착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일례로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신제품이 등장하고 고객들이 통합솔루션을 원하던 시기에 자신의 방식만 주장하다 몰락한 '컴팩'의 경우가 그것이다.

컴팩의 로고와 포터블 컴퓨터.[출처=위키백과] 컴팩은 자신의 방식만 주장하다 몰락했다. 

둘째, 결정한 것은 끝까지 성공해야 한다는 맹목적이다. 이는 자신의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싫어하는 리더에게 흔히 나타는 경우로, 과거에 내린 결정에 미련과 집착을 가짐으로 미래의 전략적 방향 설정과 투자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셋째, 과거의 자료나 추세만을 중시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판단의 척도로 사용하나 너무 크게 비중을 두면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흐를 수 있다.

 

넷째, 늘 하던 대로 자신에게 편한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장기간 어느 한 분야에 오래 몸담고 있는 리더에게 자주 발생한다. 이들은 다양한 주장이나 관점을 받아들이기 보다 자신의 사고의 틀이나 정보를 선별, 흡수함으로 새로운 결정이나 참신한 아이디어에 부정적이다. 예를 들어 폴라로이드사는 탁월한 사진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 R&D를 고수하기에 급급하여 시장이나 경쟁사, 그리고 고객의 변화를 간과하여 시장에서의 위치를 상실했다.

폴라로이드사는 전통적 R&D를 고수하기에 급급해 고객의 변화를 간과하여 시장에서의 위치를 상실했다. [이미지 출처=https://vo.la/eBBK]

마지막으로 ‘나의 능력을 믿는다’라는 자만심이다. 통상 ‘이 정도면 충분하다’거나 ‘우리회사의 현 위치를 보면 달성할 수 있다’는 선도적 기업의 리더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케이스이다. 자신만이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거나 이것이 지나쳐서 작은 확률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의사결정에서 배제하는 잘못을 범하기도 한다.

 

의사결정은 크게 시기, 결정, 실행의 힘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된다고 한다. 이에 앞서 리더의 성향도 거대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필진 : 맹명관 전 포스코 전략대학 전임교수

ⓒ 사례뉴스는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합니다. 출처를 표기한 다양한 인용과 재배포를 환영합니다.